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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실업고민글로 베오베 갔었던 페이페이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리플을 달아주셨는데 베오베갔던걸 몰랐습니다.
매일 핸드폰으로 눈팅만 하느라 알람메세지를 어떻게 확인하는지 몰랐습니다.
스크랩한 게시물 확인하려고 했다가 정말 늦게 알게되었어요.
리플 확인하면서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의 리플에 힘도 얻고
깊은 조언을 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지금 어떻게 제게 온 위기를 타개해나가는지 글을 쓰는게 그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이 들고
같은 고민을 안고 방구석에서 침울해 하는 친구들에게도 어떤 힘이 되지 않을까 해서
제 앞 이야기와 뒷 이야기를 좀 적어보려고 합니다.
~ 앞의 이야기 ~
집이 가난해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에 합격했으나 등록금을 낼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도 빌려주지 않았고..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대로 알바나 하면서 방황을 크게 하다가 어찌어찌 알바하다 알게된 언니의 소개로.. 중소기업에 고졸로 취업해서 돈을 모았습니다.
(인문계 졸업이라 취업을 위한 준비가 전혀 없었음…ㅜ)
그리고 회사빽으로(ㅋ) 신용카드를 발급받게 되었고 퇴사 후에
모은돈과 신용카드 돌려막기를 이용해서 재수종합학원을 다녔습니다.
때마침 오픈 프로모션으로 인근 지역에 비해서 되게 싸게 수강생을 받는 학원이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2008년 기준 한달 40~50만원선, 특강비 제외)
이때는 부모님이 한달에 얼마간 도움을 주셔서 다행히도 재수생활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막판에는… 신용카드 20원이 연체되는 바람에;;; 신용카드가 막혀 멘붕에 빠졌지만
그것도 정말 어찌어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이겨냈는지..
엄마가 노력해줬던 부분이 정말 컸습니다…
지방 캠퍼스 4년제에 합격했고 이번에도 돈은 없었지만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을 받아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친구들 보다 몇년 늦게 진학한 셈입니다.
이후 4년을 모두 대출을 받아야 했습니다.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생활비 대출도 두어번 받았습니다.
방학때마다 쉰적 없습니다. 학교다니는 도중에도 근로장학생으로 계속 일했습니다.
자취할 돈을 도대체 모을수가 없어 왕복 5시간 집에서 등교했습니다.
그렇게 학점 3.7 받았습니다.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 돌이켜보면 노력이 좀 부족하긴 했습니다. (네.. 잠순이였습니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유학을 너무 가고 싶은데 장학금 지원이 아니라면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어찌;;; 지원이 나오는 것이 있어서 정말 어찌어찌;;; 갈 수 있었습니다.
영어는 자유롭게 쓸 정도가 되서 돌아왔습니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정말 기적적으로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여자이고 올해 30세입니다.
회화는 꽤 하는 편이지만 토익은 800점대 초반 입니다.
이외에는 딱히 스펙없습니다.
저는 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정말 공부하는게 제일 재밌었습니다. 의미도 있었습니다. 책읽는게 행복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자라면서 제 얘기를 들어주고 함께 생각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하고 얘기하는게 제일 재밌었습니다.
학자가 되어 연구를 계속해나가며 인류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잠을 못이루고
히힉히힉 웃으며 관련 도서 요약했던 기억도 나네요 ㅎㅎ
(동생이 좀 변태같다고 할 때도 있었어요 ㅋ)
친한 교수님이 제게 가능성이 있다며 잘 인도하려 해주실때도, 정말 행복했지요.
우리집 너무 가난하지만 왠지 하고자 하면 길이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기 때문에
공부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제가 대학을 가서 졸업을 한 것도, 게다가 유학도 다녀온 것도 정말 어찌어찌 발버둥을 치니
기회가 생겼고, 정말 기적처럼 가능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냥 제가 하고자 하면 되지 않을까, 안일하게 생각했었지요… 바보같이…
(그땐 기적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엄마 아빠를 갈아서.. 만든 기회였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졸업을 앞두고 정말 길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장학금을 찾아서 어떻게든 출국해서 유학을 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3천만원을 훌쩍 넘는 학자금 대출의 상환이 코앞이고 집에서는 전혀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부모님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학자가 된들, 남편 잘만나지 않는 이상 답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더 정확이 말해보자면, 오랜동안 공부를 해야 하는 분야고, 밥벌이는 뭘 하든 저 혼자 어찌 해결할 수준이겠지만
집안에는 도움이 전혀 될 수 없었고 학자금 상환을 어떻게 해 나갈것인지에 대한 공포가 매우 컸습니다.
일도 비정기적일 것이 자명하구요.
