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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52548
    작성자 : 여자군인
    추천 : 64
    조회수 : 8909
    IP : 14.42.***.163
    댓글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0/26 20:47:02
    원글작성시간 : 2012/10/25 00:52:32
    http://todayhumor.com/?humorbest_552548 모바일
    여자라 힘들다.


    반말로 쓰지 않으면 마음 표현이 잘 안되서 다지우고 다시쓴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누구든 내 말이 짧아서 보기 싫다면 뒤로가기를 추천할게.

    그리고 여군이라고 또 여자랑 군인이랑 임신이 뭐니 군가산점 등 얘기 할거 같으면 뒤로 누르고.


    저번에 베오베 간 글을 봤어. 쓰신 분 닉은 기억안나는데, 여군들에 대해, 군인들에 대해 썩었다고 표현하는 글이었어.


    난 내가 군인이라 그런지 굉장히 기분이 나쁘더라구. 댓글을 남길까 했는데 내가 알려지는게 싫더군. 

    당직이라 시간도 없고. 그래서 그냥 넘겼어. 근데 우습게도 동감하는 사람이 아주 많더구나.


    근데 지금있지, 아 나 그 글 읽으면 포풍 공감할 것 같은 기분이야.

    나름 애국의 마음 가진 사람이라 생각 했는데, 군인들은 희생하는 마음으로 나라를 지키고, 그들이 뭘 하든 고생하고 있는 거니까, 

    욕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나도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지키고자 내가 누구를 지지하든 페이스북에 올리는 친구들의 말만 들어주며 아무 멘션없이 속으로 생각하고. (의외로 검열이 심해.)

    그저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떠들고.

    그래도 아름다운 건 우리나라가 최고라며 얘기하곤 했는데.


    난 지금 이순간만큼은 싫다. 오늘밤 만큼만은 싫어할래.

    (나 근데 왜 입대했냐고? 이럴 줄도 몰랐을 뿐더러, 그건 개인 사지... 

    그럼 남군들에게도 물어봐, 왜 병사로 안가고 부사관으로 장교로 가는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 제발 동물원 원숭이마냥 왜 여군 왔냐고 묻지 마. 

    3년동안 100번도 더 답한 말이다. 앞으로도 쭉 듣겠지. 제대하고도.)


    지휘관인 사령관이, 사람들 앞에서 여군에게 살쪘다는 말, 화장좀 하고 다니라는 말 아무렇지 않게 한다.

    그런 마인드의 지휘관이다 보니 행사란 행사는 다 여군은 무조건 한다. 

    (건의를 해봐야 뭐하니? 대위들은 겨우 그런 일 때문에 불참 냈냐고 욕하면서 참석하라는데. 부당하다 생각 해도 누구한테 말해야 하니?)


    남군이라고 일 많고 여군이라고 일 적은거 아니잖아 ? 일이 폭풍으로 몰아쳐도 행사가 있는 날은 무조건 참석이야.

    어떤 예쁘게 생긴 여군은 높으신 분들 오면 그분들 옆에서 밥 먹어야 돼. 체할 것 같대. 그래도 누가시키는 일인데. 해야지...


    성군기... 남군들에게 교육해. 5초이상 여군과 눈 마주치지 말라고. 1m 이상 가까이 가지 말라고.


    왜뽑냐 여군?


    그래 그거 뿐이면 여군들끼리 부둥켜 않고 이건 잘못됐어, 저건 그렇게 처리해야해. 하며 잘 지내겠지.




    요즘 신여성이 신여성이 아니잖아. 표현도 자유롭고 자기만의 주장, 신념 가진 여자들 많잖아.

    왜 군대에 있는 어린 여군들은 그렇게나 보수적이냐 ? 그래서 힘들다.

    (남 괴롭히려고 군대에 있는게 아니라 진짜로 애국심을 가진 좋은 여군들도 많아. 여군 비하 아니야.)


    내가 왜 조금 잘못하면 협박당해야하고, 비논리적인 말로 인격적 모독을 당해야하고, 심지어 익명으로 한 여군은 나에게 문자를 보내냐? 

    단지 숙소에서 내 방 앞 쓰레기를 묶어두고 안치웠다고 .. 다른 사람들도 다하는데 내가 싫은지 웃고다니니 짜증이 났는지. 

    (긍정적인게 잘못인지. 넌 웃음이 너무 많아. 사투리 쓰지마. 이런걸로도 스트레스 주던 선임들 때문에.)

    니 이미지가 어쩌고저쩌고... 니 방에 처들어가서 대면할거라고...차라리 이런 협박이 아닌 내 앞에서 욕섞인 말을 했다면 나았을 걸. 나도 고치겠습니다.하고 넘길 일을... 휴... 나 갓 임관한 20살 아이도 아닌데. 대학 나오고 입대해서 그리 어리지도 않고.. 좋은말로 해도 나 알아듣는데.

    나 오늘 이 문자받고 참 마음이 아팠다. 이걸 신고해야하나,,, 하며 그냥 못본걸로 하자. 며칠안남은 제대까지 참아버리자. 했다.


    내가 여자라 군대에 대해 뭘 몰라서 하는 것 같지.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미안해... 

    난 너무 답답해서 쓰는 거니까... 그냥 토닥거려주면 나 내일부터 열심히 근무할 것 같아. 


    하지만 나 사병으로 복무한 육해공 병사들보다 몇개월 더 근무했고, 병이 자살한 것도 겪었고, 성군기로 누군가 강제전역한 것도 겪었고, 

    영내 생활도 1년 했어... 병들하고 PX도 다니고... 이런저런 일로 휴가짤리면 함께 슬퍼하고 사병들 마음 잘 안다고 생각해.


    힘없는 우리는 소수야... 

    사회에서의 소수자들이 왜 힘든지 지금 몸소 느끼고 있어.



    난 익명이니까 이렇게 남길래. 3년간 내 얘길 말할 데도 없었고, 들어줄 사람도 없었어. 외로운 내 말 들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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