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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야 비판을 받는 것이고, 12일 일요일 경기는 감독에 의해서 대참사가
일어났다고 봅니다만...
매번 똑같은 선동열 비판론은 그 근거라는 게 참.... 뭐랄까.... 애매해서 정리해 봅니다.
1.선동열 감독은 승부 근성이 없다?
기본적으로 프로야구 감독에게 있어서 '승부 근성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128경기를 하는데, 감독이든, 선수든 그 누가 1경기라도 지고 싶어서 지겠습니까?
선동열 감독이 승부욕이 없다라는 근거로 '5할 승부론'을 내거는데, 이 5할 승부론은 어느 감독이나 말
을 하는 것입니다. 왜 유난히 선동열 감독에게 5할 승부론을 들먹이면서 '승부욕이 없다'라고 비판하는
지 이해 불가네요.
기본적으로 프로야구는 100경기를 넘게 하는 장기 레이스입니다. 그 장기 레이스에 맞게 운영을 하는게
감독이죠. 감독이야 6할 승률, 7할 승률 이상도 하고 싶겠지만, 현실은 5번 경기에서 3번만 이기면 최소
한 2위, 즉, 우승권입니다.
올해는 신생팀 창단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3연전 시리즈에서 2승 1패만 꾸준히 하면 압도적인
우승을 하게 되죠.
그러나 현실은 아무리 강팀이라도 초반부터 투타가 맞아서 내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설령 강
팀이라도 6개월간의 대장정에서 위기가 오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30년 역사상 시즌 내내 위기 없이 우
승한 팀은 거의 없습니다.
과거 타이거즈 왕조를 이룩했던 해태도 4-5월에는 죽쓰다가 5월이 넘어가면서 치고 올라가는 특성을
가진 팀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우승권 팀이라도 위기는 올 수 밖에 없고, 전력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
에서 5할 승률을 최대한 지키면 충분히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09년도 기아를 우승시켰던 조범현 전 감독도 팀의 위기 상황이 6월까지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한때 승패마
진이 -7까지 벌어졌는데, 6월까지 끝끝내 5할을 지키면서 7월 이후로 부상 선수가 돌아온 이후로 8월까지
미친 행보를 보이며 우승을 했습니다.
작년 삼성의 경우는 처음부터 잘했을까요? 강력한 우승 전력이라던 삼성도 5월까지는 정신 못 차리고 있었
지만 5할 이내의 승률을 지키며 상위권과 격차를 최대한 벌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결국에는 투타가
맞아 떨어지면서 한 번 치고 나간 뒤로는 그대로 우승을 차지했죠.
그래서 선동열 감독을 제외하더라도 모든 감독이 장기레이스에서 5할 승부론을 외치는 것입니다. 5할 승부
만 해준다면 1위팀이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지 않는 이상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 때문입
니다.
이런 방식을 좀 깬 팀이 SK였는데, 김성근 감독 시절에 SK는 오히려 4-5월에 독주를 합니다. 무리해서라도
초반에 치고 나가서 1위를 독주합니다. 그런 SK도 여름에 오면 위기가 찾아오죠. 이미 김성근 감독은 그 위
기까지 계산을 해 놓은 상황에서 역시 위기 기간에 5할은 커녕 4할 승률만 버텨도 1위를 확정 짓는다라고 말
하기까지 합니다.
김성근 감독 시절 SK가 5연패, 7연패 당하는 경우는 그 위기 기간에서 나오는 것이죠. 감독은 4할 승률로 버
티면 된다고 말을 하더라도 팀이 힘든 상황에서 그 4할 승률 유지도 힘든 경우가 나오죠. 그 기간을 벗어나면
다시 독주를 한 김성근 감독의 SK였지만...
결국에 말하고 싶은 것은 감독마다 한 시즌을 이미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강팀이라도 반
드시 위기 상황은 오기 마련이고 그때 나오는 게 5할 승부론입니다. 어떤 감독이든지 5할만 지켜주면 리그 중
반 넘어서 전력이 약한팀들이 쳐지기 시작하면 우승할 기회, 즉 독주가 가능하다라고 계산을 하는 것이죠.
위기 상황에서도 6할 승률, 7할 승률 하고 싶은 것은 선수보다 감독이 더 할 겁니다. 그러나 현실은 6할 승률이
면 우승에 도전해볼만 하기 때문에, 어떤 감독이든지 기회를 지켜보는 것이죠. 5할 이상으로 최대한 버티면서,
우리팀이 치고 나갈 수 있을때... 그 때가 보통은 올스타전 이후죠.
