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출준비를 하다가

나ㅡ박근혜가 계속 교황 쫓아다닐라 그래서 골치아픈가봐

 엄마ㅡ아이고. 박근혜도 천주교 신자니까 얼마나 교황님 뵙고 싶었으면

나ㅡ그런 의도가 아니잖아 

엄마ㅡ그럼?

나ㅡ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데다 켕기는 게 있으니 자꾸 얼굴 비추는거 아니야

엄마ㅡ순수하게 보고싶을 걸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마라

나ㅡ(슬슬 화남)순수?  순수????? 순수한 사람이 교황이 간소히 해달랬는데 화동 부르고 축포쏘고 공연까지 해?

엄마ㅡ얼마나 반갑고 좋았으면 그렇게 했겠어?

나ㅡ교황이 하지말랬는데도?

엄마ㅡ그래도 해주고 싶으니까 국빈이니까 그렇게 하는거지

나ㅡ상대방 의도는 무시하고?

엄마ㅡ무시한게 아니라 그만큼 좋으니까 그런거지

나ㅡ(심호흡 하고) 어제 교황님 공식 연설은 한마디 한마디 콕콕 박히던데 박근혜는 전혀 못알아들은듯

엄마ㅡ넌 너무 좀 그러지마라. 순수하게 좋아서 옆에 있겠다는데 그게 왜?

나ㅡ엄마는 32일째 단식하면서 우리애 왜 죽었는지 좀 알게 해달라는 사람은 안보여?

엄마ㅡ그럼 너도 가서 단식해!

나ㅡ내가 왜 단식을 해?  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건데 왜?
그 사이비 종교 신천지나 믿는 여자가 무슨 순수? 우습다 진짜!

엄마ㅡ사이비 종교 믿는거 니가 봤어?

나ㅡ봤어! 봤어! 신천지 박근혜 써있는것도 봤고 천도젠지 뭔지 하는것도 봤다!  다 봤다!!!!!

요까지 하고 집 나왔고
이후로 엄마랑 한마디도 안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천주교 신자면서
교황님 보며 감동이라고 눈물을 훔치더니
그러면서 세월호 희생자들은 정말 안타깝긴해도 나와 상관없는 남일이고
박근혜는 순수하고 좋은 사람인가 봅니다

제가 세월호에 탔어도 엄마는 계속 저랬을 것 같네요

더 슬픈 건
많은 사람들이 우리 엄마와 같다는 것...

너무너무 슬프고
화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