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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544322
    작성자 : 익명cXFqZ
    추천 : 5
    조회수 : 298
    IP : cXFqZ (변조아이피)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3/01/14 00:52:23
    http://todayhumor.com/?gomin_544322 모바일
    내딸서영이 보는 사람? 정말 그게 그렇게 죽을죄라고 생각하나?

    요즘 K본부에서 하는 드라마 내딸서영이 보면서 사람들 말이 많더라, 

    서영이가 불쌍하다는 얘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와중에도 그래도 어떻게 살아있는 아버지를 죽었다고 하냐는 사람들도 더러 있고. 

    난 진짜 처음 이 드라마 보고 난 주말 저녁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름  


    난 엄마였음 

    그 여자 내가 고3되던 겨울, 내 동생 초등학교 5학년때 집을 나갔음 

    우리가 보는 앞에서 짐을 싸서 나갔음 쫓아가는 내 동생 데리러 나도 맨발로 뛰어나가는데 본 건 그 남자 차를 타는 그 여자였음 

    아버지는 무능했고 그 여자는 분수에 안맞게 살고자했고 고로 우리집은 못살았음 

    얼마나 못살았냐면 우리 식구끼리 살때는 단 한번도 지하방 아닌 곳에서 살아본 적이 없고 

    그 외의 시간에는 이 사람 저 사람 친척들 집에서 얹혀 살았음 빚쟁이들한테 쫓겨도 봤음 

    빚쟁이가 난 드라마에서 보는 것 처럼 깡패처럼 까만옷입고 그런 사람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내 친구 엄마도 있고 우리 옆집 아줌마도 있고 내 머리쓰다듬어주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우리집 문을 부술듯이 두드릴 때 그 두려움은 아직도 생생함 

    그렇게 돈도, 사람도 헤픈 사람이었음 나이먹고 생각해보면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맘도 많긴하지만 아직도 원망스런 맘이 더 큰게 사실 

    수험생때 남의집에서 눈칫밥먹으면서 온갖 집안일 다하고 아버지란 사람은 술독에 빠져 살고 동생은 어리고 

    진짜 딱 그여자 집나간지 100일 됐을 때 그러니까 한참 수능공부하고 있어야할 때 

    그동안 그렇게 힘들게 살면서도 죽고싶단 생각 한 번 안해봤는데 처음으로 죽자생각을 했음 

    비오는 날 가양대교에서 까만 물 내려다보는데, 진짜 무섭더라. 너무 무서워서 엉엉 울다 비 쫄딱맞고 찐따처럼 집에 왔음. 


    난 아직도 술에 빠져사는 아버지와 아직도 클 생각을 안하는 동생이랑 셋이 삼 

    여전히 반지하방에서 다만 달라진 건 내가 법적으로 성인이 되었기때문에 정말 쌔가 빠지게 돈을 벌면서 삼 

    아 대학은 갔음 원하는 학교는 아니었지만 장학금도 받고 다님 전액으로 

    그래도 돈은 벌어야함 생활비 벌 사람이 나 밖에 없기 때문에 

    대학 첨 들어가서 애들 사는거보고 자격지심을 얼마나 느꼈는지 모름 

    돈 떨어지면 부모님한테 애교섞인 문자보내면 못 이기는 척 돈 보내주는 것도 부럽고 

    등록금 걱정이라곤 안하는 것도 부럽고 해외여행가는 것도 부럽고 알바하다 힘들면 힘들다고 관둘수 있는 것도 부럽고 

    그렇게 번 돈 기껏 가방이나 사는 것도 부럽고 

    부럽고 부러운것 천지였음 꼴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티는 내본적 없지만 

    사설이 길었음 


    그렇게 첨 대학들어가서 아 이렇게 사는 애들이 많구나 생각하니까 겁나 서럽던 시즌이 있었음 

    같이 중고교나온 친구한테 힘들다고 술한잔 걸치다 술김에 내 얘기를 했음 

    집 얘기 돈 얘기, 그러다 감정에 북받혀서 태어나 첨으로 엄마욕을 그날 한 듯 

    헤프다, 구역질난다, 더럽다, 울며 불며 그랬는데 돌아온건 

    그래도 엄만데 말을 그렇게하냐는 타박이었음


    나는

    구역질난다라는 말보다 엄마란 말 자체가 더 구역질이나고  

    더럽다는 말보다 엄마란 말이 더 더럽게 느껴진다 

    가족이라서 엄마라서 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걸 니가 아냐고 

    봄되면 엄마랑 팔짱끼고 봄잠바사러가는 니가 아냐고 


    ....라고 말은 못함 속으로만 삼킴 

    난 평소엔 실수로라도 엄마란 단어를 입에 안올림 사실 싫다 어쩌다를 떠나서 무의식적인 거부감이 있으니까 

    듣기만해도 울컥하는게 있음 

    원망 그리움 슬픔 증오 미안함 온갖 감정이 뒤섞여있는 울컥함임 그래서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지는게 절대 아님 

    아무렇지도 않게 살다가 문득문득 울컥 치솟아오르는 감정이라, 어떻게해도 벗어날수없다는 걸 깨달음 


    난 그 이후로 부터 어떤 식으로든간에 그 여자 얘기를 안하려함 
    날 보며 살아온 애도 저렇게 말하는데 날 보지 않고 살아온 사람들이 나한테 던지는 시선이 부담되고 무섭고 귀찮고 그래서 
    아빠랑 동생이랑 살아요, 혹은 엄마 안계세요 이런 얘기할때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있음 
    별의 별 상상을 다 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이는 시선 
    그럼 무슨 상상을 하던 이제 덧붙이지 않음 죽었다고 생각하던 어쩌던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나한테 편지쓴 애도 있었음 말실수해서 미안하다고 

    그 드라마보면서 내 가족의 치부가 내 치부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여자라면, 
    그리고 그 어려운 환경을 자존심하나로만 극복해낸 사람이면 
    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함 나 같아도 당연히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함
    내가 좋아하는 남자라면 더더욱 말못함 
    난 내가 이렇게 살아온게 대견하긴하지만 결코 자랑스럽진 않으니까 
    내 가족이나 환경이 내 잘못이 아니란건 백번천번 너무 잘 알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날 바라보는 시선에서 내 가족, 환경 빼놓고 나만 쳐다볼리는 없단것도 잘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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