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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문재인' 야당정치 제대로 보여주다! |
[편집위원장 칼럼] 문재인 의원의 단식이 정치권에 주는 의미 |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세월호 유족들이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는 내용의 특별법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것은 지난 7월 14일이었다. 당시 단식 대열에는 총 15명의 유족이 참여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유족들은 하나둘씩 탈진, 병원에 실려가면서 단식 대열을 이탈했다. 결국 마지막까지 남은 유족이 오늘 45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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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 교황이 방한했다. 교황은 광화문 시복식에서 단식 중인 김영오씨를 만났다. 하지만 국내 텔레비전 뉴스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특히 YTN은 아예 단식 중인 유족이란 말을 뺀 채 유족을 만났다 정도로 넘어갔고 MBC도 자세히 듣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도록 뭉뚱그렸다. 그런데 김영오씨 단식 37일 째가 되는 날 부터 광화문에는 김영오씨를 살리자는 인파가 하나 둘씩 자발적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이날 문재인 의원이 단식에 나섰다. 그리고 오늘까지 8일 째 단식 중이다. 그런데 이런 문의원의 단식은 곧바로 세월호 정국의 기류를 바꿔갔다. 추가협상은 없다던 여당이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서 특검추천위원 2명을 유족 측의 합의를 받겠다고 물러섰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여당의 양보를 받았다며 직접 유족 측 설득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여야는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모양새가 오늘의 정국이다.
그렇다면 문재인의 단식은 현 정국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첫째, 야당을 구심점이 있는 집단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현재의 야당은 사실상 구심점이 없는 조직이다. 무수한 계파가 난립하고 그 계파의 이익에 따라 당이 이합집산하는 모래알 집합체라고 해도 된다. 그런데 이는 사실상 문재인 의원의 책임이 크다. 문재인 의원은 어떻든 지난 대선에서 1,500여 만표를 얻은 차점 낙선자이므로 야당의 구심점이 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본인의 정치적 경험 미숙이거나 본인의 성향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를 문재인이 자기정치를 하지 않고 노무현 정치에 계속 몰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년 6개월의 문재인은 그가 현 대통령과 건곤일척 일합을 겨뤘던 차점자라고 볼 수 있는 어떤 행보도 하지 않았다. 노무현 관련 사안을 빼면 모든 현안에선 발을 빼거나 뒷북이었다. 때문에 그를 필두로 당이 하나되지 못했다. 결국 문의원은 전 야당을 대표한 대선후보에서 새정치연합(민주당) 내 '친노계' 수장 쯤으로 격하되어 있었다.
문의원의 이런 추락은 여당이나 대통령에게 차점자로 대우해 줄 필요가 없도록 했다. 그러니 여당이나 대통령은 실질적으로 강력한 정적이 없는 일방통행식 정치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문의원의 이번 단식은 이런 야당을 일사분란으로 결집시킬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이번 단식을 흐지부지 끝내지 않고 제대로 승부를 본다면 야당의 강력한 지도자 문재인이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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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째, 대통령에게 좋은 정치를 하게 이끄는 모멘텀이다.
문재인 본인의 잘못으로 위치가 격하되었지만 어떻든 문재인이란 정치인은 박근혜 현 대통령의 현존하는 최대의 정적이다. 현실 정치계에서 강력한 정적이 없는 대통령이란 일방통행식 정치를 추구하게 되어 있다. 그것은 그러나 대통령 본인도 국가도 국민도 모두가 손해나는 일이다.
있어도 없는 야당, 그것이 1970년대 중후반의 한국 야당이었다. 그런데 김영삼이 1979년 전당대회에서 '선명야당을 주장하면서 이철승을 물리치고 당선된 뒤 강력하게 박정희와 각을 세웠다. 이런 김영삼이 부담스러운 박정희가 힘으로 김영삼을 국회에서 제명하면서 부마사태가 일어났다.
이 부마사태의 끝이 박정희의 죽음이다. 그에 앞서 YH여공들의 신민당사 농성 또한 김영삼의 총재당선이 아니었으면 없었을 일이었다. 총재로 당선된 김영삼이 선명야당 투쟁으로 앞장서지 않았으면 없었을 일이었다. 현존하는 정치권 야당 지도자의 힘이 작용했던 극명한 예다.
당시 야당에도 지금과 같은 잡다한 계파가 있었고 그 모든 계파를 김영삼은 아우르지 못했다. 전당대회에서 연금중이던 김대중의 지원이 없었으면 총재로 당선될 수도 없었다. 당시 박정희 정권과 '형님동생'했던 야당 지도자들...오죽하면 밤에는 여당 낮에는 야당이란 말이 회자되었을까? 이런 야당을 김영삼은 총재가 된 뒤 일사분란한 강경투쟁 대열로 이끌었다. 당내 계파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었고 끝내 박정희를 죽음으로 몰았다.
있어도 없는 야당, 1980년대 초반 한국의 야당이었다. 그런데 김영삼과 김대중이 선명야당을 기치로 내걸고 신한민주당을 창당했다. 이 강력한 선명야당 드라이브는 있어도 없는 야당 민한당을 궤멸시켰고 끝내 전두환 독재를 끝장냈다. 야당이 없는 일방통행 대통령 전두환은 끝내 사형수까지 전락했으며 지금 살아도 산목숨이 아니다.
