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테란의 황제’ 임요환(35)과 ‘폭풍 저그’ 홍진호(33)의 스타크래프트 ‘빅매치’가 성사됐다. 다음 달 6일(현지시간) 열리는 블리자드의 ‘블리즈컨 2015’에서다. e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는 두 전직 프로 선수의 맞대결은 국내 수많은 스타크래프트(스타)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블리자드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다음 달 6~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단일 게임회사 주최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축제인 ‘블리즈컨 2015’를 개최한다. 스타2의 마지막 확장팩인 ‘공허의 유산’의 공식 출시를 알리고, 각종 블리자드 게임의 최신 소식을 전한다. 또 스타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하스스톤 월드 챔피언십 등 인기 e스포츠 세계 대회를 연다. 이 행사는 2만5000장의 입장권이 6개월 전에 동날 정도로 세계 게임팬들의 관심이 컸다.
임요환·홍진호의 대결은 ‘블리즈컨 2015’ 개막식 하이라이트 행사로 치러진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두 선수는 e스포츠계의 전설로 세계 게임팬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며 “스타2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에피소드가 나왔다는 상징성을 감안해 특별히 초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게임팬들에게는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복싱 대결에 버금가는 이벤트”라고 덧붙였다. 블리자드는 두 선수의 대결을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블리자드는 이번에 선보이는 스타2 ‘공허의 유산’에서 사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럴커(가시지옥)를 부활시킨다. 땅에서 튀어나오는 가시로 상대방을 초토화한 스타1의 대표적인 유닛 중 하나다. 여기에는 그간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다른 게임에 빼앗겼던 스타의 자존심을 회복하자는 전략도 담겨있다. 여전히 PC방 게임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10년 전 주요 리그 결승전에서 10만 명 이상의 관중을 불러오던 명성은 퇴색했다. 이번에 블리즈컨 2015에서 ‘임요환 vs 홍진호’라는 빅매치를 준비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홍진호 선수의 럴커를 이용한 플레이를 오랜만에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시 스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