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운남동 임방울대로의 주공아파트 쪽에서 운남교를 향하는 오르막길에서 내리막길로 향하는 지점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일단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평소보다 시야 확보가 좋지 못하였습니다.
1차선에서 무진로를 타려고 길게 늘어진 신호대기 차량들의 맨 후미에 브레이크를 밟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호 대기를 하고 있는지 약 5~7초 뒤에 뒤쪽에 모닝 차량이 서더군요.
모닝 차량이 서는 것은 머리를 만지려고 룸미러를 보고 있어서 차량 확인이 가능했었고, 모닝 차량이 뒤에 정차한지 3초가량 흐른 뒤 뒤에서 엄청 빠른 속도로 라이트를 뿜어대는 차량 한 대가 무섭게 다가오고 있더군요...
"어..? 그대로 오면 사고 나겠네?", "아니 그냥 박겠는걸?" 생각하는 순간 퍽 소리가 크게 들리면서 모닝을 들이 박았고, 모닝 앞에 있던 제 포르테 차량까지 받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룸미러로 후방 상황을 모두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 신호 정차시에 밟던 브레이크를 보다 세 개 밟았고 충격에 대비하고자 핸들을 꽉 잡고 있어서 그런지 충격을 크게 받지는 않았습니다.
즉시 비상 깜빡이와 사이드를 채우고 차에서 하차하여 뒤쪽에 계신 분들의 상태를 확인코자 내리는 순간, 바로 보이는 게 모닝 차량의 보닛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가장 먼저 보이더군요...
라디에이터가 터져서 그런지 소음도 상당히 컸습니다.
위험해 보여서 안에서 내리지 않고 있던 여성 운전자분에게 비상 깜빡이와 시동을 끄고 얼른 차에서 내리시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행히도 많이 다치지는 않고 겁만 조금 드셔서 바로 안 내리셨던지 차에서 일단 나오시더군요.
이후 문제의 사고를 일으킨 가해 차량 쪽으로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범퍼는 다 깨지고 보닛까지 다 들려있더군요.
왜 이렇게 가속을 하셨냐 하니까 혼자 웅얼웅얼하는 겁니다.
나이는 50대 초반으로 보였고, 보조석에는 친구분으로 보이는 분도 있었고요.
얼굴이 불그스름한 게 딱 봐도 한잔 한 것 같았습니다.
일단 급한 대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 도중에도 가해 차량에 있는 분들은 내리지도 않더군요.
위의 사진과 같이 3장을 일단 급한 대로 찍고, 사고를 접수하고자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하고 있는 도중에 여성분이 제 등을 두드리더군요.
가해 차량이 도주를 했다고... 이때 주변 소리가 시끄러워 한쪽 귀를 손으로 막고 통화에 집중하느라 가해 차량이 도주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었습니다.
순간 멍~ 해지더군요.
재빨리 핸드폰을 열어서 사진을 보니 찍어 놓은 사진에 차량 넘버가 보이지 않는 겁니다...
다행히도 여성분께서 번호를 외우고 계시더군요.
잊어버리실까 계속 번호를 되풀이해서 반복하여 되뇌고 계셨습니다.
제가 그 번호를 빠르게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 놓았죠.
여성분께서 도주하고 있는 차량의 뒷번호 판을 기억해 준게 천만 다행인 것 같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바로 112에 신고를 하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2차 사고를 예방하고자 트렁크에서 삼각대를 꺼내어 약 30~40 미터 떨어진 곳에 삼각대를 설치하였습니다.
이후 여성분과 저는 각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하였고, 경찰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삼각대를 제가 설치 했음에도 불구하고 뒤쪽에서 2차 사고가 나더군요... 좀 더 멀리 설치를 했어야 했었나 봅니다...
아무래도 오르막에서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보니 과속을 하면 평소에 위험한 구간이기도 했고 비까지 내리고 있던 게 화근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보험사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여 사고 경위 및 도주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들을 기록해 가더군요.
제 차량은 뒤 범퍼 깨짐과 휀다에 유격이 생겼고, 여성분의 모닝 차량은 앞뒤로 다 밀려서 폐차 수준으로 판단이 되더군요.
약 2시간 뒤에 경찰서 교통조사계의 담당관님의 전화가 오더군요.
조서 작성이 필요하다고...
한 1:30 정도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질의응답식으로 설명드리니, 직접 타이핑을 해서 조서를 작성해주시더군요.
저는 제가 연필이나 볼펜으로 육하원칙에 필기를 직접 해야 하는지만 알았습니다...
담당관님이 해당 사건 접수 이후 저를 부르시기 전에 차량번호 조회하여 차량 소유자의 주소에 직접 다녀오신 상태였고, 가해차량 운전자는 아직 집에 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핸드폰도 물론 꺼져 있고요.
가해 차량의 와이프 되시는 분께서 경찰들이 들이닥치니 많이 놀라셨다고 합니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뺑소니 사고 인지라 두서 없이 스토리 정황 하게 읊어 보았네요.
사고 당시에는 안 아팠는데.. 잠자려고 누웠더니 목덜미가 뻐근하여 키보드 잡고 이렇게 글 남겨봅니다...
다들 안전운전 방어운전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