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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558596
    작성자 : 유체이탈가카
    추천 : 11
    조회수 : 702
    IP : 121.50.***.190
    댓글 : 16개
    등록시간 : 2014/10/27 18:18:48
    http://todayhumor.com/?sisa_558596 모바일
    한국에 보내는 어산지의 경고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1027084711453&RIGHT_REPLY=R10

    '대통령에 대한 모독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불과 이틀 뒤 검찰은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었다. 수사를 담당할 검사 5명을 배치해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 전담수사팀'도 발족시켰다. 경찰은 정부를 비방한 낙서범 1명을 잡기 위해 약 3000명의 개인정보를 공공기관으로부터 넘겨받았다. 검찰과 경찰이 대통령의 명예만을 위해 주요 포털 사이트와 카카오톡 등에 대한 '사이버 사찰'을 일삼아온 사실도 드러났다. 시민들은 '사이버 망명'에 나서고 있다. 그야말로 'IT 유신 시대' '사이버 공안 시대'다.

    이런 상황에 대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경고음을 울린 사람이 있다. '우리는 감시 사회에 살고 있다' '정부가 마음대로 국민의 정보를 수집, 감시하고 있다'. 그는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2)다. 어산지는 브래들리 매닝 이라크 정보분석관이 빼낸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 25만여 건 등 1급 기밀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또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직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을 도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개인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해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 ⓒ선샤인 프레스 프로덕션 제공 :

    어산지는 2010년 영국에 체류하던 중 스웨덴에서의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영국 법원은 그를 스웨덴으로 송환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어산지는 자신을 미국으로 빼돌려 간첩죄로 처벌하기 위한 음모라며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망명했다. 2년4개월 전인 2012년 6월19일의 일이다. 이후 어산지는 지금까지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10월14일 오후(영국 시각),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줄리언 어산지를 만났다.


    대사관에 들어온 지 2년이 넘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


    많이 받는 질문이다. 그래서 지루한 질문이기도 하다. 일단 바깥세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정학적 변화들에 집중하고 있다는 답변을 드리겠다. 다만 그동안 직업적·개인적으로 이어졌던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어려움을 느낀다. 여러 부분에 대해서는 보안상 말할 수 없다.


    지금 우리 대화도 도청되고 있나?


    그렇다. 도청되고 있을 거다. 이 대사관에 있는 나는 물론이고 (당신 같은) 방문자들도 감시당하고 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글로벌한 차원에서) 세 개 정도의 초대형 전자 감청 기구가 있다. 극소수의 이익에 사적으로 악용되는 기구다. 이들은 세계 어디의 누구든 전자기기로 소통한다면 간섭할 수 있다.

    위키리크스는 '아랍의 봄'에서 기폭제 구실을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중동 지역의 정치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슬람 세계의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 '아랍의 봄'은 해당 국가들에서 중요한 민주적 쟁취를 실현했다. 그러나 서방국가의 권력들은 '아랍의 봄'으로 도래한 '민주적 혼란'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욕심을 채웠다. 이로 인해 실패한 혁명의 사례로는 리비아가 있다. 이 대사관 위층에 리비아의 전 총리가 살고 있다. 카다피가 쫓아낸 사람이다. 2년쯤 전에 그의 아들과 손녀가 나를 만나러 와서, '아랍의 봄'을 도와줘 고맙다고 했다. 선거에 참여했다면서…. 하지만 이런 리비아의 희망적 순간들도 지나가버렸다.

    그간의 활동과 정치의 연대가 필수적인 것 같다. 당신은 위크리크스당을 설립하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상원의원에도 출마했는데.

    수감자나 억류된 사람이 공직에 도전했던 흥미로운 사례는 역사적으로 흔하지 않나. 가깝게는 아일랜드에서 IRA(Irish Republican Army:아일랜드 공화국군) 동조자들이 옥중 당선되기도 했다. 저널리스트로 의회에 진출하고 싶었던 이유도 있다. 의원이 되면 고위 관료들에게 '자료 공개'를 강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의 출마는 성공하진 못했지만 좋은 도박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세월호 참사에 대해 들어봤나? 300여 명의 희생자 중 대다수가 학생이었다. 한국에서는 사고의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이 '빨갱이' 소리를 듣고 있다.


    잘 알고 있다. 사실 나도 희한한 이야기 많이 듣는다. 무슬림이나 헤즈볼라의 대리인, 혹은 MI5의 꼭두각시, 심지어 컬트 종교의 지도자라고도 하더라. 그러나 (나를 모욕하는 자들 역시) 내 이야기가 진실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못한다. 내가 공문서라는 증거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자들이란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기 위해 진실의 전파자들을 공격하기 마련이다.

