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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에게 묻는다.
-박근혜의 국무회의의 발언에 대한 질문
이하로 기자
●당신이 국가인가? 당신이 왕인가?
●세월호 특별법 요구 서명 450만 국민이 외부세력인가?
●당신과 청와대가 외부 세력 아닌가?
●삼권 분립을 어기는 것은 가이드라인 제시하는 청와대가 아닌가?
우리는 21세기 근대화된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맞는가? 혹시 우리는 왕정복고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녕 우리는 대통령이 아닌 왕을 모시고 살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독재의 잔재를 진정으로 청산했는가?
박근혜의 국무회의 발언을 듣고 많은 국민들이 황당함에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역으로 박근혜에게 돌려준다면 이런 질문이 될 것이다.
당신은 21세기 근대화된 민주주의 나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맞는가?
당신은 스스로 중세 왕정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당신은 당신을 스스로 국민이 모시고 살아야 할 왕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당신은 아버지 박정희와 같은 독재자, 아니 산업화를 일군 그런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가?
박근혜의 발언을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로 세월호를 이제 끝내겠다는 선언을 했다. 박근혜는 유가족들이 주장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독립적인 특별법은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고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닌 것”이라고 책임을 회피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도 박근혜의 발언에 주목했다. 특히 박근혜는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 동의를 얻어 2명의 여당 몫 특검 추천위원을 선정키로 한 여야의 ‘2차 합의안’이 물러날 수 있는 “마지막 결단”이라고 했다.
누구의 결단인가? 박근혜의 결단인가? 아니면 새누리당의 결단인가? 이번 발언에서 박근혜는 삼권 분립 운운 하면서도 결국은 가이드라인을 내려주면서 그것이 자신의 결단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지 않은가? 이는 가족대책위가 밝힌 여당 관계자의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줄 수 없는 이유가 청와대에 대한 공세가 두렵기 때문’이라는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이 발언은 2차합의안을 가이드라인으로 여당인 새누리당에게 밀어붙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닌가? 삼권분립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면서 실제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있는 사람은 박근혜가 아닌가? 이는 독재자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순수한 유가족’, ‘외부 세력’을 운운하면서 세월호 진상을 요구하는 국민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외부세력으로 매도했다. 그렇다면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며 서명한 450만 국민들이 외부 세력이란 말인가? 450만 자국 국민들을 외부세력으로 돌리는 당신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묻고 싶다. 국민을 외부세력이라 칭했으니 우린 당신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님을 선언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둘째는 사라진 7시간에 대해 더 이상 자신을 모독하지 말라는 경고다. 이 부분에서 박근혜는 상당히 격앙된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을 모독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대통령 연애’발언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이다. 그것도 개콘에나 나올 법한 어의변침語意變針을 통해서다.
박근혜가 분노한 설훈 의원의 발언은 국회의장 및 국회 상임위원장단 회동 자리에서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면 더 심각한 데 있다”고 한 것이다. 설훈 의원은 연애 안했다고 말했는데 왜 그것이 자신을 모독한 말이란 말인가?
대통령도 연애할 수 있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연애를 하든 안하든 관심 없다. 대통령이 유부녀도 아니고 독신인데 연애를 좀 한다 해도 뭐라 할 국민들은 별로 없다. 호기심은 좀 있겠지만. 오히려 그 나이 되도록 혼자 살았으니 이제라도 좋은 짝 만나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를 축복할만한 아량을 우리 국민들은 지니고 있다. 그런데 왜 그게 대통령 모독이 되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그런 발언에 심기가 불편한 박근혜의 의식은 다음 말에서 단초를 엿볼 수 있다. 박근혜는 자신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들에 대해 국가와 국민의 위상을 저해할 수 있다 경고하고 있다. 모독적 발언인지는 차치하고라도 왜 박근혜에 대한 모독이 국가와 국민의 위상을 저해한다는 말인가? 박근혜의 위상이 곧 국가와 국민의 위상이라는 인식이 아니고서는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즉 짐이 곧 국가라는 인식이다. 어디서 감히 군주인 나의 사생활을 언급해라는 것 아닌가? 박근혜의 발언이 나오자 새누리당이 설훈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코미디를 연출함으로써 우리는 이 발언의 의도 또한 파악할 수 있다.
