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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신 박사님께서 박근혜의 "부성 콤플렉스"에 대해 쓰신 글 이라네요.
너무 잘 맞아서 정말 소름..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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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진의 정치카페'를 듣던 중 진중권 교수님이 매우 흥미로운 글을 하나 소개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님이 쓰신 '부성 콤플렉스 프리즘으로 바라본 박근혜'에 관한 내용입니다.
소름 끼치도록 정확한 분석이더군요.
정혜신 박사님께 직접 허락을 받고 그 글을 공유합니다.
<부성 콤플렉스>
정신분석가 융이 기술한 ´부성 콤플렉스´는 마치 박근혜의 삶을 관찰하고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어린아이에게 자기 부모를 그리게 하거나 연상시키면 현실적인 부모와는 전혀 다르게 표현되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난다.
어린 시절에 인지하는 부모의 상은 실제 부모의 모습이라기보다 아이의 풍부한 상상에 의해 채색된 부모상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부성상이나 모성상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오는 인간의 보편적인 집단 무의식으로 신화적 성격을 띠고 있다.
모성상의 원형은 모든 것을 품고 둘러싸는 따뜻한 대지 같은 감성적 존재로, 부성성의 원형은 신적인 존엄성을 갖춘 권력자 즉 제정일치 시대의 왕과 같은 존재로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다.
유아기를 지나면 아이는 부모에 대한 적지 않은 실망과 함께 원형적 부모상과 현실적 부모상을 구별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같은 심리적 과정에 문제가 생길 때 모성, 부성 콤플렉스가 발생한다.
부성 콤플렉스는 현실의 아버지가 지나치게 일방적인 경우(매우 권위적, 폭력적이거나 혹은 극도로 약할 때) 신화적인 부성상이 그대로 남아 자식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들이 인식하는 신화적 아버지는 실제 아버지와 거리가 있다.
우리 현대사에서 ´대통령 박정희´는 ´인간 박정희´의 모습을 밀어내고 제정일치 시대의 왕처럼 절대 권력을 가진 신화적 부성상 그 자체로 존재한다.
박근혜는 9살 때부터 27살 때까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성장했다. 박정희처럼 거의 신적인 존재 같은 아버지일 경우 부성 콤플렉스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분석심리학에서는 부성 콤플렉스를 가진 여성을 ´영원한 소녀(Puella aetema)´라고 부른다.
그들은 성장 후에도 여전히 현실적 부모와 신화적 부모를 분리하지 못하는, 부모 문제에 관한 한 유아적 심리 상태에 머물러 있다.
박근혜는 아버지 박정희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신화적 부성 원형으로서의 박정희를 기억하는 듯하다.
박근혜는 아버지를 "그냥 아버지가 아니라 국가와 세계에 대한 안목을 갖게 해준 자상한 선배이자 스승이며 나침반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박근혜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면서 동생들보다 더 아버지를 신화적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을 것이다. 대통령인 아버지를 보좌하면서 아버지 중심으로 세상을 살게 되고, 모든 대화도 아버지를 통해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역사관이나 개인적 가치관도 당연히 부성 콤플렉스의 영향권 아래 놓일 수밖에 없다.
영원한 소녀가 강력한 아버지의 권위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무의식에 있는 미분화된 남성성(아니무스)을 끊임없이 드러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되는 것이 여성의 아니무스화, 곧 부성 콤플렉스이다.
부성콤플렉스에 사로잡힌 여성의 첫 번째 특징은 극도의 자기절제를 보인다는 것이다. 분석심리학에서는 이런 여성의 삶을 ´특수요원 훈련받듯 사는 삶´으로 묘사한다. 이들은 아버지로부터 특별한 부름을 받았다고 느끼며 그에 부응하기 위해서 극단의 의지를 발휘한다. 주변에서 칭송을 받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다.
부성콤플렉스를 가진 여성의 두 번째 특징은 개인적, 여성적 삶이 소멸되며 외부 세계에 몰입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외부 세계란 상징적으로 아버지의 세계이며 아버지의 세계는 이들의 유일한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여성적 역할을 하지 않는 삶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녀에게 조국애란 거의 모태신앙과 흡사하다. 스스로의 판단으로 선택하기 이전에 그녀에게 주어진 원초적 가치관 같은 것이다. 그녀에게는 아버지 박정희가 조국 그 자체인 것이다.
부성 콤플렉스가 있는 여성은 실제적 세계를 살고 있는 게 아니라 신화적 색채가 가득한 세계를 산다고 한다. 일상적이고 사소하고 소모적인 일을 경멸하며, 지나친 정신주의자로 어떤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는 고집을 가지고 있으며, 지적인 여성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곁에서 보는 사람에겐 살아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 인격을 가지고 사는 사람으로 비친다.
박근혜는 자신의 신화적 부성성을 사람들이 공유해 주길 원했다.
1989년 그녀는 10.26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나와 "아버지가 매도당하는 세상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무엇을 얻더라도 저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고 말한다.
박근혜가 관념적으로는 아버지 시대의 공과를 구분해서 생각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공만 기억하고 과가 무엇인지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녀가 부성 콤플렉스의 실체를 인지하고 자신의 정치 지분(한나라당 대표이자 유력 대선주자)만큼 아버지 혹은 아버지 시대를 투명하게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출처 : 정혜신 著 「사람 vs 사람」中
공유를 허락해주신 정혜신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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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자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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