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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12월 군번임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해안 레이다 기지는 참 배가 고팠다
내가 근무했던 곳은 딱 10명 살았는데
기지장 부기지장 빼면 병사 8명 한명 휴가자 한명 짬탱이(취사병 비하 발언 아님) 빼면 6명임
(레이다 기지엔 취사병이 따로 없음. 한달씩 돌아가면서 밥 하는데 밥하는 한달 동안 근무 열외라
서로가 취사병을 하고 싶어 했고 그래서 취사병이 우리 기지에선 최고 편한 보직이라 스스로 짬탱이라 부름)
6명이서 2교대로 24시간 근무 하는데 그중 한명은 견시병(경계병) 나가야 하고
3명이 한조, 그중 한명은 견시병... 그럼 두명이서 3시간씩 근무 서야 하는데
원래 레이다 근무 규정상 근무 인원은 한조에 5명인데 우린 그게 사실 안됨
그래서 근무 시간 외에도 견시병으로 나가야 할때도 있고 누가 아프거나 그럼
근무 외 근무도 대신 서줘야 하고 그럼
아 큰 기지는 인원이 모자르지 않는데 우린 보조기지
보조기지는 원래 요청이 있거나 정해진 몇 시간만 레이다 돌리면 됨
근데 우리 기지는 지역적 요충지라 24시간 레이다 돌림
이러니 항상 잠이 모자름. 하루에 4시간 자면 허리 뿌러진다 할 정도임.
그리고 격오지라 부식이 형편 없음
3일에 한번씩 부식차가 와서 3일간 먹을 부식을 던져주고 가는데
이 3일에 한번인 날에 비나 눈이 오면 부식차가 이 산꼭대기 까지 못 올라옴
굶어야 함 ㅜㅜ
저장해둔 쌀이랑 전투 식량은 있음
근데 군대 행정이란게 병신 같아서
서류상 일정량의 식량을 저장해야 해서 말 그대로 그림의 떡임
먹고 싶어도 쳐다만 봐야 함
당연히 PX나 황금마차는 안옴
10명한테 팔아서 뭐함? 거기다 눈,비 오면 못 올라오는거 똑같음
나 신병때 처음 식사하러 가서 밥을 먹는데
훈련소때 미친듯이 먹던 식사량 그대로 밥을 퍼오니
분대장이 하는말이
야 짬탱아 큰일 났다 우리 신병 밥 많이 쳐먹는다
배식 실패 하면 알지?
여기선 밥도 양껏 못 먹음 ㅜㅜㅜㅜㅜㅜ
그래도 봄엔 나물 캐고, 여름엔 바다에 그물치고, 가을엔 열매 따먹고 하면 되는데
겨울엔 대책이 음슴;;;;
베어 그릴스도 우리 기지에선 답 없다 했을거임
신병 생활에 익숙해질 쯤 사고를 하나 치게 됨 그것도 사단장 한테;;;;
레이다 기지는 매 분기마다 근무 능력 평가를 하게 되는데
전 해안 레이다 기지 공통으로 하게 됨
근데 문제는 우리 기지가 항상 1등 내지 2등을 하는 곳임
(평소엔 2명씩 근무 서다 평가땐 5명이 붙으니 당연한 결과 아니겠음)
그래서 사단장님이 직접 포상하겠다며 내려오심 ;;;
사단장님 화이팅x3 을 외치고
사단장님 이하 장교들앞에서 우리 기지장님 열심히 브리핑 하시고
난 나대로 어리버리 타던 신병때임
갑자기 고참들이 날 둘러싸고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더니 한가지 명령을 내림
고참들 야 신병! 너 말이야 한가지 특명을 내릴거야
나 네 알겠습니다!!
고참들 아마 사단장님이 신병인 너를 불러서 뭐 힘든거 없냐 필요한거 없냐 물으실거야
나 네 알겠습니다!!
고참들 그럼 그 때 분명히 말해!!
나 네 알겠습니다!!
고참들 배 고프다고!!!
나 ???????????
고참들 배 고프잖아? 안고파? 고프잖아?
나 네 그렇습니다아 ~
고참들 그니까 가서 똑바로 말해! 배 고프다고!! 배 고파 뒈지겠다고!!!! 이건 사람의 삶이 아니라고!!!
나 네. 알겠습니다 ㅜㅜ
그리고 정해진 듯이 사단장님께서 신병을 찾는다는 말과 함께
그 많은 장교들 커피를 타서 사단장님 앞에 끌려갔는데
이거 무슨 지들끼리 짜둔 대본 마냥 사단장님께선 힘든거 없냐? 생활은 어떠냐? 묻는데
앞에는 사단장님을 비롯해 연대장, 대대장, 그외의 수많은 장교들이 날 노려보고 있고
뒤에는 실실 쪼개며 눈치주는 고참들이 있고......
그때 뒤에서 속삭이듯 말하는 고참들
사단장님 군생활 하면서 몇번이나 볼거 같냐? 너 누구랑 생활할래? 너 사단장님 가시면 보자?
;;;;;;;;;;
사단장님 앞에서 자동으로 튀어 나온 말이
배.......배가 고픕니다!!!
사단장님 응?? 배가 고파?? 왜??
나 ;;;;;;;;;;;;;;;;
부.....부..식차가 비나..... 눈이 오면 못..... 올라 옵니다!! 그래서...... 부식차가 안오면 배 고픕니다!!
하아아아
그때 사단장님 뒤에서 노려보던 장교들의 눈빛과 내 뒤에서 키득되던 고참들 하아아아
사단장님께선 신병이 배고프면 안되지 하시면서 직접 사단 군수장교에게 명을 내리셨고
난 사단 제일 똘아이로 소문 났다
거기다 사단장님께서 돌아가시면서 날 따로 부르시더니
자네 내 당번병 할 생각 없나? 나랑 있으면 배는 부르게 해줄게 ㅋㅋㅋㅋ
;;;;;;;;;;;;;;;;;;;;
뭐 암튼 커피 잘 마셨다 라고 하시며 돌아가셨는데
기지장님께서 날 부르시더니만
너 커피에 소금 탔더라?
?????????!!!!!!!!!!!!!!!!!!!!;;;;;;;;;;;;;;;
사단장님이 기지에 설탕도 없냐면서 부식 잘 챙겨 주시겠데 잘했어 ㅋㅋㅋㅋ
;;;;;;;;;;;;;;;;;;;
다음날 우린 대대장님이 직접 가져오신 통 돼지를 받았고
대대 군수 담당관은 어떤 새끼야!!!!!????를 외치며 날 찾았다
그 뒤로 우리 기지를 찾는 모든 간부들은 항상 어떤 새끼야????!!!!!를 찾았고
난 항상 빛과 같은 속도로 소금 커피를 타서 달려갔다 (아마 상병 꺽여서 까지? 였나 싶다)
왜 소금 커피냐고?
사단장님께서 직접 지시 하셨다 함
여기 소금 커피가 일품이라고, 한잔씩 하고 오라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사단장님께선 나 혼자 당할수 없다는 생각이셨다 함.
레이다 기지 특성상 모든게 대외비급 이상 비문이라 자세히 썰 풀지 못하지만
여기도 군대라 귀신 썰도 있고 여러 황당한 일들이 많음
최대한 비문을 건드리지 않고 썰 풀어 보겠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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