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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44341
    작성자 : hj1048
    추천 : 148
    조회수 : 11776
    IP : 14.37.***.77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0/13 06:23:45
    원글작성시간 : 2012/10/13 02:54:51
    http://todayhumor.com/?humorbest_544341 모바일
    여보에게

    여보에게.

     

    여보.

    우리가만난지7년이지났고.

    우리가결혼한지1년이지났고.

    우리의 아기가 태어난지 100일이지났어.

    가장행복하게살기에도 모자를 이기간에 우리부부에게.문제가있었지.

     

    먼저.여기에다 글을쓴건.

    여보에게 편지를써야할까.카톡으로보내야할까.

    서로마주보면서얘기를 하기에는. 또싸움으로 번지지않을까해서.

    여보가 매일같이 들여다보고 들여다보는 이 사이트에 글을 남기기로했어.

     

    여보도알다시피.결혼을하자마자.임신을했고.아이를낳앗어.

    여보따라 부천에온거라.동네에 아는사람한명도없었고.

    친구들은결혼한친구들이 한명도없었고.여보랑 싸우더라도.

    고민을 말할 사람이 없었어.

    여보는 가족과 친구들이 다 근처에 살아서.

    새벽이라도 부르면 술한잔하면서 친구들하고 털고했지만.

    난 친구들한테 말하자니.내결혼생활이 불행해보이는거같아.싫었고.

    부모님한테 말하자니 속상해할꺼같아서. 밤에 울면서도 어디갈때 한군데없었어.

    임신해서 몸이 무거워 돌아다니지 못할때부터 우울함이 조금생겼던거 같은데.

    아기를 낳고부터. 더 그랬던거같아.

    사랑스런 아이를 낳아서 너무 행복한데.그행복은지금도마찬가지인데.

    신생아라 2-3시간마다 깨어서 젖먹이고.재우고.그러면서 잠도제대로못자고.몸도아프고.

    밖에나갈수도 없었고.하루종일 집에 갇혀서 있으면서.

    여보가 퇴근하는 시간만 기다리곤했어.

    여보는 술을 좋아해서 퇴근해서도 일주일에 3-4번씩 친구들하고 술을 마셨고.

    집에서 마시는걸 좋아해서 매일 집에서 늦게까지 마셨지. 그렇게 놀고.난 또 힘든몸으로 그걸 다 치우고.

    쌓여가는 술병에 나도 한숨이 늘어갔어.

    어쩌다 술안마시는 날이면 같이 저녁먹으면서 오붓하게 얘기도 하고 싶었는데.

    오빠는 한시도 핸드폰을 손에서 떼지않았어. 항상 인터넷 기사를 보고. 오유를 읽고. 하루종일 폰만 들여다보고있었어.

    말을 시켜도 투명인간처럼 대답도 안하고. 하고싶은말만 하고.

    우리가 하루에대화하는 시간이 30분도 되지 않았던걸 오빠가 알까??

    맥주를 마셨으면 쓰레기통에 버릴줄 알고. 아이도 있으니 집에오면 손과발을 먼저 씻을줄 아는 오빠가 되길 난 바랬었었어.

    낚시를 배우고 싶어서 외박하겠다는 오빠를 못가게 했던건 . 주말에 드디어 오빠랑 같이 있는데 그마저도 가버리면 난 정말 외로웠어.

    거짓말을 하면서 낚시 갈려는 오빠가 너무 화가났었어. 그래서 엊그제밤부터 생각해보니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여자 같았던거야.

    내가 여보에게 바랬던게 너무 많았던걸까? 내가 바라기만 했던걸까?

     

    나도알아.

    여보가아침일찍나가서 힘든일을 하고 집에와서는 좀 잔소리 듣지않고 하고싶은거 하면서 푹쉬고싶은거.

    내가 애보는게힘들다고 하지만. 회사생활 하는 여보가 더 많이 힘들겠지.

    맞벌이는 못하지. 집 대출금은 많지. 식구는 늘었지. 오빠가일 그만두게되면 우리는 어떻게 사나.

    하루에도 수십번씩 손님한테 욕먹고 직장상사한테 구박받아도 때려치지못하고 꾹 참구 일해야하는거.

    회사에서 스트레스받는거 퇴근하고 친구들하고 술한잔 먹으면서 풀어버릴라고 하는거.

    나도 알고 이해할라구 많이 노력하는데 이따금씩 한번 보이는 단점이 점점 더큰 단점으로 보이고 힘들어졌어.

    임신했을때도 오빠한테 모먹고싶다고 사달란적 내가 한번이라도 있었어? 오빠가 피곤해서 나가서 사오기 힘들까봐 말도안꺼냈어.

    나라고 새벽에 먹고싶었던게 없었던거같아? 집안일도오빠가한번 도와준적있어? 출산하는날 아침설거지까지 내가했었어.

    서운한게 쌓이고 쌓이면서 자꾸 우울하게 됐던거같아.

    미안한점이 나도 많아.

     

    아무이유없이 갑자기 우울하다고 짜증내는 나를 받아주기도 힘들었겠지 오빠도.

    안방에서 울고있었는데. 거실에서 오빠가 형님한테 정말 죽고싶다고. 30년살면서 내가 정말 진심으로 자살을 생각했었다고.

    라고. 했던 그말이.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어.

    여보가 잘해준것도 많은데 말이야. 왜 그런것들은 생각조차 안났던건지.

    아직도 내가 많이 부족해. 여보를 이해하지 못한것들이 많았지.싸움은 항상 쌍방이지.한쪽만 잘못한경우는 거의 없지.

     

    우리가 너무나 사랑해서 결혼한거구. 눈에넣어도아프질 않을 아이가 지금 우리옆에 있어.

    지금 내옆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웃고있는 아들이.

    이 아이의 행복은. 우리가 행복해야 우리 자식도 행복하게 키울수있는거야.

    나는 불행했던것보다. 행복한게훨씬더 많았던걸 잊고 살았어. 요몇달간.

    한발자국 더 뒤로 물러나서 오빠를 이해할꺼고. 오빠를 아낄꺼야. 오빠도 날 이해해주고. 아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책도읽어줄수 있는 아빠가 되길바래.

    우리 아이에게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자. 우리..

     

    왜여기다 이딴글을 쓰냐고 여보가 욕할지도 모르겠지만. 많은사람들이 보는 여기에는.

    각자 수많은 고민과.수많은 행복과. 기쁨과. 눈물이 있지. 오빠가 매일 보는여기에.

    지금은 이런 다짐을 쓰지만. 앞으로는 누가봐도 부러울 행복한 부부가 . 그리고 가족이 되있길 바라고 원해.

    내마음은 그래. 오빠가 이글을 보고 마음이 좀 풀려서 우리가 내일. 아니 오늘 주말에는 맛있는 저녁을 먹으면서 웃을수있었음 좋겠다.

    세상에.가족보다 소중한건 없어.

    지금 나한테 우리가족보다 소중한건 없어.

    사랑하구 많이 미안했어.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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