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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형식으로 작성하오니 오유저 분들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어언 다음달이면 대학교도 졸업이다,
지방대 4년제, 예체능 계열학과,
20살 입학, 21살 입대, 23살 전역, 24살 복학, 27이된 올해 다음달 졸업,
뭐하나 특별한 것 없는 정말 흔하디 흔한 테크트리,
작년 11월부터 꾸준히 취업준비를 해왔다.
그간 작업했던 작업물들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뭔가 모자라다 싶으면 관련서적 구매해 부족한 포트폴리오 메꾸고,
이력서와 자소서 작성에 온 신경을 몰두하고, 그러고 준비했다.
처음엔 고향인 경상도에서 구직을 희망했다. 부산울산대구 정도면 내가 희망하는 일자리가 있을거야,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 그리고 한달이 지났다.
내가 희망하는 업체는 결과가 없고, 자존심 상 배제했던 업체에서만 가끔 연락이 왔다.
그래도 그 놈의 자존심이 뭔지, 나는 내 입맛에 맞는 회사가 생길 때까지 밍기적 기다리기만 했다.
없었다.
원하는 회사가 나타나길 바라는 것은 지독히도 멍청한 짓이라고, 친구들에게 독설을 한바가지 얻어먹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제서야 나는 경상도를 벗어나 수도권지역도 포함하여 이력서를 여기저기 넣었다.
연락이 왔다. 내 이력서와 자소서, 포트폴리오를 봤고, 면접을 보고 싶다고 했다.
고향에서 첫차를 타고 부랴부랴 서울로 향했다.
처음 서울로 간 것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역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물어물어 도착한 회사. 면접은 30분 가량에 걸쳐 진행되었고,
회사가 원하는 조건은 물론이거니와 회사에서 원하는 역량에 맞춰 최대한 PR했다.
문제는 연봉.
퇴직금 포함 월 130여 정도라는 말에, 순간 표정관리가 안되었다. 그래도 순식간이라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면접 자체는 스스로 평하기에 잘 봤다고, 합격할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고 바보같은 생각이었는지 걸리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아웃소싱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학생 시절엔 자존심에 배제했었던, 전공관련이지만, 내가 원하는 직종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입사가 쉬운 회사,
입사지원 제의 연락을 받고서, 이력서를 넣었다.
좋게 생각했다.
직업에 귀천이 어디있느냐고, 하다보면 다 잘될거라고,
다행히 고향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버스를 타고서 약도를 보고 면접에 응했다.
업체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하고, 때로는 면접관의 가벼운 농담에 맞장구 쳐주며 업체의 장비들 또한 학생시절 많이 다뤄보았고,
해당 업무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자신감 있게 답했다.
면접관 역시 내 포트폴리오 및 사회경험, 계약직 이력을 보고서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하지만 문제는 연봉.
희망연봉을 물어보길레 조심스레 150여를 불렀다. 인터넷에서 이미 업체 연봉이 2000~2200을 봤기 때문에,
신입을 감안하고 1800정도라면 그들도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순간 면접관 얼굴을 기억한다. 난처한 기색을 보이며 계약직 이력은 있지만 정규 이력이 아니기 때문에 경력으로 포함되기엔 미미해서,
그 정도까지 맞춰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괜찮지 않았다는 건 연락을 주기로 한 날짜에 연락을 주지 않을 것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술을 먹었다.
공무원 3년째 준비하는 친구와, 공업 2년제를 나와서 조그만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과 함께,
나는 푸념했다.
스펙 쩔게 준비해서 대기업에 응시해서 초봉을 2800 이렇게 부르는 것도 아니고,
토익, 토플이나 공모전이 상대적으로 안되서 포트폴리오와 사회경험 및 계약직 이력으로 연봉 2000을 바라는 것도 사치냐면서,
연거푸 소주를 들이켰다.
사회경험이 적진 않다고 자신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
베란다 불법확장이 한창 일 때 하루 일당 3만원에 1층부터 4층빌라에 시멘트를 퍼날랐고,
야간 피씨방 알바는 물론이거니와, 겨울에 영하 18도를 오르내리는 냉동 물류센터에서 난생 처음 지게차를 몰아봤고,
대형마트에서 아주머니들을 붙잡고 바나나도 팔고, 공장에서 하루 16시간씩 쎄빠지게 일도 해보고,
종내엔 성인오락실 직원까지 하면서 돈을 벌었다.
그렇게 대학시절 방학마다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해왔지만, 제대 후 졸업 직전학기까지 매 학기 학과 성적 1, 2등 장학금을 받아왔지만,
장학금을 제한 등록금을 충당하면 자취 생활비로도 빠듯했다.
중간중간 전공관련 프리랜서일이 생기면 놓치지 않고 했고, 집에 손벌리지 않으려 정말 무던히 노력해왔다.
친구들은 눈을 낮추면 편해질 것 이라 했다.
아직 졸업도 하지 않았지 않느냐, 작년 11월 말부터 준비해온거면 기껏해야 두어달인데 벌써부터 이러면 안되지 않느냐 라는둥,
술김에 푸념하는 나를 위로했다.
한편으로는 나도 안다.
변명이라는 것을, 토익이며 토플도 꾸준히 준비하고 공모전에 입상경력이라도 없는, 스펙이 없는 것은 내 변명이다.
하지만 그 시간에 나는 장학금을 위해 후배들과 경쟁해야 했으며 방학 때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 전공과는 상관없는 일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잠 잘 시간을 쪼개가며 토익을 공부하고 스펙을 키우기 위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나는 자기계발서에서나 나오는 사람은 안 될 모양이다라고, 조소를 금치 못한다.
최근에 수도권 쪽에 넣은 업체들 쪽에서 면접 제의가 와서 면접 일정을 조정하여 이틀만에 몇 군데 면접을 보고 왔다.
고향에서 서울가는 차비만 해도 솔직히 내 입장에선 부담이라, 한번에 되도록 많은 면접을 보는게 좋았다.
그렇게 몇군데의 면접을 보고서 몹시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제일 많은 액수를 부른 업체가 세전 130 남짓, 그것도 식대포함된 금액이란다.
교통비, 식대, 타지역으로 가게 되면 방을 구해야 하는데 방세에 세금에, 기타 이런저런거 제하면,
과연 한달에 얼마나 저축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나마 이번에 면접 보고 온 수도권 쪽에 입사합격 통보를 받았다.
받고 나서도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후회가 되려고 한다.
중고등학교 시절 지금의 전공을 잡게한 부서활동을,
그 때 즐겁게 활동하며 꼭 이 계통에 취업해서 성공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어린 날의 나를,
차라리 일찍부터 공무원 준비를 했었더라면, 몇년이 걸리겠지만 붙고 나서는 말 그대로 공무원 직인데,
그 직에 도전하지 않았던 나를,
물론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에선 시작과 동시에 부모님의 빚이라던가 기타 마이너스를 안고 시작하는 경우도 빈번하다지만,
그렇다고 당장 내 입장이 아 그들보다는 내가 더 낫지 않은가, 라는 희망찬 생각은 들지 않는다.
철이 덜 든건가 스스로 자문해본다.
집에서는 어엿하게 4년 내도록 성적 장학금 꼬박꼬박 받고서 서울로 취업 갈 수도 있다고 좋아하시는데,
그런 부모님께 차마 4년제 대학교 나와서 월급 100만원이라는 말씀을 드리기가,
당신이 그토록 고생하셔서 보내주신 4년제 대학 나와서 연봉 1500이 안된다는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다.
긴긴 글 하소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주가 땡기는 하루네요,,,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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