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동의가 우선이지만 한국 선수 중에서는 단연 오승환이 영입 1순위 후보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가 오승환의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릭스의 관심은 여전했고, 뜨거웠다.
오승환을 향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가 오승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사진=MK스포츠 DB
올 시즌 종료 후 오승환은 국내 FA자격을 얻는다. 단 8년차 대학졸업 FA 대상이기 때문에 규정상 해외진출은 소속구단 삼성 라이온즈의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하다. 오승환 본인은 이미 지난해 해외 진출 의지를 내비친 상태.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7)와 통산 세이브(257) 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향한 관심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뜨거워지고 있다. 한일 양국 모두 오승환 정도의 수준의 클로저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21일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는 “오릭스가 오승환의 영입에 착수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민감한 시기인 동시에 오승환이 삼성 라이온즈의 소속 선수라는 점에서 파장은 컸다. 오승환의 이적은 삼성의 동의하에서 포스팅시스템으로만 가능했기 때문. 이후 오릭스는 “현재 소속구단인 삼성의 해외 진출 동의하에 영입을 시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 발자국 물러났고, 오승환도 해외진출에 대한 입장을 접고 구단과 연봉 협상을 맺었다.
그렇다고 오승환을 향한 오릭스의 관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12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만난 오릭스 스카우트 관계자는 “일단 오승환은 삼성의 선수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삼성의 허락이 떨어져야 한다. 지금은 ‘관심이 매우 많다’는 정도가 우리의 입장이다”라면서도 “다만 오승환 선수가 해외 FA 시장에 나온다면, 한국 선수 중에서는 단연 1순위로 영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승환의 FA를 앞두고 내부 방침은 더욱 확고해졌다. 오승환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는데다, 팀의 내외적인 상황이 겹쳐졌다. ‘아직’과 ‘만약’이라는 단서가 붙지만, 시장에만 나온다면 단연 영입 1순위라는 것이 오릭스의 입장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성공에 대한 확신. 관계자는 “매우 훌륭한 투수다. 오승환은 직구가 매우 좋고 빠른데다 변화구도 날카롭다”라며 “특히 마무리로 활약한 한국에서의 커리어도 아주 좋다. 최고의 클로저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승환이 지난해 7월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개인 통산 228세이브째를 기록, 종전 한국프로야구 개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한 이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오승환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높았다. 관계자는 “당장 이대로 일본에 진출한다면 12개 구단 어디에서도 마무리 투수를 맡을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이 우리 측의 판단”이라며 “보통 특급 마무리 투수의 기준으로 꼽는 30~40세이브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는 확신을 내비치며 성공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쳤다.
오릭스의 팀 사정도 오승환이 절실히 필요하다. 올해 마무리 투수로 활약중인 히라노 요시히사는 2012 시즌 후반기부터 기시다 마모루에게 바톤을 이어받았다. 지난해는 79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 4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2.15로, 성공적인 마무리 신고식을 치렀다. 올해 역시 1승6세이브 평균자책점 0.56의 철벽 활약을 펼치고 있다. 16경기서 단 9안타와 1사사구만을 허용하며 실점을 1점으로 틀어막고 있는 완벽투.
불펜 투수로서의 능력은 이미 충분히 입증됐지만 마무리투수로서의 경험과 표본이 적다는 점이 오릭스의 불안의 근거. 또한 히라노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부분은 아쉬움이다. 히라노는 최근 몇 년간 뛰어난 활약으로 오릭스의 불펜진을 든든히 지켰다. 올해 오릭스는 히라노의 부재를 크게 느끼고 있다. 올 시즌 오릭스의 허무한 패배에는 히라노 이전 불펜에서 역전을 허용하거나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많은 이닝 소화능력을 지닌 히라노를 마무리 투수로만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때문이다.
두 사람의 클로저 후보가 생기는 것이지만, 오릭스 관계자는 둘의 시너지 효과를 예상했다. 관계자는 “누구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지에 대한 판단은 감독님의 몫이지만 두 사람이 불펜에서 어느 역할을 맡던지 간에 만약 영입이 성사된다면 오릭스 불펜의 경쟁력은 매우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승리 공식 탄생에 대한 기대였다.
오승환이 시즌 종료 후 FA로 풀린다면 국내서는 가장 먼저 삼성이 잔류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만약 둘 간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삼성이 오승환의 해외이적을 막을 명분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협상이 결렬된다면 오히려 해외이적을 반길 입장이다. 오승환을 필요로 할 구단들은 오릭스 외에도 많다. 복수의 구단이 오승환의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오릭스로서는 내년 한국 최고의 수호신을 잡아야할 이유가 있다. 2014년은 오릭스 버펄로스의 공식스폰서인 금융기업 ‘오릭스’의 창립 50주년이다.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시기를 기념해 내부적으로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면서 “이대호의 잔류에에도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겨울 공격적인 트레이드와 전력 보강 시도에 이은 ‘강한 오릭스’ 만들기의 일환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향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410&article_id=0000074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