    세월호 사건의 경우, 처음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어떤 보고를 어디서 어떻게 받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언론이 기소당하기도 했다. 국민의 알 권리보다 대통령의 명예가 훨씬 더 소중하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어떤 정부든 나름의 권위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자신감 있게 국정을 운영하면 된다. 물론 정부를 이런저런 이유로 공격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건강한 정부가 있는 건강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봐야 한다. 때로 (박근혜 정부처럼) 정부가 권위를 지키겠다며 앙앙불락하는 경우가 있는데, 왜 그렇게 예민하게 하는지 잘 이해할 수 없다. 혹시 박근혜 정부는 인터넷이나 북한과 갈등을 빚어야 자신들의 권위가 강화된다고 믿는 것일까? 여하튼 많은 기자들과 NGO 관계자들이 현재 한국 상황이 상당히 비민주적이라고 일러주어서 알고 있다.


    ↑ ⓒ시사IN 이명익 : 10월16일 정의당이 정부의 카카오톡 검열을 비판하는 전단을 노란 풍선에 매달아 날렸다.


    최근 한국 정부는 무차별적 정보 수집으로 개인들을 감시하고 있다. 사이버 모욕죄로 포털 등 뉴스 사이트의 댓글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단다. 메신저, SNS의 내용까지 실시간 검열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도 최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출판이나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정보 당국의 감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법안이 제정된 것이다. 이 때문에 <워싱턴 포스트>가 '오스트레일리아가 공안국가로 전락했다'는 헤드라인을 달아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엔 예전부터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유통에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 아래 각자의 방식으로 정보를 퍼뜨린다. 진실을 확산시키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치적 목적이나 심지어 재미로 날조된 이야기를 퍼뜨리는 자들도 있다. 위키리크스도 그런 모함을 받은 적이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현상들이 정부와 공안 당국에 정보 검열의 명분을 준다. 최근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민간 기업들까지 사용자들에 대한 자체 검열에 가담했다. 나름의 자체 규정을 만들고 이를 강요한다. 예컨대 페이스북에는 '유두 노출을 금지한다'는 규정이 있다. 성인들이 친구들끼리만 공유하는 사진으로 사회적인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 해도 금지한다는 것이다. 결국 해당 기업 지배자 및 '지배자들에게 영향력 있는 자들'의 특정한 윤리 기준이나 권력에 대한 태도가 민주적인 토론을 거치지도 않고 고스란히 사용자들에게 강요되고 있다.

    이 같은 인터넷 검열은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한 현상이다. 이런 식으로 검열 문화가 자리 잡으면, 상당수 시민들은 이에 저항하기보다 순응하고 익숙해지기 쉽다. 나아가서 정부와 독점 기업의 권한 남용 및 부패를 파헤치는 진짜 저널리즘까지 공격당하는 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 어쨌든 검열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새로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정보의 자유로운 소통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서 검열 독재가 도래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정부의 검열이 두렵다는 사람들이 꽤 많다.


    두려워하지 마라. 검열하는 자야말로 나약한 자다. 그들은 진실에 대한 시민들의 믿음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검열하는 것이다. 당신이 개미라면 검열하겠나. 그들은 당신이 무서운 것이다. 검열의 욕망은 나약함에서 나온다. 한편으로 권력이 다른 사람들의 믿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해당 사회가 그나마 건강하다는 징후다.

    정부의 눈치를 봐서인지, 요즘 한국에서는 언론과 포털 서비스가 정부에 유리한 뉴스만 전달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왜냐고? 검열에 순응하는 언론 관련 기업들은 매우 유치하고 천박해질 것이다. 결국 검열에 저항하는 언론에 밀려나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대중으로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측면이 있지 않나?

    대중은 알게 되어 있다. 어떤 언론사가 과장하고 왜곡하는지, 조작된 기사를 깔끔하게 정리해서 내놓는 짓을 어떤 언론사가 잘하는지. 물론 대중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사를 알아내고 그쪽으로 몰리는 과정은 짧은 시간 내에 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검열에 저항하는 언론사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는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위키리크스가 그랬다.


    최근 한국인 100만명 이상이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을 했다.


    흥미롭게 지켜본 뉴스다. 조금 전까지 내 이야기를 제대로 증명하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멍청하게 검열에 순응하면, 시민들은 다른 서비스를 찾게 된다. 이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는 꽤 흥미롭다. 창립자들이 러시아 정부의 간섭과 첩자들에게 신물이 나서 우크라이나 사태 때 러시아를 떠났다. 이후 발달시킨 기술이나 프로토콜은 꽤 훌륭한 편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신저 서비스 이름이 무언가?


    카카오톡이다.