어떻게든 공부를 이어가고 싶어서 한국에서 일을 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제 성격상 뭐든 대충은 못하거든요…
병행하려고도 해봤는데 둘 모두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정말 어떻게든 해보려고 진짜 별 쌩쑈를 다 해보고
전공방향도 조금 틀어서 약간 다른 분야에도 노력을 해봤지만
잘 안됐습니다. 길을 잘 몰랐는지, 방법이 틀렸는지...? 하는데까지는 한다고 해 봤는데 안됐습니다..
정말 어떻게든.. 해보고 싶었어요…
그 와중에 제 동생이 꿈을 찾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돈이 좀 많이 드는 전공인데
아버지가 많이 노력해 주셔서 동생이 학원에 다니고
정말 본인이 눈물나는 노력을 해서 그 분야 우리나라 최고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제 동생이 너무 자랑스러워 합격한날 둘이 부둥켜안고 진짜 엉엉울었습니다.
제 동생이 그랬어요.
지금껏 계속 도망만 쳤는데 이번에는 이악물고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그런데 그걸 누가 알아준 것 같다고…
이 말에 제 억장이 무너졌어요.. 정말 순탄치 않은 길이었거든요.
정말 이건 제 동생의 승리였어요.
입학한 후에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제 동생보면 세계최고인 것 같음 ㅇㅇ.
근데 엄마가 아파요…
아빠가 점점 늙고 쇠약해지는 것이 보이구요…
경제적으로 많이들 힘드시죠? 우리집도 계속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돈 이리막고 저리막느라 보험도 다 해지한 상태입니다.
그나마 실비보험 밖에 안남았어요.
이제 누가 아프면 우리집 바로 망하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힘써야 합니다!!
그래서 그냥 전 다 내려놓았어요.
꿈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그래서 구직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안됐어요.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그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제가 원래 잘 징징대서....;;
~ 뒷 이야기 ~
사실 글을 올렸을때는 이미 ‘취업성공패키지 II’를 수행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게 오는 취업알선은 중소기업 연봉 1200~1600 사이의 일거리였습니다.
제 학자금대출은 커녕 가족부양도 안되는…
정말 웃긴게 제가 10년전에 회사 경리보조로 취업했을때 월급이 100만원(연봉 1200 상여제외, 중식제공, 야근시 석식제공)였거든요???
경리도 아니고 경리보조였는데, 그 당시 사장님이 좀 다정하게 돈을 책정해주신 것도 있지만….
도대체 10년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멘붕이었습니다.
사람인, 인크루트, 잡코리아 다 뒤져가며 중소기업, 중견기업 해외무역 쪽이나 일반 사무직(행정 관리)이쪽으로 서류를 미친듯이 넣었습니다.
회사마다 자기소개서 다시 써가면서.…..
연봉 2000 정도면 퇴직금이나 연차 이딴거 없어도 걍 넣었습니다. 급했으니까요.
그런데 경쟁률이 좀 적으면 50:1, 많으면 120:1, 240:1 이렇게 되더라구요.
일단 나이가 많이 걸린것 같고.... 토익 점수가 낮은거더라구요???
전 대충 800점만 넘으면 된다, 싶었는데 아니래요. 문과는 900이래요.
전 그냥 점수 만들기보다 빨리 일을 시작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시작도 못할 선이었던가요???
사람인 광고는 다르던데 ㅠㅠ (아마 나이가....)
대기업은 애초에 쳐다도 안봤습니다… 급하니까여… 뽑아줄것 같지도 않고…
그 사이에 집에 쌀이 떨어졌습니다…… 진짜 겁이 덜컥나더라구요…
아 그래서 이러다간 진짜 망하겠다 싶어서 ‘취업성공패키지 II’ 취업루트로 빠졌던걸
제 담당자분께 요청드려서 내일배움카드 발급받는걸로 전환했습니다.
세무사 사무소에 일하고 있는 친구가 추천해서 전산회계 1급 취득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이걸 이용해서 돌파구를 마련해보려고 해요. 이쪽도 박봉이지만 버티면 나중에 여자직업으로 괜찮다고 해서요.
(도대체 여자직업으로 괜찮다는 말이...??? 제게도 적용이 될지 모르겠지만요. 결혼, 출산은 제게 없는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경력이 된다고 하니....)
어떻게든 이겨내야 하니까… 길을 만들어서라도… 어떻게든!! 해보려고요.... 으윽 ㅠㅠ
그래서 4월부터 학원에 다닙니다. 소정의 교통비가 지원된다고 합니다. 학원비는 85% 지원받았습니다.
그러나 다음달부터 대출받았던 것 중 한 학기의 원금 상환이 시작됩니다……;;;;;
지금까치 정말 단기알바 미친듯이 뛰어서 먹을걸 사고;;; 엄마한테 돈 쫌 주고…
어찌어찌 학원비 내고… 밀린 핸드폰비, 교통비 내고..