있어도 없는 야당, 1993년~1995년의 한국 야당이었다. 대선에서 패한 김대중은 정계를 은퇴했으며 정주영은 권력의 압제를 이기지 못하고 자체소멸했다. 이기택이 이끄는 통합민주당이 있었으나 이 야당도 있는듯없는듯 야당이었다. 정적이 없던 김영삼은 야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방통행하다 결국은 나라를 IMF체제로 몰고갔다.
이런 민주당의 지리멸렬은 다시 선명야당이 필요함을 알게했다. 김대중은 정계은퇴를 번복하면서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다. 당시 민주당은 물론 재야까지도 야당분열이라며 극도로 반대했다. 이를 물리치고 당당히 선거를 통해 제1야당의 자리를 차지한 김대중은 대통령이 되었으나 이기택의 민주당은 해체수순을 밟다가 한나라당에 흡수되었다.
위의 예에 나타나듯 현실 정치권에서 정적이 없는 대통령과 여당은 일방통행식 정치를 한다. 그러나 그 끝은 대통령도 여당도 나라도 좋지 않다. 현실정치권 내 현존하는 강력한 정적이 있어야 대통령도 여당도 국민의 눈치를 본다. 권력자가 국민의 눈치를 봐야 좋은 정치가 나온다. 여당이 야당의 힘에 압도되어야 정부를 견인하고 좋은 정책으로 국민들 눈에 들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도 여당도 자기들 맘대로다. 그런 정치는 결국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기들을 위한 정치다.
지금의 새정치연합(구민주당)이 바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야당이다. 구심점이 없는 야당, 대통령과 여당이 적당히 가지고 놀기 좋은 야당. 민생이라는 허울로 적당히 끌고가기 쉬운 야당, 이런 야당은 좋은 정치를 만들지 못한다.
권력과 언론을 이용하여 야당 내 고만고만한 계보수장들을 어르고 뺨치며 서로 견제하게만 하면 자기들 스스로 무너진다. 여당이 야당을 두려워할 일이 없다. 여당이 국민을 두려워할 일이 없다. 정적도 없고 대항할 야당도 없으므로 선거하면 이기는데 적당이 좋은 게 좋은 것으로 보여주는 정치만 하면 된다. 이런 정치판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결국 국민이다.
셋째, 현재 여당의 일방통행식 정치를 끝낼 수 있다.
문재인은 직전 대선에서 1,500만 표를 얻은 후보다. 이 자산은 현 대통령의 강력한 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선자와 단 3%차이라는 극미세 싸움, 그랬음에도 문재인 본인의 정치력 미숙과 한국 민심의 특수성에 의해 언론과 정보기관이 작용하면서 '바보 문재인'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보는 문재인은 다르다. 어떻든 문재인이 현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강하게 대치하면 국제여론은 문재인의 정치를 조명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문재인이 가진 자산이다.
특히 지금은 세월호 정국이다. 세월호 사건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이다. 거기에 교황의 방문으로 세월호 유족의 목숨을 건 단식 사실도 국제사회에 적나라하게 알려졌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싸움의 핵이 유족이었기에 임팩트에 한계가 있었다. 권력과 정치권이 적당히 아울러서 그들을 소수로 만들어가면서 '전국민' 운운하면 소수인 그들이 당한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국제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에 제1야당의 정치지도자로서 직전 대선에서 현 대통령과 건곤일척 일합을 겨룬 뒤 패한 정적이 구심점이 된다면 말을 달라진다. 만약 그의 단식이 열흘을 넘고 보름이 다가도록 권력의 양보가 없을 때 그가 극한으로 가면서 실신하거나 병원으로 실려가면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독재자의 딸이 다시 독재를 한 대통령으로 국제사회에 각인될 수밖에 없다.
이를 알기 때문에 지금 여당과 그 지지세력이 극도로 흥분, 모든 화살을 동원, 문재인 죽이기, 김영오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어제 오늘 갑자기 여당은 이들 때문에 전 국민이 죽어간다며 민생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오늘 최경환도 이완구도 김무성도 그리고 모든 여당의 입들이 민생 운운하면서 세월호와 민생을 이원화하자고 떠드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민생이라면 자신들이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생이라면 언론들이 자신들 편에 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민여론이 세월호 때문에 민생 팽개친 야당이라고 비판적으로 돌아서게 하면 문재인은 슬그머니 단식을 접고 야당은 장외에서 장내로 들어올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만약 여기서 여당의 이런 민생 코스프레에 당하고 여론몰이 드라이브에 당하면서 슬그머니 단식을 접는다면 문재인은 자신의 정치생명도 야당의 정치생명도 국민들의 좋은정치에 대한 바램도 다 잃게할 것이다.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가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음에도 언론은 단신처리에 급급했고 뉴스의 초점으로 삼지도 않았다. 촛불이 광화문과 시청앞을 덮었어도 마찬가지였다. 방한한 교황이 직접 만나는 화면이 떴을 때도 단식 얘기는 빼고 세월호 유족을 만났다 정도로 처리한 언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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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단식을 보도해도 그가 왜 목숨을 걸고 단식하는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재인의 단식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갑자기 김영오씨의 이혼사실이 드러나면서 김영오 죽이기 보도가 줄을 이었다. 그의 딸이 '자상하고 좋은 아빠'라고 밝혔음에도 외삼촌의 '기저귀도 한 번 갈아주지 않은 나쁜 아빠'가 김영오씨의 얼굴이 되어갔다.
