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몽골 수모, 한국 외교사의 일대 치욕
번호 64974 글쓴이 부천사람사는세상 (ymchi) 조회 276 누리 27 (27,0, 4:3:0) 등록일 2011-8-24 00:15 대문 2
이명박은 몽고에서 美 부통령 바이든을 끝내 만나지 못했다.
몽고에서 바이든과 만남을 기정 사실화 보도했던 한국 언론도 조용하다. 외국 언론을 검색해 보면 오히려 ‘바이든 만난다면서?’라며 한국에 묻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이명박이 바이든을 만나지 못한 것은 한국 외교사에 커다란 수치로 기록될 것이며, 이명박 외교정책에 일대 전환을 가지고 올 정도로 파장이 큰 사건이다.
먼저 이명박의 몽고 일정을 간략히 살펴보자.
그는 21일(일) 밤 늦게 몽고에 도착했다. 22일(월) 몽고를 국빈 방문한 이명박의 첫 일정은 의장대 사열이었다. 그리고 몽고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에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오전에는 수행한 참모와 회의를 가지고 ‘김정일의 러시아 방문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오전에 몽고 총리 및 국회의장을 접견했고, 몽골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몽고에서의 오전은 이렇게 갔다.
점심은 몽고 젊은이들과 오찬 간담회로 진행되었다. 이어 이명박은 동포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실패해도 기회를 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몽고에 거주하는 동포들에게 말했다. 이후 이명박은 ‘이태준 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했다. 이어 몽골 의료관계자들을 만나서 격려했다. 그의 오후는 이렇게 갔다. 저녁은 대통령 주재 만찬에 참석했다.
23일(화) 오전에는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몽고 부총리의 예방을 받았다. 잠시 후 몽고를 떠나기 전 몽고 전통문화인 말타기, 활쏘기, 전통공연을 관람했다. 그리고 이명박은 몽고를 떠났다. 그의 몽고 방문은 조용했고, 떠나는 시각까지 조용했다. 뒤에 나오지만 바이든이 ‘말’을 선물받아서 외신에 크게 보도된 것과 대조적으로 이렇다 할 선물도 받지 못했다. 일국의 정상인데, 같은 날 방문한 미국 부통령이 받은 선물도 받지 못한 것이다. 몽고, 지금 차별하나.
이명박이 몽고에 체류하던 바로 그 시각, 미 부통령 바이든도 몽고에 체류하고 있었다. 22일 오전 중국을 떠나 몽고에 도착한 바이든은 몽고에서 6시간의 짧은 체류를 했다. 도착 직후 의장대 사열을 한 바이든은 몽고 대통령, 총리, 국회의장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그리고 그는 몽고의 전통 씨름을 관람하고, 몽고로부터 ‘셀틱’이라는 이름의 말을 선물 받았다. 이명박과 같이 전통 활쏘기를 한번 하고는 다음 행선지인 일본으로 떠났다.
이명박 도대체 몽고에 왜 갔나?
이명박의 몽고 방문에 바이든이 중요한 의미는, 바이든 때문에 몽고에 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체적인 과정을 보면 이명박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가 고약하다. 바이든이 중국을 방문하고 있던 당시 미 백악관에서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22일 동시에 몽고를 방문하는 바이든과 이명박이 회담을 가질 수도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식으로 말을 흘린 것이다. 말을 흘린 것은 미국이었다.
18일 美 백악관이 공개한 녹취록 내용이다. 바이든을 동행해 중국을 방문 중이던 고위 당국자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국 당국자들과 접촉을 해왔다. 바이든 부통령이 몽골에서 이 대통령과 만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고, 한국측에서도 같은 입장을 전해왔다”고 말한 것이다. 이 보도가 나간 이후부터 국내 언론에서는 22일 몽고에서 한-미 정상급 회담 개최에 힘을 실어서 보도했다.
그런데 백악관측의 태도가 모호하다. 녹취록을 공개한 당국자는 ‘바이든과 이명박이 일정의 기적(miracle of scheduling)으로 같은 날 같은 곳에 있게 된다’면서 두 사람의 회동을 자연스럽게 말했지만, 언론에 소개된 다른 당국자의 말은 또 달랐다. 바이든의 몽골 체류 일정이 매우 짧기 때문에(6시간) 이명박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이다. 백악관이 한국 정부를, 이명박 정권을 ‘부통령 면담’을 활용해 간을 본다는 느낌이 드는 상황인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이명박은 바이든과의 회동에 미련을 두지 않았어야 했다.