그때부터는 거의 진검 승부니까요.
그리고 경기 후반에 2-4점차로 뒤지고 있을때 경기 포기한다?
이것도 사실 깔 게 못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프로야구는 10경기 하는 게 아닙니다. 128경기를 하는데, 중요한
것은 선수들은 한정되어 있죠. 선수들을 막 굴릴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5회 이상 리드하는 팀이 이길 확률은 90%가 넘어갑니다.
반대로 말하면 5회까지 뒤지고 있을대 이길 확률은 10%가 채 안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역전승을 할 때 더욱
짜릿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어제 기아가 역전패를 당했는데, 어제 경기 제외할때까지 기아는 5회 이상 리드시 14승 1패를 기록하고 있었
습니다. 그 허약한 불펜을 가지고도 기아가 5회 이상 리드하면 다른팀들이 이기기 힘들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 상황에서 필승조를 넣고 그래야 한다고요?
그건 선수 잡는 일이죠. 다시 말하지만 프로야구는 하루 이틀 하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무리한 승부는 선수들 혹사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내년 시즌까지 암울해지죠.
예전 프로야구를 보면 단기전이라 볼 수 있는 가을 야구에 무리하다가 선수 생명 갉아 먹는 게 한 둘이 아니었
습니다.
7회 2-3점차 뒤지고 있는 필승조 안 넣고, 상대에게 승부 안 건다라고 감독에게 승부욕이 없다는 말은 이해가 안
될 따름이네요. 야구는 컴퓨터 게임이 아니잖아요?
@
2.사람을 생각하지 않는다?
양준혁이나 이종범 은퇴 건을 두고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뭐, 저도 기아팬이라 이종범 은퇴 건은 상당히 화가 나긴 했습니다.
그런데 레전드 선수들 은퇴건을 두고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한편으로는 감독이라는
자리가 그럴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라고도 보이네요.
감독이 팀을 맡으면 전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팬들이 원하는 야구과 감독이 생각하는 야구가 다를 수 도 있
습니다. 그렇더라도 감독은 자기만의 야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성적으로 평가를 하면 됩니다.
양준혁이나 이종범 은퇴건을 보면 선동열 감독이 현 한화 감독인 김응룡 감독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김응룡 감독도 과거 해태 왕조를 꾸릴 때에도 고참 선수들에 대한 그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죠. 그렇다고 해서 김
응룡 감독이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감독으로 불리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팀 성적이 너무나 좋았으니까요.
더구나 김응룡 감독은 자기 집에서 몇몇 선수들을 먹여서 운동 시키기도 했고, 선동열 감독도 아마추어 야구 등에 좋
은 일도 많이 하시죠.
그래서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비판은 좀 아니라고 봅니다. 모든 감독이 고참 선수들을 홀대하는 것은 아니겠
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감독이 고참 선수들을 특별히 배려할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그냥 감독만의 야구 철학이 다
르고, 감독이란 자리가 또 그렇게 만든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프로로서 성적으로 내면 됩니다.
@
3.승부에 방어적?
승부에 방어적이라는 뜻이 뭔지는 제대로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적어 봅니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어떤 야구를 하든지, 전 강공이 좋습니다. 흔히, 빅볼 야구라 불리죠. 전 그게 좋아요.
그런데 나름 합리적인 희생 번트는 이해합니다.
작년에 기아는 압도적인 희생 번트를 기록하죠.
흡사 과거 SK를 보는 듯 했습니다. 김성근 감독 시절에 희생 번트 숫자가 제일 많았습니다. 엄청 났죠.
하지만, 역시 이에 대해 논란이 나오지 않았던 건 성적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작년의 기아는 중심타선이 없었습니다.
야구라는 특성상 장타 없이는 득점이 정말 힘듭니다. 스코링 포지션인 2루에 가려면 반드시 주자의 도루
혹은 희생번트나 팀배팅을 통한 진루타가 필요하죠.
이런 진루타를 없앨 수 있는 게 바로 장타입니다.
그런데 부상 및 부진으로 클린업이 시즌 내내 구멍입니다. 이 상황에서 득점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난주 기아 타선이 침묵했던 이유도 중심 타선에서 2루타 이상의 장타가 거의 터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자가 나가도 2루를 밟는게 홈 밟는 것보다 더 어려웠죠.
