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인 줄은 알지만...
읽다보니 넘 열받아서요... 베스트 보내 방법합니사...ㅡ_ㅡ+
아~ 별 그지같은 쉐끼들이 다 지롤이야.....
http://www.seoulpops.or.kr 불쾌한 서울팝스 오케스트라 공연
최혜연 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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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지난 금요일 열린 서울 팝스 오케스트라의 공연 티켓 두장을
얻게 되었습니다. 마침 집근처인 UCLA에서 공연이 열린다기에, 반가운 마음에 있던
약속도 취소하고 언니와 함께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공연 시작전 화재경보가 울리는 작은 소동이 있기는 했지만, 공연은 만족스러웠고
다른 약속을 취소하고라도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진 박의 짧지만 열정적인 연주에 이어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해내는 지휘자의 위트있는
지휘에 공연 중간까지는 매우 유쾌했습니다. 분위기가 절정에 다다랐을때, 지휘자가
입을 열어 영어인듯한 언어로 일장연설을 시작하더군요. 그리고는 유쾌했던 기분이
싹 다 달아나버렸습니다.
지휘자의 연설을 들으며 저는 내내 오늘이 "미국 찬양의 밤"인줄 알았습니다.
알아듣기 정말 힘든 영어로 그 지휘자가 십여분동안 열심히 지껄인 말을 암호해독 하듯이
풀어보자면 이렇습니다:
" 오늘 관객들은 정말 박수를 잘 친다. 너무 좋다. 한국 사람들은 박수를 안친다. 왜?
한국은 반만년 역사동안 한번도 victory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수칠 일이
있었어야 말이지. (이 말에 제 뒷자석에 앉아있던 미국인 커플이 재밌다고 까르르~
웃더군요. 지휘자에 이어 이 미국인 커플의 정신상태도 심히 의심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나는 그래서 미국에 왔다. 미국이 최고다. 결국 음악은 다 미국에서 온거다. 미국이
한국에 음악및 다른것들을 전파해줬다. 너무나 감사하다. "
배경음악으로 Star Spangled Banner라도 깔려야할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는 한국관객 한명, 미국 관객 한명을 무대위로 불러올려서 한국인에게는 노래를,
미국인에게는 지휘를 시켰습니다. 지휘를 맡았던 미국인은 정말 쇼맨쉽이 대단하더군요.
시종일관 여유있게 지휘를 하고는 마지막 마무리까지 아주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반면 노래를 한 한국인은 긴장하신 탓인지 여러번 박자를 놓치셨지만, 그래도
그분도 노래 실력은 아주 출중했습니다. 그리고 노래 실력을 떠나서 일반인이 그 많은
관객앞에 서서 노래를 한다는게 말이 쉽지 어디 보통일입니까? 노래가 끝난뒤 저를
비롯한 다른 관객들은 두사람 모두에게 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휘자의 생각은 사뭇 다른듯 하더군요. 미국인은 정말 잘했다며 치켜세우며
"정말 잘했다! 저 사람이 왜 지휘를 잘하는지 아는가? 바로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라고 말한 반면, 노래를 부른 한국인에게는 "액션만 크지 노래는 못한다" 고 말했습니다.
최소한의 예의도 모르는 몰상식한 행동이 아닐수 없습니다. 듣고 있는 제가 다 민망하더군요.
그리고 두분에게 서울 팝스의 공연 씨디를 한장씩 주면서 그 문제의 What the hell, 5000 years
발언이 나왔습니다. 금요일 공연에서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했었는데, 원곡 그대로가 아닌
현대식으로 새롭게 편곡을 해서 연주를 했습니다. 그 얘기를 하며 나는 낡은것(Old Fashioned)은
싫어한다. 이 CD에 들은 곡들은 19세기 스타일이 아닌 21세기 스타일이다.
한국은 5000년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게 뭐 어쨌다는 말이냐. 미국은 200년 짧은 역사동안
훨씬 더 많은것을 이룩해냈다....라고 열변을 토하더군요.
...저 발언 이후로는 어떤 마음으로 공연을 지켜봤는지 설명 안해도 충분히 상상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분노와 수치감, 실망. 저 사람은 보스톤 시카고등등을 돌면서
저 돼먹지도 않은 헛소리를 지껄였었겠구나. 저런 사람이 한국을 대표한다고 미국에 와서
국제적으로 망신살을 뻗치고 있구나.
공연이 다 끝난뒤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관객들이 모두 자리에 일어서서 Standing Ovation을 주더군요. 저는 음악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 공연이 지휘자의 발언을 떠나서도 대단히 훌륭한 공연이었다는
생각은 안들었기에 그저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앉아있었습니다. 어서 한시라도 빨리
공연이 끝나서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머리를 식히고 싶다는 생각만이 간절하더군요.
그러나 지휘자는 박수세례에 호응해 마지막으로 한곡을 더 연주했습니다.
갑자기 무대 위에서 스크린이 내려오더니 한국전의 참담했던 모습부터 지금의 발전된 한국의
모습까지의 사진들이 슬라이드 영상으로 보여졌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연주하고 있는 곡.
바로 "God Bless America" 였습니다.
거기서 애국가도 아닌 God Bless America를 도대체 왜 연주하는지,
지휘자의 절묘한 선곡에 이제는 황당함을 넘어서 비통한 마음까지 들더군요.
그 순간, 관중매너고 뭐고, 더이상은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을 자신이 없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렸습니다. (니나님 글을 읽어보니, 그때 자리를 뜨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음악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그래서 그 지휘자의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머나먼 타국에 와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보고자 한국에서 주최하는 공연을
보러 온 많은 동포들 앞에서 모국을 형편없이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는 그런 사람이라면,
실력의 여부를 떠나서 지휘자로서의 자격미달이라고 봅니다.
그날 지휘자가 한 말 중에 이런말이 있었습니다. 음악이란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고
모든 사람을 하나되게 해주는 매개체라고. 그런 "하모니"를 만들어 내야 할 지휘자가
과연 초등교육은 받았는지 의심스러운 수준의, 듣고 있는것이 민망할 정도로 비굴하고
썩어빠진 생각으로 가득차 있는데 무슨 제대로 된 음악이 나오겠습니까.
지휘자님. 부디 먼 미국까지 와서 국제적으로 망신살을 뻗치지 마시고, 한국 돌아가서
음악공부에 앞서 인격수양에 힘쓰시기 바랍니다.
(씁쓸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서 내내 우울한 기분이었는데, 우연히 니나님의 글을 보고
같은 공연을 관람했던 입장에서 구구절절 공감이 가기에 저도 두서없지만 몇자
적어서 올립니다.)
미국에서...우리동포 들 의 마음을 한국에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