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글대로 결혼하고 신혼여행다녀와서 추석보내고,
다시 중국으로 와서 (중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신혼집 마무리정리 다 했어요.
전에 글 읽어주시고 추천까지 해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이번엔 제 경험중에 나름 뿌듯했던 취직하는 법을 말씀드리려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절대적이지는 않겠지만 참고는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서 올려드립니다.
군대 제대후에 마땅히 할 것 없이 빈둥대고 있었지요.
고졸 후에 잠시 일했던 악세사리 회사는 다시 가고 싶지 않아 새로운 것을 찾고 있었습니다.
군대가기전에 들어두었던 적금을 타서 작지만 돈도 있었기에 새로운것을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찾다가 알게된 3D 그래픽.
학교다닐때부터 낙서하는것을 좋아해서 잘은 아니지만 만화 잘 그린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이게 혹시 나의 재능일까?' 라는 생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컴퓨터그래픽 학원에 등록을하고, 차비라도 벌 생각으로 주변에 알바도 같이 시작하였습니다.
1개월 일러스트, 2개월 포토샾, 3개월 3DMAX 이렇게 6개월과정.
처음 일러스트는 그럭저럭 넘어가고 포토샾도 각각 기능만 익히고..
3개월이 지나 3DMAX부터는 버겁기 시작하더군요.
맥스를 두달 배우고 석달째 접어들때쯔음...
이 정도 속도로 배워서 진짜 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때 마침 옆에서 포트폴리오 만드는 형이 있더군요.
종종 말을 걸면서 친해지고 나서 물어봤는데...학원생활만 2년째..
포트폴리오만 벌써 3달째 준비중이라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듣고 벙.....찌더군요.
이대로 학원을 그만두면 배운거 하나도 못 써먹고 날리는 것과 같은거지요.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6개월 달랑 배워놓고 취직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제가 틀린것이였습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계속해서 이걸 배우면서 투자를 해야할지....아니면 그냥 여기서 접어야할지..
그래픽하는 사람들은 진짜 미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고민만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6개월동안 배운것이 너무 아깝더라구요.
이런 고민을 삼촌에게 말하였고,삼촌은 이런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지금 배우는 일에 관련된 회사를 들어가서 직접 봐봐. 그 일이 너한테 맞는지 안맞는지.."
하지만 이건 말도 안되는 말이였습니다. 대졸에 몇년씩 배우는 사람들도 취직하려고 저 발버둥인데..
가능해보이지가 않았습니다.
그때 삼촌이 방법도 알려주더군요..
그 방법은...
관련 회사를 뒤적이며 찾았습니다.
한 회사를 정해서 찾아갔습니다.
"혹시 사장님 계시나요.."라고 말하자 직원분 한분이 어리둥절하면서 담당자분을 불러주시더라구요.
사람은 뽑지 않는데 뭐보고 왔냐는 질문부터 어떤거 다룰 줄 아냐는 질문들...
어떤것도 속시원히 대답할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말했습니다.
"취업을 하려는건 아니구요. 제가 그래픽 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학원을 계속 다녀야 할지 그만둬야할지 고민하고 있거든요.
돈은 안주셔도 좋으니 출근만하게 해주세요. 복사든 팩스 보내기든 아주 기본적인 일들은 맡겨주시면 하겠습니다.
일을 배우려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어떤 일을 하는지 저와 적성에 맞는지 궁금해서 왔습니다."
처음에 간 업체에서는 거절당했구요.
두번째 간 회사에서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알겠다고 하더군요.
곧 바로 알바는 그만두었고, 다음주부터 출근아닌 출근을하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방해가 되어도 나오지 말라는 말을 들을까봐 출근시간보다 일찍 나갔고, 눈치보며 청소도 미리 해놓고,
최대한 다른사람들 방해안되게 조용히 옆에 앉아서 어깨너머로 하는 일들을 보았습니다.
큰 업체는 아니였지만 광고, 포스터 디자인, 캐릭터디자인, 팜플렛 디자인등을 받아서 하는 업체였습니다.
해외에서 의뢰받은 3D 애니메이션 부분도 있었구요.
이주일째되었을까..저에게 포토샾으로 수정하는 일과 폰트작업으로 편집하는 일을 주더군요.
한번해보라고..배운건 두달이였지만 집에서 매일같이 갖고 놀던게 있어서 기본적인 일은 어느정도 할만하더군요.
물론 직원들이 다시 손을 보기는 했지만, 제 실력에 기대도 안했었는지 괜찮게한다는 평을 해주시더군요.
그렇게 다닌지 한달째..차비로 쓰라고, 40만원을 받았습니다.
기대도 안했던터라 거절했지만 그래야 앞으로 나와도 신경안쓰이겠다며 주시더라구요.
그리고 또 한달동안 가끔씩 일을 주었고, 마찬가지로 청소부터 메일보내는 일등 잡일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다닌지 두달째되는 날..학원비 일부 지원과 작지만 월급을 줄테니 정식으로 출근을 해보는게 어떠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식으로 출근 제의를 받은거지요.
대졸에 몇년씩 배운 사람들보다 실력은 별로지만, 처음 회사를 찾아와서 이런 일을 한것을 보니 평범해보이지는 않는다며,
잘 할 수 있을것 같아서 믿고 시켜보는거라고 하시네요.
그때까지만해도 아직 정확한 결정이 나지 않아서 또 다시 고민을 하였습니다.
직원분들중에 저를 낙하산으로 보는 분들도 계셨고, 철저하게 무시하는 분들도....
물론 이런것들이 저를 망설이게 한것은 아니지만..마침 저 스스로의 생각에는...
지금하고 있는 중국에서 일하는 것이 더 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먼저 왔었거든요.
결국 그 회사에는 정중하게 거절을하고, 나왔지만..살면서 참 좋은 경험을 한번 쌓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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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저에게만 일어난다는 법은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는 법이고, 어떤 것도 그 마음을 막지는 못 합니다.
저도 20대 동안 번 돈을 두번의 사업이랍시고, 벌여놓고 우렁차게 망해서 작년까지만해도 돈 한푼 남아있지 않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취업 그리고 사업..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돈이 있어 사업하는 건 누구나 해. 치킨집을 차리던, 편의점을 차리던..돈만 있으면 사장님 소리 듣는건 쉬워.
근데...돈이 없어도 사업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사업가야. 돈보다 중요한게 니가 하려는 의지야.
취업이든, 사업이든.. 너의 실무능력보다 중요한건 니가 갖고 있는 너 속에 진짜 너의 모습이 더 중요한거야"
(단, 사업은 조금 아니...아주 많이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노력해도 어렵긴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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