그렇다면 벤치에서 1점이라도 쥐어짜내려면 작전을 걸어야 하고, 대부분의 감독은 1안타에 1득점이 가능
한 희생번트 작전을 가장 많이 합니다.
작년에 기아가 희생번트를 압도적으로 1위를 했습니다. 클린업의 부재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놀랍게도 득점은 전체 3위였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클린업이 제대로 활약했다면, 희생번트를
댈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죠.
선동열 감독이 희생 번트를 많이 댄다?
현재까지 희생번트 기록입니다.
기 17
삼 18
롯 18
스 22
넥 12
한 18
엘 28
엔 11
두 15
지난 주에 타선이 너무 할 정도로 침묵해서 번트가 좀 늘어났는데, 올해는 번트를 많이 대지
않습니다. 리그에서 평균 정도죠.
그리고 빅이닝 빅이닝 하는데, 지금 기록은 잘 모르겠지만,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빅이닝(3점 이상)이 가장 많았던 팀도 기아였습니다.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이 없다?
기아는 도루 갯수(3위)가 많습니다. 그리고 도루 성공률(2위)도 높은 편이죠.
그리고 선동열 감독이 작년부터 말끝마다 뛰고 또 뛰어라라고 주문하죠.
@
4.선동열의 기아는 강한 느낌이 없다?
일단 이것은 섣부릅니다.
올해 끝나고 평가할 일이죠. 선동열의 기아는 강한 느낌이 없다라고 지금 말해봐야,
만약에 우승이라도 한다면 어떤 말씀을 하실지?
선동열의 기아는 강하지 못하다고 말하면서,
근거로 2010년부터 계속 '이러이러한 문제점들이 이어진다'?
2010-11년 감독은 조범현 전 감독이었습니다.
2012년은 선동열 감독의 운영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2011년 후반기에 당했던 부상
선수들이 그대로 이탈해서 한 시즌을 운영했죠.
FA 선수들을 계속 사왔다?
선동열 감독 시절 FA 선수 사온 선수는 김주찬 하나입니다. 그 김주찬은 몇 경기 뛰지도 못하고
부상으로 이탈을 했고요.
불펜문제를 거론하자면,
불펜을 중심을 이끌었던 선수는 조범현 감독 시절에 손영민, 유동훈, 곽정철이었죠.
특히 손영민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조범현 감독 시절에도 불펜은 심동섭 하나의 발견을 했는데,
그 심동섭마저 11년도에 활약하고 12년도부터 부상때부터 제 역할을 못했습니다.
막상 선동열 감독이 취임했을때는 불펜이 전무했죠.
손영민은 부상과 사생활로 이탈, 곽정철 군 문제, 유동훈은 하락세, 심동섭 부상.
불펜은 물려 받은게 하나 없는 상황에서,
작년에 박지훈과 홍성민 신인으로 버텼습니다.
결국에는 박경태나 진해수를 키우지 못한 점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투수쪽에서
낮게 평가할 감독은 아닙니다.
2년간 부진을 한 양현종을 리그 에이스급 선수로 리바운딩 시켰고, 조범현 감독에게 기회를 받은
김진우도 작년부터 화려하게 부활을 했죠.
불펜은 일단 용병이었던 앤서니를 마무리로 돌리면서 성공하는 모습이고,
여러 신인 선수들을 선발 및 불펜에 투입하면서 경험을 쌓게 하는 모습이죠.
이에 대한 평가는 시즌 후반 혹은 시즌 끝나고 해도 늦지 않습니다.
애초에 받은 불펜도 없고, 무에서 유를 만들어가는 시기인데요.
@
마지막으로 올해 기아 성적이 어찌될런지 모르겠지만,
근거 없는 비판은 별로였고요.
하나 동의하자면, 재평가는 이뤄지겠죠.
우승을 하든, 못 하든... 그에 따라서...
그런데 우승을 하더라도 팀과 팬을 이끌어갈 만한 감독은 아니다?
이 말은 좀 실소가 나옵니다.
애초에 팀을 이끌지 못하면 우승을 못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승을 하면, 어떤 운영을 하든지, 혹은 어떤 야구 철학을 갖든지,
팬은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SK왕조를 이룩했던 김성근 감독이 보여줬죠.
타팀 팬들은 그의 야구를 싫어했지만, SK 팬들은 김성근 감독에 대한 충성심?
아니, 신뢰가 깊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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