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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54426
    작성자 : 녹선생
    추천 : 190
    조회수 : 73763
    IP : 118.46.***.84
    댓글 : 2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1/08/12 12:44:31
    원글작성시간 : 2011/08/08 00:04:40
    http://todayhumor.com/?bestofbest_54426 모바일
    [BGM]반도의 흔한 사제지간의 대화.jpg


    (사진링크가 제대로 안되서 다시 올렸어요 어렵네요 ㅠㅠ)

    오유 눈팅 2년만에 첫글 작성입니다.

    오늘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베란다에 토마토이야기가 나와서 이런 대화가 나왔네요

    산으로 가는걸지도 모르지만 이쁘게 봐주세요~


    토마토를 정말 좋아하는 녀석입니다 ㅎㅎ




















    아래는 원문 ㅋ


    '우르릉... 콰광!! '



    "안돼!! 민서야!!! 절대 손을 놓으면 안돼!!"




    1995년 6월 29일.. 일하던 직장으로부터 급여가 입금되서 나는 내가 가장 아끼는 동생인 민서에게 집 앞의 백화점에서 옷을 사주기 위해 귀찮다고 나오기 싫어하는 걸 억지로 붙잡고 데리고 집 밖으로 나왔다.



    "오빠, 나 옷 많이 있단말이야 안사도 돼 그냥 그 돈으로 우리 맛있는거나 먹고 들어가자~ 응? 내가 이 근처에 토스트 맛있게 하는집 알아~"
    라고 하는 눈에 넣어도 하나도 아프지 않을것 같은 우리 민서가 내 동생이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



    하지만 변변치 못한 형편에 제대로된 옷도 한벌 사주지 못한게 계속 마음에 걸려서 이번에는 무조건 사줄거라 마음을 먹고 집앞 백화점으로 싫다는걸 억지로 데려왔다.



    "오빠 오빠 오빠!! 이 옷 어때?? 엄청 이쁘다 나 이거 입어봐도 되?" 라고 물어오는 동생이 조금 전 그렇게 오기 싫다고 했던 아이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지만 이러고 있는걸 보니 얘도 천상 여자구나 싶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으로 여지껏 옷 한벌 제대로 사주지 못한 못난 오빠라 미안하다라는 생각이 앞섰다...



    "오빠? 이 옷 어때? 이뻐??"



    "응 너가 입는건 뭐든 다 이쁜것 같아"



    "피... 평소에도 그런말좀 해줘봐라~ 어디보자.. 이거 얼마짜리지?"



    가격표를 확인하던 민서가 이 옷은 다 좋은데 때가 잘탄다고.. 나는 목에 땀이 많아서 금방 빨아야해서 얼마입지도 못할 것 같다고 일단 다른데가서도 구경하자고 하면서 옷 갈아입고 나오겠다 하며 탈의실로 다시 들어갔다.



    혹시나.. 해서 걸려있는 같은 옷 가격을 봤더니 정가가 31만원... 내 급여의 절반정도의 값이었다... 아마 내가 일터에서 점심으로 밥이아닌 빵을 먹으면서 지낸다는 것을 아는 동생이기에 내 생각을 해준 것 같아 일부러 저런것 같다.. 옷 한벌 제대로 사주지 못하는 오빠라니.. 너무 초라한 내 신세에 눈가가 촉촉해짐을 느낀다.. 절대로 성공해서 이런 옷 따위 한 트럭으로 사주마.




    '우르릉....쿠궁.....'




    갑자기 커다란 굉음과 함께 백화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진동에 사람들은 우왕좌왕 했고 몇몇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천장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바닥이 사라지고 있었고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돌더미에 깔리거나 아래층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순간 멍해있던 나는 급하게 민서를 부르며 탈의실로 달려갔지만 탈의실이 있던 자리에는 아래로 향하는 공허한 구멍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민서야!!! 최민서!!!!"



    목 놓아 소리쳐도 주변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울음소리에 묻혀서 나조차 내가 민서를 찾는 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오...빠..."



    나지막히 분명히 들었다..



    "오.. 빠... 나.. 여기있어"



    "민서야!! 어디있는거야?"



    두리번거리면서 주변을 찾는 중에 바닥에 뚫린 구멍사이로 민서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겁지겁 달려가니 원래 탈의실이 있던 자리에 생긴 구멍 저 아래로 민서가 건물의 철근을 잡고 간신히 매달려있었다.



    "민서야!! 조금만 기달려 내가 금방 구해줄게!!!!"



    민서는 오래 매달려서 힘에 부치는지 말이 없이 신음소리만 내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든 손을 뻗어 민서를 잡아보려고 했지만 손이 닿지를 않았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려고 하고 있는데 '쿠궁' 하는 소리와 함께 내가 서있는 바닥도 무너지고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민서앞으로 떨어졌고 나는 다급하게 민서를 부르면서 민서에게 손을 내밀었다.
    민서는 지친듯한 목소리로 작은소리로 웅얼 대고있었다.



    "오빠... 살려줘...."



    "민서야!! 오빠 손 잡아!! 어서!!!"



    몇번이고 부르고 소리쳐서 갈라진 목소리에 민서가 나를 발견했고 나는 최대한 민서에게 가까이 가서 손을 내밀었다



    "오빠 손잡아! 민서야!"



    민서가 내 손을 잡고 나니 이제 동생을 지켜 줄 수 있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흐르려고 했지만 아직 안전한건 아니다..



    "민서야! 오빠가 끌어올려줄거니까 손 놓지말고 조금만 힘내!!"



    하지만 하늘은 내편이 아니었는지 다시 '쿠궁'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가 매달려있던 곳으로 천장의 돌이 떨어지면서 그 충격에 민서가 잡고있던 철근을 놓치고 말았다.



    "안돼!! 민서야!!! 절대 손을 놓으면 안돼!!"



    나는 절규하다시피 소리를 지르며 필사적으로 민서를 꽉 잡았다.



    바닥은 점점 균열이 일어나고 있고 아까 조금씩 들리던 굉음은 이제 점점 커져왔다..



    "민서야.. 꼭 우리 살아남아서... 내가... 돈 많이 벌어... 너 입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다 하게 해줄게.."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서 나도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민서가 불안해 할까봐 겨우겨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내..."



    그러고 1분이나 지났을까 펑하는소리와 함께 '우르르르' 하면서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우리도 저 아래로 곤두박질 치고있었다.



    나는 같이 떨어지는 민서를 품에 꼭 안고 생전 믿지도 않던 빌어먹을 신에게 기도를 했다.



    
    '신이시여... 나는 죽어도 우리 민서만큼은... 살려주세요...


    못난 오빠때문에 하고싶은거 마음대로 하지도 못한 불쌍한 아이입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하얀색 천장이 보인다..



    깨어나자마자 우선 민서가 무사한지 주변을 둘러보려했지만 내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내가 토마토가 되어있었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어보니 지금이 2011년 이라고 한다..



    내 옆에는 나와 같은 토마토 한그루가 있었다. 분명 나와같이 이쪽도 새로운 삶을 얻은 민서가 아닐까...
    이전 생에서 내가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이번에는 내가 꼭 지켜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민서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는 내 곁에 있는 것들을 잃지않게 반드시 지킬것이다..



    베란다에 있는 우리에게



    오늘도 비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번에는 절대 떨어지지 않게 꼭 붙들고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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