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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외삼촌 식구들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별루 정치엔 관심이 없는 분이셨는데 우연히 TV를 보다 문재인 후보가 나오시자..
'아이구.. 저 고지식한 사람이 결국엔 대선에 나오는구만...' 하시더군요
얼핏 듣기에도 어느 정도 문재인 후보에 대해 아시는 것 같아서.. 의아해서 좀 여쭤봤습니다
'어? 어떻게 저 분을 아세요?'
'에이.. 잘 알지... 내가 중앙동에서 몇 년을 일했는데... 니 부산 시청이 연제구에 있기 전에 중앙동에 있었던거 기억나? 지금 백화점 옆에..'
외삼촌은 벌써 몇심년째 부산에서 해양화물 운송이나 유조선에 관련된 사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지금부터는 외삼촌이 말씀하신 내용을 기억에 의존해서 옮겨봅니다-
무역이 워낙 법에 민감하다... 보니까 중앙동에 사무실 두고 부두랑 부산역이랑 시청이랑 왔다가면서 사업을 오래했지...
(부산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예전엔 부산역, 부산항, 부산시청이 거의 붙어있었죠? 지금이야 시청은 연제구로, 부산항은 가덕도로 이전했지만...)
그때 부산 시청 3층 4층을 경찰서로 썻는데 그러다보니까 높은 경찰들하고도 많이 친해졌지.. 그래서 시청 가면 경찰서에 가서 커피도 얻어마시고 그랬는데, 어느날인가.. 경찰서 근처에서 아는 경찰하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 엄청 씨끄러워지더라고. 그 때 사상구 신발공장에 공장돌이들이 엄청 많았는데.. 솔직히 뭐 배운것도 없는 사람들이니까 임금이나 제대로 받았겠냐? 산업재해 나도 어디서 하소연할 때도 없고.
그런 사람들은 결국은 경찰서에 와서 사건 마무리 짓는데 경찰들도 귀찮고, 또 공장주들에게 뭐 하나 얻어먹지 않은 사람들이 없다보니 무식한 사람들 꼬셔서 '여기 싸인만 하시고 집에 가시면 됩니다. 이렇게 찾아와봐야 해결 안돼요....' 뭐 이런식으로 도장 찍게 만들어서 많이 해결했었지'
그런데 그날엔 왠 인권 변호사라는 사람이 온거야.. 시청 안으로 들어오면 공무집행 방해니까 들어오지는 못하고 중앙동 대로에서 경찰청을 향해서 목이 터지라고 외치는데...
" 여러분!! 노동자 여러분!!!
거기에 도장찍으시면 안됩니다!!! 여러분의 권리를 찾으셔야 합니다!!! 절대 속으시면 안됩니다!! 여러분!! 이런 일에 쉽게 타협하시면 안됩니다!! 여러분 참고 싸우십시요!! 절대로 하시라는 대로 도장 찍으시면 안됩니다!!! 절대 도장찍지 마세요"
야... 그렇게 소리지르기도 힘들텐데 오전 내도록 쉬지도 않고 계속 고함을 치더라고...
그게 노무현 대통령님이셨어... 그 때 부산 경찰들은 노무현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었지...
정말 대단하신 분이셨는데...
그 때 노무현 대통령처럼 막 소리치고 이러진 않으셨지만 늘 같이 다니면서 모든 서류 정리하시고 영장 같은거 작성 하시면서 하나하나 챙기시던 분이 저 문재인씨 아니가
뭔가... 울컥 하더군요...
그런 분을 우리가 그렇게 떠나보내야 했다니... 아쉽기도 하고
저런 문재인 후보조차 박근혜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나라가 우습기도 하고요...
왠지 좋은 이야기 같아서 오유분들과 공유하고자... 나쁜 머리를 쥐어짜가면서 기억에 의존해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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