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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명의 죽음이 ‘천천히’ 생중계됐다.
언론은 거짓말과 물타기 딱 두 가지만 했다.
국회의원이 일베의 언어로 피해자를 조롱했다.
지능도 공감능력도 없는 대통령은 시키는대로 조문쇼 눈물쇼를 했다.
유병언은 졸지에 모든 죄를 싸짊어지고 전두환급으로 승격했다.
그리고 이 땅에 사는 사람의 절반 정도가 지겹다고 그만 좀 하잔다.
이런 와중에 서명을 하고 집회를 하고 동조단식을 하는 시민들에게 유족들은 고맙다고 한다.
비상식이 상식을 압도한 지 몇 년, 이젠 당연한 현상이 감지덕지가 되고 있다.
유족들이 시민들에게 감사해야 할까?
아니다. (최소한의 상식이 있는) 시민들이 유족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사람 죽여놓고 호위호식하는 전두환은 잠시 제쳐두고 이명박 때부터 돌아보자.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상식 체계는 꾸준히 망가졌다. 잃어버린 10년동안 잠시 움츠렸던 ‘자칭’ 보수들은 갈수록 솔직하고 뻔뻔스럽게 사익을 추구했고, 그 댓가는 힘없는 사람들이 치렀다.
그것을 보며 우리는 분노와 냉소와 희망과 절망을 얼마나 지긋지긋하게 반복해 왔던가.
최소한의 상식과 도리가 있는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가 수십 년간 이어온 이 나라의 적폐를 바닥부터 뜯어고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유족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해야 한다.
유족들을 비하하는 자들 말마따나 그동안 억울한 죽음 많았다.
그 억울한 죽음의 유족들은 울부짖다가 가슴에 피멍이 든 채로 입을 다물어 왔다.
죽은 이의 한을 푼다는 게 이 나라에서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지쳐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유족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그들은 개인적 아픔을 뒤로 미룬 채 놀라울 정도의 이성과 지구력을 가지고 묵묵히 싸우고 있다.
그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건 단순하고 한결 같다. 또한 수준 이하의 인신공격에 대처하는 방식도 의외로 차분하다.
그들의 끈기 덕분에 ‘민생’의 탈을 쓴 각종 영리화 악법들의 처리가 미루어지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특별법이 제정되어 진상이 규명되고 죄지은 자들이 처벌되고 안전대책이 마련된다면 그 열매는 우리가 따먹게 될 것이고, 그때부터 그들은 가족의 부재를 다시 깨닫고 진짜 외로운 추모가 시작될 것이다.
그들은 지금 우리 대신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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