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논쟁은 끝내고 원래 과학게시판으로 돌아갑시다.
저는 "개독"이지만 과학게시판에는 재밌는 글들이 많아서 눈팅하는 편인데요,
며칠사이 게시판전체를 전체를 말아먹을 기세의 진화창조 논란의 쓰나미가;;;;;
오유는 진입장벽이 낮은 곳이다보니 창조론입장을 경솔하게 주장하는 게시물이
검증되지도 않은 채 올라오면서 일이 벌어진 것 같네요.
종교와 과학은 충돌하는 부분도 있지만 결코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체계적인 과학적 훈련을 받지않은 우리 교회목사님이 주기율표에 대해서 가르쳐줄 수 없듯이
과학이 아무리 발전한다 하더라도 인생의 참의미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우쳐 주지는 못할 겁니다.
애초에 역할이 다르다는 것이죠.
그런만큼 서로는 서로를 배려해야 합니다.
지난날,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갖가지 악행이 있고
종교가 양심적인 과학자들을 억압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종교인들이 반성하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돌이키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게시판이라는 이름을 굳이 찾아 들어와서 "창조다!"라고 글을 싸놓는 행동은
결코 옳은 행동은 아니네요. 하나님이 그걸 보고 잘했다고 하실 것같지도 않네요.
그럴 시간에 성경공부교리공부 한 글자라도 더해서 예수님처럼 희생하는 삶을 살아내면
믿지않는 분들도
"와...저 새끼들은 신이 세상을 만들었다고 하는 이상한 새끼들이지만 왠지 까고 싶지 않음.
우째 저렇게 살 수 있을까?" 할지도 모르겠네요.
배우라는 그리스도의 모습은 안 배우고
'내가 무조건 옳으니 너는 항복하삼' 하는 태도는 성경에서 그렇게 하라고 가르친 적이 없네요.
하지만 신앙과 과학은 평행선을 그리는듯 하면서도, 양립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거든요.
제가 존경하는 한국의 한 사상가는 자기 인생의 신조를
1. 믿고자하는 의지
1.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
1. 과학적이려는 양심
이라고 했습니다. 귀감이 될만한 분이죠.
과학적인 양심이 신앙의지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과학은 어떠한 현상의 원인과 경로를 설명해주지만, 거기에 어떠한 인격적 의미가 있는지는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연인간의 사랑이나 어머니의 모성애가 뇌의 어느 부분이 반응하는지를 밝혀낼 수 있겠지만
부모님이 자식을 사랑하는 것과 위대한 사람이 왜 많은 사람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지를 설명할 수는 없죠.
인간은 도덕적책임의 주체입니다. 자유를 갈망하고, 그 자유에 책임을 부여하고, 어떠한 현상에서 의미를 찾죠.
언젠가 과학이 극단으로 발전해서 진화의 모든 수수께끼를 풀었다고 해서,
인간이 단백질과 미생물로부터 성장한 동물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해서,
인류의 모든 역사와 도덕, 사랑과 우정이 한낯 자연현상에 불과하게 되는걸까요?
저는 적어도 인간의 운명이 태초의 당구게임에서 결정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설사 단백질결합으로부터 생명이 기원했다고 하더라도 그 단백질이 오늘날 인류에까지 이른 것은
어떠한 뜻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의문으로부터 종교는 시작하는 겁니다.
비록 과학이 우주의 모든 수수께끼를 밝혀내는 날은 (아마도) 오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오히려 그보다도 더 터무니없는 망상은 개독들이 자기는 신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착각에 있습니다.
인간은 세상이 100번 멸망하고 다시 세워져도 신을 완전히 이해할 수도 없고 도달할 수도 없습니다.
과학, 종교 양쪽 다 도달할 수 없는 이데아의 맨윗층을 바라보고 있다면 겸손하게 서로를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창조를 믿는 이들이 진화론자를 공격하기 쉬운 까닭은 진화론은 "학문"이고, 따라서 얼마든지 비판이 행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턴은 자기가 우주의 비밀을 모두 풀었다고 생각했지만 아인슈타인에 의해 깨지고, 그 아인슈타인도 극복되고 있는 시기입니다.
그러한 학문적 비판의 소지를 파고들면서 정작 스스로는 궁극의 권위를 성서에서 찾는 것은 과학적 방법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종교가 과학의 갈 길을 정하겠다니,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왜 아직도 행해지나요?
과거에 종교가 저지른 잘못으로부터 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나요?
여기는 과학게시판인만큼, 종교게시물은 다시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