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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고민쪽으로는 처음글을 올리네요.
그냥 그립고 외로워서 자기한탄의 글을 올리는 것이니 불편한 심기 다스리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현재 29세 대구사는 직장인입니다. 돌싱 8개월 접어들었네요.
오늘 마침 일이 많이 없어서, 마음도 울적해서 일하면서 올립니다.
열심히 일하시는 분께 죄송한 마음입니다만,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당신도 저와 마찬가지겠죠.
오늘은 첫만남부터 사귀기전까지의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부족하지만 시작하겠습니다.
때는 2009년 4월 18일입니다.
제 와이프와 처음 만났었죠.
첫만남은 악연이었습니다.
여느때와 같이 지난 밤 열심히 게임을 하고 12시까지 달콤한 잠을 자고 있었죠.
비몽사몽간에 진동소리를 듣고 전화를 받았죠.
"여보세요?"
"... ... ... 자냐?(술취한 여자목소리)"
"네?"
"... ... ... 잤냐고?"
"아.. 네, 누구시죠?"
"야 나와라. 보고 얘기하자"
뭐가 이상해서 일어났죠.
"아니 누구신데 그러는데요? 무슨일인데요?"
"경찰부르기 전에 나와라."
전 25살 될때까지 경찰분들과 접해본적이 딱 한번 있었기에 가슴이 두근두근 됐죠.
"아...네 뭔일인지 모르겠지만...어디고?"
계속 반말 듣다보니 성질나서 저도 말을 까버렸습니다.
"여기 ......인데 나온나."
마침 집에서 5분거리더군요
"알았다. 기다리라."
거리에서 그 여자와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익숙한 얼굴이 옆에 있더군요.
예전에 저랑 하룻밤을 같이 했던 여자였습니다.
편의상 전화를 건 여자를 A로 하고, 하룻밤 같이 한 여자는 B로 하겠습니다.
A는 대뜸 저에게 말을 하더군요.
"야 니 잤냐?"
"어, 자고 나왔는데 니는 누군데?"
A는 버럭 화를 내면서
"니가 내랑 잤다매(며)!"
저는 당황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B가 니랑 내랑 잤다고 카드라. 니도 전화로 내랑 잤다 칸거 아이가!"
말이 안나오더군요.. 가만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야 니가 잤냐고 물어봤길래 잤다 칸거아이가. 그리고 내 지금 니 첨보는데 니랑 잤다고 어떻게 얘기하는데?"
A가 그제서야 당황하면서 B한테 묻더군요. 역시 술이 좀 됐나 봅니다.
"야 니 먼데? 얘가 나랑 잤다 캤자나."
B는 어물쩌물 하면서 제대로 대답을 안하더군요.
B응 아주 약간 모자란 얘였는데 술먹고 나니 정신을 못차리고 입안에서만 우물우물 얘기하더군요.
A와 제가 추궁을 하자, B가
"아니아니~ 내가 잤다고오오오오~"
A와 저는 둘다 벙~쪄버렸고, A는 빡쳐서 B에게 막 머라카고 있더군요.
그와중에 저희 아버지께서 뙇! 등산하시고 내려오시는 겁니다.
"너 이새끼 머하고 있어!, 이것들은 머야! 이...새끼가... 내려와!"
"아 네 아버지."
그렇게 첫번째 만남은 끝이 났습니다.
다음날 정신차린 A가 연락왔더군요.
어제 자기 생일인데 이상한말 들어서 너무 기분나빳다. 사과한다고.
"......"
솔직히 A가 좀 이뻤습니다. 약간의 흑심을 가지고.
"그럼 화해도 할겸 밥이나 한끼 먹든지?"
A는 흔쾌히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만나서 밥먹고 몇일동안 연락하고 지냈습니다.
아. 그당시 저는 여자친구와 3년째 사귀고 있었습니다.
아무런 변화가 없고, 학생신분이라 돈은 제대로 벌지도 못하는데, 이것하나 못사주냔 말에 기분이 많이 나빠져 있었고
매일 자기 위주로 얘기를 하는 덕에 정말 진절머리가 났었습니다. 그 와중에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서 A와 연락하고 지냈던거죠.
참고로 23살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귄 여자친구였습니다.