산케이 가토 기자의 소환과 조사, 출국금지 등으로 ‘국경없는기자회’를 비롯해 세계유수의 언론으로부터 강한 비난에 직면하는 등 ‘사라진 7시간’의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수세에 몰리자 이를 정치적 국면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검찰 또한 정윤회를 조사했는데 그 시간에 박근혜를 만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쇼도 이 정도면 유치하기가 그지없다. 본말이 전도되어도 한참 전도된 것이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박근혜가 정윤회를 만났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해 꽃다운 학생들을 비롯한 국민 3백여 명이 생떼로 물에 수장을 당한 그 시간에 그 재난 컨트롤 타워의 정상에 있는 박근혜가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가 궁금한 것이다. 간단히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보고를 어떻게 받고 어떤 지시들을 내렸는지를 밝히면 될 일을 거기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자신을 모독했다고 발끈하면 도대체 제대로 된 사고를 가진 사람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군주가 무엇을 하든지 궁금해하거나 밝히라고 요구하면 불경죄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민주주의에서는 대통령은 국민의 종이다. 주인인 국민이 종이 위급한 상황에서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 권리가 있다. 박근혜 모독이 국가나 국민에 대한 위상 저해가 아니다. 이는 박근혜가 국민이나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근혜에게 묻는다.
당신이 국가인가?
당신이 왕인가?
우리는 당신을 국가로도, 왕으로도 인정한 적이 없다.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대통령을 뽑았을 뿐이다. 부정한 국가기관의 개입과 선거부정으로 대통령 자리를 도둑질했다는 의혹을 받는 당신은 오히려 정말 그 자리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기위해서는 국민을 주인으로 섬겨야 한다. 스스로를 국가로 여기지 않고 말이다.
박근혜는 이날 발언에서 “정국이 안정되지 않고 국회가 공전되고 있어서 국민들의 마음은 답답하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며 정치권, 그 중에서도 야당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박근혜는 “국회의원의 세비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므로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며 “만약 국민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에게 그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도 돌려드려야 한다”고 했다. 이는 박근혜가 그리도 강조하는 삼권분립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발언이다. 행정부가 입법부를 향해 협박을 한 것이다. 그런 말은 국민이 할 말이지 박근혜가 할 말은 더욱 아니다.
더욱이 세월호의 진상을 밝히려는 의지도 없고 유가족들이 노숙과 단식을 하며 면담을 요구해도 거부하는 그런 박근혜 임에야.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돌보아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도 사실은 국민을 무시하는 박근혜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이 말을 박근혜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정국이 안정되지 않고 대통령 역할이 공전되고 있어서 국민들의 마음은 답답하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대통령의 세비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므로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만약 국민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에게 그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 및 대통령직도 돌려드려야 한다“
어떤가? 현 박근혜에게 딱 맞는 말이 아닌가? 이번 국무회의 발언으로 박근혜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날 마음도, 유가족들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들어줄 마음도, 세월호 진상을 규명할 마음도 없음을 분명하게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에게 이제 밀어붙이라고 진격명령을 내렸다. 스스로 국민의 대통령이 아님을, 불통 독재자임을 천명했다.
박근혜의 이러한 발언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리멸렬도 한 몫을 했다. 야당은 저 모양이고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할 정당이 없으니 박근혜가 무서울 것이 어디 있겠는가? 박근혜는 이로써 세월호 유가족뿐만 아니라 세월호 유가족들을 지지하는 온 국민들과의 대결을 선포했다. 국민들을 상대로 협박과 대결을 선포한 것이다.
이제는 국민들도, 돌아올 야당도 전면전을 각오하고 나서야 한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을 원하지 독재자나 왕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에게 묻는다.
당신은 왕인가?
당신은 국가인가?
당신은 독재자인가?
과연 당신은 대통령이 할 일이 무엇인지 알기는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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