밀린 카드값 모조리 상환하고…
카드값에 진짜 몇달동안 너무 시달려가지구 상환 끝나고 잘라버렸어요.
지긋지긋했어요.
소액이었지만 연체 때문에 어차피 한도도 20만원으로 축소되서 큰 도움은 안되는데
아 다음달 당장 어떻게 살지? 싶으니까 카드 잘라버린게 또 후회가 되네요.
또 어떻게 이겨낼지 머리를 굴리며 알바몬 검색을 합니다..... 아아....
(머리굴릴것 없이 일해야져! 뭐 별 수 있겠슴까 ㅋ)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니까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굶어죽거나, 우리부모님이 아프다 치료도 못받고 죽는 일이 없게…
혹시나..
제발제발제발, 열심히 살테니까, 가슴에 사무칠 일 없기만 바랍니다.
제 학자금 상환하면서, 쌀 떨어질 일 없이, 제 동생에게 가끔 용돈도 줘가며,
제 동생이 필요한 장비를 사는데 돈을 좀 보태주면서…
엄마한테 생활비도 좀 쥐어주고..
이게 지금 제 꿈이예요.
엄마 아빠 보험도 좀 넣고요…
정말 이게 다예요.
이 글을 쓰면서.. 좀 씩씩하게 쓰는데 눈물이 나네요.
얼마전에는 엄마가 그러더라구요.
대학까지나 보내놨으면 일 좀 해서 가정에 보탬이 되라구요..
공부 더해서 뭐하냐구요…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말을 했겠어요.
다 포기했는데도 제가 아직 뚜렷한 직장이 없으니
아직도 미련가진 줄 알았는지….
하얗게 새버린 엄마머리카락 보면, 얼마나 돈에 시달리며 살았는지 알겠어요.
그래요… 공부 더해서 뭐합니까…
그거 아는데….
어젯밤에는 좀 많이 서럽더라구요. 미련이 있기는 했나보죠…
물류센터 같은데서 단기알바하는데 피곤했는지 입술에 멍울이 잡혔거든요.
근데 그게 터지면서 빨갛게 부었는데.. 세수하면서 그걸 봤어요..
눈물이 터지는데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꿈 다 버린 줄 알았는데 아직도 슬프고 가슴이 아파요.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못배운 한이 가슴에 남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나 이런 것도 다 내려놓고 제게 주어진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걸 알아요.
여러분은 어떻게 살고 계신가요?
저는 이렇게 열심히 좌절하고 아파하고 열심히 알바를 찾고 열심히 친구에게 불평하고
전화해서 울고 ㅋ 또 에잇 쓰벌 어쩔수 없다!! 하며 알바몬을 킵니다 ㅋ
제가 순탄한 삶을 살았다면
이런 힘겨운 삶을 몰랐겠죠.
이렇게 힘겹게 가슴아프게 사는 삶이 이 사회에 함께 있다는거 몰랐겠죠?
쌀통에 쌀이 떨어져 겁나는 그 마음 모르고 살았겠죠.
삶의 고단함을 몰랐겠죠…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석구석 아픔들을 이해할 수 있으니
나쁘기만 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저를 아프고 힘들게 한 것도 사람이었고, 또 절 살게 하는 것도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힘들수록 함께 하는 사람이 가장 큰 아픔을 줄 지라도 다시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서
열심히 견디는게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나 나쁘고 못났더라도 서로를 절대 포기하지 않고 체념하지 않는 것.
스스로 너무나 약해지고 실망스럽더라도 누군가가 끝까지 옆에 있어주는 것.
이런 것이 저를 살게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이들이게 꼭 이런 사람이 되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심과 사랑이 사람을 다시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잠시 어둠에 잠긴 분들, 본인이 원래는 빛나는 존재임을 꼭 잊지 말아주세요.
저도 글에 다 쓰지 못한 어둔 유년시절이 있었지만..
저도 다리 위, 옥상 많이 가봤지만… 목도 매달아 봤지만… 약도 사모아 본 적이 있지만…
삶을 버티고, 어찌어찌 살아남으면, 빛이 되는 시간이 꼭 찾아와요.
살아남지 않으면 보지 못할 빛입니다.
지금 제 앞가림도 못한 제가 하는 말이라 설득력이 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살아보니 정말 그랬어요.
만약 제 글이 누군가의 가슴을 울린다면, 주위를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분이 어딘가 계시다면,
힘든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그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사랑을 주는 존재가 되어주시면,
이 힘든 시기를 잘 넘겨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누군가 제게 손을 내민다면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제 삶을 통해서 증명해보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에 부족한 점 끝없이 나오겠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쓴 글이니 어둠에 머무르며 아파할 누군가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여기 함께 아파하는 사람 있다는 외침이 꼭 그에게 닿길 바라며 글 마무리 짓겠습니다.
함께 행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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