왜? 김영오씨와 세월호 유족에 대한 여론을 반전시켜 문재인의 단식에 명분이 없음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그런 면에서 벌써 문재인의 단식은 정치권의 핫이슈임이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묻혀져 가던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대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유족들을 설득하겠다던 박영선과 새정치연합의 기류가 바뀌었다. 협상을 무효화 하고 장외투쟁으로 돌아서게 했다. 이합집산하던 대열을 일단 일사분란으로 바꾼 것이다.
조중동과 언론들의 공격도 사실은 문재인과 세월호 유족들에겐 호재다. 잊혀져가던 사안을 계속 거론하게 하는 것, 그렇게 계속 거론되므로 세월호 사건은 밀려난 현안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안임을 국민들이 알게 된다. 언론은 세월호와 유족들의 단식을 보도하고 싶지 않아서 묻어두려고 했다. 그런데 문재인의 단식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면 묻어둘 수가 없다. 계속 살아있는 이슈가 된다.
재미있는 것은 새누리당의 변화다. 유족들의 단식을 조롱하던 그들이다. 문재인이 단식에 나서자 극도로 비난한다. 그런데 이게 어쩔 수 없는 그들의 한계를 나타낸다. 지금까지는 문재인을 그냥 일개 의원급, 조금 더 나가면 야당 내 친노계 수장급으로 격하하기에 급급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의 언어가 달라졌다. 문재인을 비난하지만 격을 높여준 것이다.
'대선후보를 지낸 야당의 정치 지도자'가 민생을 외면하고 극한 투쟁을 일삼으므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선후보를 지낸 야당의 정치 지도자'란 단어다. 문재인을 비난하기 위해 쓰지만 그 단어는 은연 중에 문재인을 야당의 정치지도자=대통령의 정적으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자연스럽게 야당은 문재인으로 뭉치게 된다. 구심점이 없이 흩어져 있던 야당에게 구심점이 생긴 것이다.
이들은 예전에 안철수가 구심점이 될까봐서 안철수를 극도로 깎어내리고 1인 안철수로 만들려고 했었다. 안철수는 자신의 정치력 미숙으로 이에 당했다. 그런 이들이 급해지자 자신들이 스스로 문재인을 야당의 구심점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이뿐인가.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주도하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8월 25일 처음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다. 이전에는 국회가 민간인에게 끌려다닐 수 있나?가 그들의 논리였다. 그런데 이완구가 그 민간인들을 직접 만났다. 할 수 없이 양보하게 되더라도 그것이 문재인 때문이 아니라 여당이 직접 유족들과 협상하여 이끌어 낸 정치력이라고 치환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그동안 야당만을 협상 파트너로 삼아 고집을 부렸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트릭을 쓰고 있다. 언론플레이로 김영오씨와 문재인 죽이기를 하지만 실제는 절대로 만날 수 없다던 유족대표단을 이완구와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이 만난 것이다. 이런 움직임 자체가 문재인 단식효과다.
넷째, 흩어진 진보세력의 결합효과다.
야3당 의원들 모두가 오늘 청와대 앞에 모였다. 현존하는 야당이 일제히 청와대 앞으로 몰려간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이것도 문재인 단식효과다. 이처럼 문재인의 단식은 지금 정치권의 핵폭탄이 되고 있다. 이 핵폭탄이 터지므로 어떤 정치지형의 변화가 올 것인지는 지금 아무도 모른다. 단식을 하고 있는 문재인도, 그를 비난하는 새누리당도, 그를 지지하는 국민도 비난하는 국민도 그 누구도 모른다. 또 그가 이 단식을 어떻게 종료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단식으로 변화되고 있는 정계의 풍향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급해지고 있음이다. 이로서 1단계는 문재인의 승리다. 하지만 최종 승부는 문재인의 다음 행보에 달려있다. 그가 야권의 구심점이 되고 대통령의 현존하는 정적이 되면서 국민여론을 지난 대선 때와 같은 팽팽한 접전을 이루게 한다면 그것은 문재인의 승리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곧 국민의 승리도 된다.
일방통행식 정치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던 여당과 대통령이 국민의 눈치를 보는 정치를 하게 된다면 그만큼 국민들에게 좋은 일은 없다. 이번 기회에 문재인이 그런 정치를 만들어 낸다면 문재인 본인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야권의 유일한 지도자가 될 것이다. 비로소 문재인이 노무현 정치를 끝내고 문재인 본인의 정치를 하게 되므로 문재인의 정치는 이런 것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효과도 더불어 얻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런 점에서 문재인의 단식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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