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보고] 미국산 쇠고기, 인기폭발
좌파세력 기대와는 달리 연일매진…전국 각지서 주문 쇄도
한 구매자 “자식 유학 보낸 야당 의원들, 왜 귀국 안 시키냐”
전경웅 기자 2008-07-04 오후 7:45:04
두 달 이상 계속되고 있는 촛불시위의 원인, 미국산 쇠고기. 유통되면 마치 온 국민이 들고 일어날 것처럼 말했던 좌파들의 기대와는 달리, 현재 미국산 쇠고기는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프리존뉴스>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A-Meat FC)’ 직판매장을 찾은 시간은 4일 오후 4시. 후텁지근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앞에는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쇠고기를 찾은 시민들은 ‘노년층 위주’라는 일부 언론보도와는 달리 연령층이 다양했다.
직판장에 들어서자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으로 취재가 어려웠다. 이들은 카메라를 든 기자를 향해 “사진 찍지 마라, 불순한 사람들이 이상하게 이용할까봐 겁난다”며 촬영을 거부했다. 이에 회사명을 밝히고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곳이 아니라고 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언론이 잘못하고 있다. 자기들이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되는 거지, 왜 먹고 싶다는 사람들까지 매도하느냐”며 항의했다.
| | ▲미국산 쇠고기를 사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에 따르면 이러한 행렬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한 보도에 따르면 어제까지만 3톤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프리존뉴스 | |
이에 ‘에이미트’ 직원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몰려드는 주문 때문에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에이미트 측은 “지금 너무 바빠 정신이 없으니 나중에 와 달라”며 사정하기도 했다. ‘에이미트’ 직원을 따라 들어간 창고는 텅 비어 있었다. 원래는 창고 가득 쇠고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날도 주문이 폭주, 판매하는 단위(1㎏)로 고기를 자르느라 모든 직원이 매달려 있었다. 전화 받기도 어려운 지경이라고 했다. ‘에이미트’ 주장처럼 정말 고객들이 많았을까? 매장 주변 상인들에게 물었다. 한 상인은 “언론에 나오는 바람에 연일 매진”이라며 “저 가게(에이미트 직판장) 대박났다”고 부러워했다. ‘에이미트’ 직판장 부근의 아파트 경비원 또한 ‘지난 며칠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고 온다’며 웃었다. 매장을 빠져 나와 부근의 상가 앞에 앉아 있던 한 쇠고기 구매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상도동에 거주한다는 이모씨(66)는 이날 매장에서 꽃등심, 알등심, 윗등심 등 모두 3㎏(5근, 초이스급)의 쇠고기를 6만2천 원에 샀다며 보여줬다. 이씨에게 어떻게 미국산 쇠고기를 찾게 됐냐고 묻자, “노무현 대통령 때 용산 이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 봤었는데, 가격도 싸고 맛도 좋았다. 이번에 (미국 쇠고기를) 판매한다기에 여기까지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집이 말이야, 세 식구인데 외식하러 가서 돼지갈비 먹어도 금방 6~7만 원이야. 그런데 쇠고기 3㎏이 6만 원 정도면 1인 분에 얼마씩이냐”며 ‘한우 가격과 비교해 봐라, 서민들이 맘 놓고 먹을 수 있는지’라고 답했다. 실제 한 대기업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한우 세트(2.4㎏)의 가격은 무려 39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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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텅 빈 쇠고기 창고. '에이미트' 측의 설명에 따르면, 가득 차 있던 창고가 불과 수 일만에 이렇게 비어버렸다고 한다. 4일 현재 모든 직원이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쇠고기를 판매단위(1㎏ )로 자르고, 가공하는데 투입되었다고 설명했다.ⓒ 프리존뉴스 | |
이씨는 최근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일어난 촛불집회 등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지금 한 번 봐봐. 국회의원이니 교수니 해서 방송토론 같은 데서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하는 자들 상당수가 지네 자식들은 미국 같은 데 보냈잖아? 그것도 유학이라며 몇 년씩 거기서 지내고 학교도 거기서 다니잖아? 그 애들이 미국산 쇠고기 한 번도 안 먹겠어? 쇠고기 들어간 건 아예 안 먹어? 그러면, 자기네들 주장대로 그렇게 위험하다면, TV나 라디오에 토론하러 나오기 전에 자기 자식들 다 귀국시키느라고 난리가 났어야 하는 게 정상아냐? 그런데 그런 이야기는 한 번도 못 들었어”라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과 지식인들의 행태에 쓴 소리를 퍼부었다. 이씨는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토론도 좋고 좌담도 좋은데, 아까 내가 말한 것처럼 미국에 보낸 가족이나 자식들 모두 귀국시킨, 언행일치되는 자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해야 논리도 맞고 뭔가 설득력을 가질 거 아냐? 그런 거 가리지 않고 무조건 위험하다는 식이니 이거 문제야.” 그는 지금까지의 집회 양상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일반 시민들이야 잘못된 정보를 듣고 그럴 수 있다고 쳐. 하지만 말이야, 정치인들이나 무슨 단체 같은 데서 쇠고기 문제 갖고 시위하다가, 이제 정부가 어느 정도 요구를 수용하니까 또 다른 걸 들고 나와 데모하는 건 뭔가 저의가 있는 걸로 보여.” 주변 상인들과 구매자들, ‘에이미트’ 측은 앞으로도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사람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에이미트’ 앞에서는 구매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계속 촬영하던 모 통신사 기자가 이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진을 삭제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프리존뉴스 전경웅 기자([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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