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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보니까 겉보기는 멀쩡하더만...솔직히 100만원 투자받고 진중권이랑 싸운다는 소리만 듣고 얼마나 대단한지 싶었음.
멀끔한 사람이 지식이나 사상은 둘째치고 저렇게 현실감이 없을 수 없다는 거에 크게 충격받았고, 얕고 생산성없는 지식과 눈속임에 현혹되는 사람이 저렇게 흔하다는 거, 그리고 일을 결국 이지경까지 만들면서 인터넷의 암부를 만천하에 커밍아웃해버린 그 충격이 아직도 가시질 않는다. 정말 이길 자신이 있어서 싸움을 붙였던 것일까하는 의문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돈다.
세상 만물엔 모두 배울 점이 있다지만 저렇게 수치스럽게 교훈을 얻을 필요까지 있을까 싶었으면서, 자기좋아하는 공부나 했을 평범한 젊은이가 변변찮은 선동가로 변하게 된 과정이 여기 있다는데 좌절감마저 느꼈음... 심지어 소통을 표방한다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얼마나 가식적이고 조잡한 공간인지 싶게 만드는 디버프효과.... 대부분 일베 개쪽 뭐 비웃지만 영상을 보는 나까지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들정도였음...
특히 간결 그 사람 끝나고 블로그에서 스스로 고개를 숙이는 과정은 정말 욕이 나올 정도였음. 그건 자신의 부족함을 뉘우치고 이 일을 교훈삼아 배우겠다는 태도도 아니였으며, 오로지 자기자신을 변호하는데 급급한 야비함으로밖에 안보였음.
'이렇게 될 줄도 예상은 했지만'식의 반성엔 진정성은 커녕, 처음에 그 기세등등하던 사람이 이번 일로 더 배우며 거듭나겠다는 패기도 없고 , 마지막에 '글로는 이길 수 있다'는 알량한 자존심이 담긴 리플 한 줄... 나이도 어느정도 먹은 듯 하던데, 과연 우리네가 정도의 차이지 밑바닥까지 뜯어보면 저 사람과 얼마나 다를바가 있을까 하는 죄책감마저 느끼게 해줬음. 와 미친,,, 사람 하나가 구경꾼마저 자기반성을 하게 만들 줄이야... 마치 자신을 희생하여 신랄한 현실풍자극을 연기하는 주인공같았음.
아 토론영상 겨우겨우 끝까지 다보고 개멘붕... 왜 구경한 내가 더 멘붕인지 모르겄다.... 보는 입장에서 나까지 쪽팔려서 멘붕당한 사람 또 없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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