A와 연락하면서 술도 몇잔씩 기울일 정도가 되자 A가 혼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녀의 집에 초대를 받았고, 보수적인 집안에서 보수적인 활동을 하고 있던 저는 그 자유가 너무 부러웠습니다.
그러던 중 무의식적으로 말이 나와버렸습니다.
"와...나도 여기 같이 살면 안되나?"
A가 가만히 저를 쳐다보더군요. 저는 당황했습니다.
"아, 아니다. 말이 헛나왔네"
A는...
"그러든동."
"......"
'머..? 음...내가 헛소릴 들은건가? 청력에 문제가 있나보군. 귀도 작은데 쩝...'
"다시한번 말해봐라. 잘못들은거 같은데 머라캤노?"
"그러든지."
머리속이 휑~하니 비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엄청난 생각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들었죠.
'뭐지?...얘가 나한테 관심있나? 뭐지? 같이 살면...뭔 사단이라도 나는데 그런거 상관없다는건가? 뭐~~~~~~지?'
저는 좀 강하게 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뭐, 그래도 된다면야. 집에 허락맡고 들어오께. ㅋㅋㅋㅋ"
"......"
A는 아무말 없었습니다.
"편할때 온나."
"!!!!!!"
"왜?"
"아..아니다. 그... 그럼 오늘은 이만 들어가꾸마. 연락하께."
그날밤 잠은 다잤습니다...
며칠 후...
부모님께 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단 여자랑 산다는 말만 빼구요.
물론 반대가 엄청났습니다. 욕도 오지게 먹었구요.
저는 자유가 고팠습니다. 결국 짐 대충싸고 나와서 잘살고 난 이후 연락을 하자는
삼류드라마 속의 치기어린 가출청소년의 생각을 가지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녀의 집 앞입니다.
"띠리리~리리~"
"누구세요?"
"어 내 ....다"
"어~"
문이 열리네요~ OO가 들어가죠. (BGM. 사랑해도 될까요)
.......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는 제게 당부를 합니다.
"같이 사는건 된다. 나도 여유가 없고 그러니까 서로 분담해서 돈을 내고, 이상한 행동은 없는 룸메로 활동하는거다. 알았제?"
이에 저는
"오야, 나도 남자다. 그정도 쯤이야 당연히 지키지."
철없는 20대 중반의 가출은 동거로 이어지고 자유라는 사실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아르바이트를 바로 시작하고 돈을 벌면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정말 썸씽은 없었습니다. 믿으세요. 원하시는건 나중에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와 그녀는 여느때 처럼 술을 먹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그녀가 제게 말을 했습니다.
"야 니 웃지마라."
"응? 왜?"
"웃을라면 진심으로 웃어라. 슬픔을 숨기려고 웃지마라."
쿵...
충격이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우울할때나 슬플때는 항상 웃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곤 했습니다.
"니...니가 그걸 어떻게?"
"그냥... 보믄 안다."
심장이 뛰고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한번도 이런말 해준사람이 없었기에... 나혼자 꾹꾹 눌러담았기에...
그 때부터였던가요? 삼류에서 올라간 이류드라마 속의 남자주인공처럼
그녀를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좀 더 챙겨주고 좀 더 위해주고, 그녀가 술먹자 그러면 기꺼이 먹어주고...정말 웃으면서 잘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친한 오빠라는 사람과 그녀와 제가 술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 친한오빠도 그녀에게 관심이 많았나 봅니다. 결혼얘기도 나오고 같이 살잔 얘기도 나오고...
'쿡...그래도 지금 같이 사는건 난데? ㅋㅋㅋ'
뭔가 우월감이랄까요? 괜시레 기분이 좋았습니다.
술을 먹다보니 그 친한오빠라는 사람과 친해지게 되고, 그러면서 어느정도 거리를 뒀습니다.
셋이서 보는 경우가 흔해지더군요. 또 술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나 너 좋아한다. 사귀자."
그 친한오빠라는 자식이 선수를 치네요?
"아하하하하, 형님. 저도 좋아하는데 이거 어쩌죠?"
더이상 숨기면 뺏길거 같더군요.
그 사람놈과 저는 눈빛이 마주쳤습니다.
숨겨왔던 나~의...
이건 아니고 파지직 뿅뿅.
"그래? 좋아, A야 너는 어떻노?"