    모든 시민이 카카오톡을 쓰는 것은 좋지 않다. 카카오톡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한국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되지 않나? 정보 커뮤니케이션에도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



    ↑ ⓒ시사IN 주진우 :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만난 줄리언 어산지(오른쪽)는 주진우 기자(왼쪽)에게 '소송에서 이기라'고 격려했다.


    위키리크스에서 남북한과 관련한 문서를 공개할 계획이 있는가?


    있다. 국제통상 협의와 관련된 문서들을 한 달여 전에 공개했다. 한국 등 50개국이 관련된 문서다. 한국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TPP에 대한 문서들도 공개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통상협정 문서를 지루한 경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거, 아주아주 심각한 문서다. 전 세계 통상의 50%를 차지하는 나라들이 관련된 문제니까, 주의 깊게 지켜봐주시기 바란다. 특히 (관련 문서에 따르면) TPP는 전 세계 시장은 물론 금융기관들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국제통상 시스템인 WTO 밖에서 TPP라는 구조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주역은 미국이다.

    2010년 이라크에서 정보분석관으로 근무하면서 빼낸 기밀문서를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한 브래들리 매닝은 간첩 혐의로 35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러시아로 망명했다. 당신은 미국 정부로부터 간첩죄로 기소됐고, 타국에서 망명자 신분으로 은신하고 있다. 진실을 위해 싸운 이들은 외롭고 쓸쓸한 것 같다.

    35년형을 받은 첼시 매닝(브래들리 매닝이 개명함)은 올해 말쯤 항소할 것이다. 국제 앰네스티에서 정식으로 양심수로 인정해서 바로 풀어줘야 한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10년 안에는 풀려나지 않을까? 스노든의 경우 그가 망명할 수 있도록 도왔고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몇 나라에서는 물론 조심해야 하지만. 발언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고 사람들의 존경을 얻었으니 이전에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더 만족스러운 삶이다. 내가 미국에 있었다면 감옥에 가야 하는데, 그게 훨씬 힘들었을 것이다. 변호사가 말하는 것처럼 국가 보안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은행 계좌를 동결하고 여러 소송으로 공격했지만 우리 중 아무도 관두지 않았고 오히려 수가 늘어났다. 2010년 펜타곤(미국 국방부)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모든 것을 폐기하고, 정부기관과의 접촉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공개한 문서 중 단 한 개도 폐기되지 않았다. 펜타곤과 백악관이 우리에게 100% 진 것이다. 외교적 첩보작전을 펼쳐 스노든을 검거하려고 했지만, 우리는 그를 홍콩으로 피신시켰고, 안전하게 망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우리가 겪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매우 귀찮고 가족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정보 당국 그리고 그들의 동맹자가 우리를 공격할 필요를 느낄 정도로 우리는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위키리크스의 역할이 컸다.


    그게 한국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미국의 속박에서 벗어나 더 국제적인 나라가 되어야 한다. 소수의 국가와 거래하는 것보다 다양한 나라와 관계를 맺는 것이 좋다. 언론이 하나의 광고주가 있는 것보다 100개의 광고주가 있는 것이 좋은 것처럼. 한국 정부는 오랫동안 자신들의 권위를 세우고 권력을 얻기 위해 북한을 악마로 만들어왔다. 물론 미국도 그런 식의 게임을 한다는 음모론이 퍼져 있지만. 북한 역시 변화해야 한다. 북한도 온라인화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 관심이 있나?


    한국은 어느 부분에서는 중국 같고, 어느 부분은 일본 같다는 생각이 든다. 두 나라의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시민들이 모든 분야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아주 건강한 것이다. 우리가 한국 관련 정보를 공개했을 때, 한국인들이 아주 빨리 그것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퍼트리는 것을 보았다. 다른 나라들보다 잘 이해하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국은 네트워크로 강하게 엮인 나라이고, 단일 민족이고 단일 언어를 사용한다. 한국 같은 경우 온 나라가 하나의 분위기에 빠지면 확 빠져드는데, 그게 옳은 일이라면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정말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한국 정부가 나쁜 방향으로 이끄는 것 같은데 더는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인터뷰는 끝이 났다. 그런데 어산지가 대화를 끝내지 않았다. 기자의 소송과 관련해 묻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배우 조지 클루니의 부인에 대해서 물었더니 그는 '매우 좋은 여자다. 내 변호사 일도 잘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대사관에 남아야 하는 그의 뒷모습이 런던의 뒷골목에 서 있는 것처럼 쓸쓸했다. '몸 건강하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자 그는 '대통령 남매와의 소송에서 꼭 이기라'고 말했다. 그와 긴 악수를 나눴다.

    주진우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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