그리고 비록 지켜지지 않았지만 부통령 바이든의 한국 방문은 오래 전 ‘약속’이었다.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한 특임장관 이재오가 바이든을 만나서 ‘바이든 올 여름 한국 방문’을 약속했다고 언론에 소개했다. 그랬던 것이 5개월이 흘러 8월 4일 백악관이 바이든의 중국-몽고-일본 3개국 순방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이 누락된 것이다. 백악관에서는 친절하게도 ‘한국 방문도 막판까지 고려 했었다’는 말을 해서 묘한 여운을 남겼다.
8월 4일 한국 방문이 취소된 이후에 백악관 녹취록 공개(18일)에서 나오듯이 이명박 정권은 바이든과 몽고에서 만나기 위해 수 많은 접촉을 했다. 그리고 14일 청와대에서는 이명박이 몽고-우즈벡-카작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 이후의 일은 앞에서 설명한 그대로이다. 미국은 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활용해 한국을 방한할 것처럼(그러나 제외하고), 몽고에서 만나줄 것처럼(그러나 안 만나주고) 분위기만 잡았다.
이명박의 몽고 수모, 한국 외교사 일대 치욕
한국 언론에서 보도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이런 일련의 상황을 가감 없이 보도했다면 이명박 정권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우리 국민들은 수모를 당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런 바이든은 지금 일본에 갔다. 일본 언론에서는 대대적으로 방일을 보도하고 있다. 일본의 위상을 고려할 때 부통령 방일을 부풀린다는 느낌도 받는다. 일각에서는 일주일만 있으면 물러날 간 나오토 총리를 만나러 왜 왔을까 하는 의구심도 나타내고 있다.
바이든이 일본에 가서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이다. 대지진 사태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하는 것이 하나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미-일 공조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바이든은 중국에 가서도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강조했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바이든 만나기를 학수고대했을 이명박을 가볍게 외면하고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물러날 간 내각과 북한 핵문제를 협의한다는 것이다.
6자 회담 당사국의 현재 외교 상황을 보자.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바이든을 보내서 중국 후진타오, 시진핑과 북한 핵과 관련된 깊숙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몽고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명박을 모른척하고는 일본으로 가서 북한 핵 문제를 논의했다. 미-중-일이 북한 핵에 대해 논의하는 바로 그 시점, 북한의 국방위원장 김정일은 특별열차를 타고 러시아 대륙을 누비고 있다. 김정일은 곧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서 깊숙한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다.
북한 핵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대한민국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대통령은 지금 몽고에서 우즈벡으로 넘어가 있는 상태다. 6자 회담 당사국 중에서 미-중-일, 북-러의 5개국 정상들이 직접 나서서 서로간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은 아무도 만나지 못한 채 우즈벡과 4조원에 달한다는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고 언론에 소개되고 있다. 돌아가는 정황을 냉정하게 본다면 지금 한국 대통령이 자원개발 하러 다닐 때가 아니지 않은가.
몽고에서의 외면은 의도적으로 분석된다. 즉, 미국은 이명박 정권을 논외로 하고 6자 회담의 틀을 다시 짜는 분위기다. 이 변화를 주도한 세력은 북한이 아닌가 싶다. 5월 전격적인 중국 방문 이후에 대화의 기류가 형성되었고, 8월 다시 러시아를 방문하는 무렵에는 미국-중국-일본이 본격적으로 무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함, 연평도 문제에 사과하지 않으면 결코 대화는 없다고 큰 소리쳤던 이명박 정권은 대북 강경노선만 고집하다가 지금은 낙동강 오리알 보다 더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다. 6월 초 북한이 공개한 ‘돈 봉투 구걸외교’ 이후로 한국의 외교적 고립이 이와 같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 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대하는 것이 저러한 실정이지 않은가.
마지막 궁금한 내용, 이명박은 왜 그토록 바이든을 만나려 했을까. 미국의 정보를 원했을까? 아니면 미국의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막으려 했을까? 그것은 북한 핵 문제였을까? 아니면 바이든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보면 국익이 아닐 수도 있는데 곧 미국으로 송환 예정이라는 BBK 김경준 문제였을까?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급히 서두르는 이명박을 보면서 곧 공개되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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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자세히 아시는 분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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