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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60598
    작성자 : liv
    추천 : 63
    조회수 : 10404
    IP : 61.253.***.223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1/08 20:36:50
    원글작성시간 : 2012/11/08 20:27:56
    http://todayhumor.com/?humorbest_560598 모바일
    30살 대학생이 수능을 망친 친구들에게 쓰는 편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교 1~4등을 왔다갔다하다가 꿈에 그리던 SKY에 입학한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까마득하군요.

     

    한번의 좌절도 없이 그렇게 20살 꽃피는봄에 그렇게 입학을 했지요.

    하면된다라는 자신감으로 한번의 좌절도 없이 좋은학교까지 들어오고나니 꿈과 이상과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지요.

     

    달려왔던 20년인생, 대학을 입학하고나니 술, 담배, 음악 등 자유로운분위기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가

    바닥을기는 학점에 깜짝놀라 군대를 다녀왔어요.

     

    군대에 다녀오니 다가오는 현실이 걱정되고 나는 무엇을해야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지요.

    그냥 대학을 빨리 마치고 취직을할지, 대학원에 갈지, 고시나 다른 시험을 볼지..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공부에있어서 하면된다는 자신감으로 고시를 준비하고 시험을 보고 또보고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흘러 30이란 나이가 되었습니다.

    딴 생각을 안하고 그냥 졸업을하고 취직을 했으면 이미 5년차 직장인이었을것이고,

    대학원에 갔으면 박사과정의 마지막 학기쯤이겠지만

    고시가 뭐라고, 합격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그 공부덕분에 남은것은 30살과 단지 좋은대학의 대학생이라는 꼬리표 뿐이지요.

     

    첫번째의 실패 때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고

    두번째의 실패 때 공부에 집중할수 없었다고 외부에서 핑계거리를 만들었으며

    세번째의 실패에 내가 운이 좋아서 대학에 왔지 머리가 똑똑하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요.

    이때부터 진정한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질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대학의 문턱까지 20년을 실패의 쓴잔을 마셔보지 않은 저는 매우 늦은 나이에 큰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어요.

    1,2년도 아닌 4,5년을 남들보다 뒤쳐졌고 공부를시작하기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것들이 지금 이루기엔 매우 큰 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지요.

    무엇보다도 가장 힘들었던것은

    누구보다도 높았던 그 이상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항상 저를 괴롭혔습니다.

    공부를 오래 하던 사람들이 가끔씩 자살하는 뉴스를 볼 수 있는데, 이 심정도 매우 잘 이해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저는 많은 시간이 흐른이후.. 지금! 고시는 아니지만 다른꿈을 향한 날개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것역시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는것이지만요. 아프니까 청춘이고, 젊으니까 실패할 수 있는것이라 생각합니다.

     

     

    수능이후에 본인이 원한 성적이 나온친구도 있을것이고 매우 축하합니다.

     

    반면 수능을 완전히 망친 친구도 있을것이고

    재수를 했는데 망친친구, 삼수를 했는데 망친 친구, 사수를 했는데 망친 친구들도 있을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의 차이는

    저는 대학에 한번에 들어왔지만 대학에서 4년이란 시간을 통해 인생을 배운 것이고

    여러분은 대학에 들어가기 직전의 몇년이란 시간을 통해서 인생을 배우고 있는 것 뿐입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매우 고통스럽고 괴로운 분들도 많을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조금만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 보면 결국 큰차이가 없이 다 비슷비슷합니다.

    몇년이란 시간을통해서 인생의 큰 교훈을 얻은것 뿐입니다.

     

    저는 26살에, 여러분은 20살에..

    오히려 20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이런 고통을 겪고 성장하는것은 매우 큰 행운입니다.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그 고통과 상처에서 빠져나오는건 더욱 쉽지가 않기 때문이지요.

     

     

    수능본 젊은 친구들 모두 매우 고생이 많았습니다.

    우선은 푹 쉬세요. 푹 쉬시고, 생각도 많이 해보시고, 술에 속이 쓰리고 원치않은 결과에 가슴이 타들어가는 고통도 받고 그런 감정들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그런감정에 패배하지 마시고 그런감정을 감내하고 이겨내세요.

     

    인생이 매우 재밌는것이 동일집단에서 10살때 잘나가는 사람, 20살때 잘나가는 사람, 30살때 잘나가는 사람, 40살때 잘나가는 사람....

    성적에 상관없이 매우 큰폭의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웃던사람이 나중에 울고 지금 울던 사람이 나중에 웃는 경우가 매우~~ 많아요.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잘나가는 사람도 있긴합니다만... 이런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살다보면 정말  멘붕속에 빠져서 익사하고 맙니다.

     

     

    여러분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부모님, 선생님 등등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의 모든걸 결정해주었을거예요.

    20살.. 이제 처음으로 인생의 분기점에서 스스로가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며 살아가야되는 시점이 온 것입니다.

    그동안 신체도 정신도 다 성숙했다고 믿어왔겠지만, 이런 선택의 기로는 여러분에겐 정말 큰 혼란으로 다가올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모든 시간들이 여러분을 멋지게 성숙시켜줄것이라 믿어 의심치않습니다.

     

     

    여러분들, 기꺼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이겨내세요.

    여러분도 저도 잠깐 고통속에 허우적 거리다가 다시 힘내서 달려가보는거예요 알겠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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