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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21살이 되는 대학생입니다.
꽤 긴 글이지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에겐 고등학교때 부모님과 같은 은사님이 계셨습니다.
물론, 부모님은 두 분 모두 계시지만 아버지의 폭력과 바람으로 중학교때부터 아버지와는 따로 살고있습니다.
집,차,위자료 하나 없이 어머니와 반지하 단칸방으로 들어오면서
달라진 생활에 적응하지 못 하고 어머니 마음을 많이 아프게했습니다.
어머니 비상금을 훔쳐서 가출도 하고, 학교가는척 피씨방에서 하루를 보내면서 고등학교에 올라가게 됬습니다.
모든게 귀찮고 짜증나서 수업 시간엔 자는게 당연했고 야자는 도망가는게 당연했습니다.
그래도 성적은 중하위권 정도는 되니 1학기가 지나 선생님들 모두 포기하고 저에게 신경을 안쓰셧습니다.
2학기가 되고 모의고사 성적표가 나오고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전교 487명중 451등..
공부에 관심도 없고 될데로 되라라는 식으로 풀었지만 이런 결과는 처음이라 굉장히 충격받았습니다.
다음 시험에 400등안에는 들자는 생각으로 굳은 머리로 나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모의고사 성적표엔 목표보다 높은 200등대로 진입했고 공부가 조금 재밌어졌습니다.
제 성적이 눈에 띄게 오르자 선생님과 면담을 하게됬고 선생님께서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격려도 해주셧습니다.
어느 날,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가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고 너 칭찬 많이 하셨다고 굉장히 기쁜 얼굴로 말하시는걸 보니
민망하지만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왠지모를 민망함에 계속 피해다니다가
야자시간에 절 따로 불러내선 참고서와 문제집을 한 박스로 주셨습니다. 너 열심히 하니까 주는거라고 다 풀면 와서 또 가져가라고
중학교때였다면 날 무시하는거 같아 화가났었겟지만 선생님의 배려가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어머니가 기뻐하시는 모습,선생님의 배려가 저에겐 너무나 큰 힘이 되었고 제 성적은 계속 올라갔습니다.
고2가 되면서 선생님과는 굉장히 친해져서 선생님의 가족들과도 만나서 이야기하고 저도 남에게는 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선생님과 나누었습니다. 고2때부터 선생님이 입학 전형과 대학에 대해 따로 알아봐주시고 학교장 추천서까지 받아주셔서 저는 우리나라에 내노라하는 명문대에 합격했습니다.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학교로 찾아가거나 연락을 주고 받고 자주 만나뵈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10월, 선생님이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제게도 너무나 큰 충격이었지만 선생님의 가족분들에겐 엄청난 고통이였습니다.
사모님은 충격에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을 하였고 선생님의 자제들도 굉장히 충격을 받은듯 했습니다.
사모님이 병원에 계신탓에 아이들 둘이서 빈소를 지켯고 너무 안쓰러워서 저도 장례식 내내 빈소를 지켯습니다.
제가 아직 학생이고 저희 집 또한 살림이 넉넉치 않아 금전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없어서 애들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주말마다 카페나 애들 집에서 과외하고 배고프면 밥도 사주고, 처음엔 동정으로 시작했지만 나중에 가선 당연히 내가 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이틀 전인 일요일에 과외를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사모님께서 봉투를 주셨습니다.고맙다고, 용돈에 보태쓰라고, 딱 봐도 현금이 확실해서 거부했습니다.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애들은 제 친동생같은 애들이라 제 동생 제가 가르친다는건데 왜 이러시냐고, 못받겠다니까 억지로 주시더군요.
문 앞에서 5분정도 실랑이하다 결국 받고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20만원이 들어있더군요.
이 20만원이 욕심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이 돈을 거부한다면 사모님이 언짢아 하시거나 미안해 하실거같아 그게 걱정입니다.
이럴땐 어떻게 돌려드려야 하죠? 아님 이 돈으로 무언가 애들이나 사모님께 힘이 되는 일을 하고싶어요.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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