친한오빠의 물음에 A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아무런 대답없이 화제를 돌리며 술을 먹었습니다.
술자리가 끝나고 친한오빠가 화장실 간사이
술이 많이 됐는지 밖에서 바람을 쐬고 있는 A양 옆에 제가 앉았죠.
"괜찮나?"
"........"
"야"
"니도 내 좋아하나?"
"알고 있는줄 알았는데?"
"뭐 눈치야 까고 있었지. 근데 난 저 오빠도 니도 좋다. 이런걸로 깨지는 거 싫다."
"A야. 이래저래 이런상황이 계속 되어봤자 결국 한사람이 남아야 되는거 아이가? 이럴바에는 차라리 정리하는게 나을거 같은데?"
저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왜냐면 같이 사는 입장이 더 좋을거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몰라...일단 좀 생각해보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 사람놈 몰래 우린 따로 빠지고 같이 집으로 갔습니다.
순간 머리속에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아르바이트하는 학생이지만, 저사람놈은 직장이 번듯한 놈...
우와...이걸 어떻게 이기지? 이래저래 많은 생각을 한 결과.
군대에서 읽었던 책이 생각나더군요. 거기엔 이런내용이 있었습니다.
"여자는 배려에 약한 동물이다."
'이거다!'
그때부터 저는 온갖 배려는 다 해줬습니다. 물론 밀당은 기본전제 옵션이었구요.
제가 우위에 설 수 있는 것은 매일 보는 상황 밖에 없었기에 최대한 마음을 얻어보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2주가 지나 셋이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 친한오빠가 대뜸 말을 하더군요.
"A야, 얘냐 나냐?"
전 속으로 피식 웃었죠
'훗, 성급한 자식. 사람은 기다릴 줄 알아야지.'
"A야. 나는 일단 니가 편했으면 좋겠다. 괜히 이런상황때문에 니가 불편해 하면 아사리 내가 갈께..."
'훗, 이거다!'
A는 조용히 생각하더군요.
"나는......"
2009년 5월 6일
그녀와 처음으로 사귄 첫날밤입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쓰다보니 재미는 있네요. 먼가 속이 후련해 지는거 같기도 하고
처음쓰는거라 글이 너무 힘들긴 하네요... 그래도 욕은 속으로 삭혀 주시길 바랍니다. ^^
욕먹을 상황 정리(여자친구와 관계 정리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거한 점~, 부모님께 거짓말 한 점~ 등등)
보통 사람들의 기억은 마지막 부분이 많이 남는다고 하더라구요.
댓글로 머머한 점~, 이러한 점~ 이러시진 않겠죠?
2편 예고(언제 쓸지 모르겠습니다. 주말엔 쉬어야 해서.. ㅋㅋ)
나 : "우리 헤어지자. 나 더이상 니랑 못사귀겠다."
전여친 : "왜? 먼데? 내가 머 잘못한거 있나."
나 : "아니 잘못한거 없는데, 너무 지겹고, 니 위주고, 내 힘든거는 생각도 안해주고!... 생각해 보니 니 잘못이긴 하네."
전여친 : "아, 알았다. 고치께 헤어지잔 말은 하지마라..."
나 : 내가 이렇게 힘들때 내 진실된 마음을 알아준 한여자가 있다...미안하다. 지금은 그여자밖에 생각이 안나네."
전여친 : "......" "ㅜㅜ"
나 : "또 술이가?"
A : "아 왜? 니 이럴라고 내 사겼나?"
나 : "아니 적당히 마시면 되자나"
A : "아, 짜증난다 구속하지 마라!"
A : "헤어지자"
나 : "왜~ 왜 또 헤어지자 카노!"
A : "그렇게 알께"
나 : "야!! 야!"
뚜..뚜...뚜...
나 : "니 일은...할 생각 없나?"
A : "니 거기 들어가서 돈 한푼이라도 벌어왔나? 지금 이거 다 빌린돈 아이가?"
A : "이사가자. 여기서 못살겠다."
B : "또? 우리 돈없다... 좀만 더 버티자."
A : "씨발 죽어버릴꺼니까 건들지마라!"
나 : "왜이러는데 정신차리라!"
나 : "우리...살자? 응? 행복하게 살자."
A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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