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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54406
    작성자 : 아사기
    추천 : 6
    조회수 : 785
    IP : 121.3.***.10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8/02 07:44:59
    http://todayhumor.com/?panic_54406 모바일
    옛날에 겪었던 이야기
    오후에 러시아어 시험있는데 공부 안 했고
    어제 할 일 없어서 타로점 보러 갔다가 타로술사 멘붕시켜서 정신이 음슴으로 음슴체
     
    어릴 때부터 신기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비슷한 건 있음
    작년에 신점 보러 갔을 때도 너는 그게 당연한 거라는 말도 들었고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면
    본인은 부산 출신에 부산을 사랑하는 마음여린 부산남자임
    아버지께서 등산을 좋아하시고 지금도 사는 곳이 산에 굉장히 인접해있는 동네라서(저는 집을 나온 몸이지만)
    유치원 다닐 때부터 가족끼리 혹은 형이랑 아버지랑 셋이서 전국으로 등산을 다녔음
    그런데 형은 빨리 사춘기가 와서 그런지 아버지랑 잘 안다니려고 했고
    결과적으로 아버지랑 둘이서만 등산다녔던게 일상다반사였다고 기억하고있음
     
    본인이 어릴때만 해도 버디버디,드림위즈지니 이런 거 사용하던 시절이라
    컴퓨터로 게임도 하면서 밖에서 놀자고 부르면 다들 집합하던 때였음
     
    어느날 애들이랑 도시락&간식을 싸서 뒷산 정상을 정벅하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옴
    뒷산이라고 해도 나름 부산에서 가장 높다는 곳이고 당시만 해도 길이 험해서 애들끼리만 가기에는 약간 위험했었음
    그렇지만 어린 때라서 무슨 개념이 있었겠음? 나무에 가려진 풀숲에서 비밀기지 짓고 놀던 땐데...
    나 등산 좋아한다!, 우리끼리 등산간다!, 가고싶은대로 막 간다!
    단합력도 미친듯이 좋아서 결국엔 주말에 12명?(10명은 넘었던 걸로 기억함)이 모여서 등정을 시작하게 됨
     
    알 사람은 다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 애들이 모이면 꼭 선두에서 나서고 싶어하는 애들이 있기 마련이잖음?
    인원중에 여자도 꽤 있었기에 아마 더 심했던 것 같음
    슬프게도 내가 친했던 아이들은 그 나서기 좋아하는 분류였고 솔직히 등산에는 자부심이 있었기에
    꿀리기 싫었던 것도 있었는지 앞쪽무리(2~3명)에 합류해 있었음 그리고 산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비극이 시작됨
    지금 생각하면 넘어져서 자칫 잘못하면 세이 헬로우! 저승인 길을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승자! 라면서 경품도 없는 내기에 미쳐서 뛰어 오르기 시작했던 거였음
     
    그리고 기억과 직감을 믿고 달리던 그 당시의 난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음
    "나는 방향음치라는 것을" 지금까지 등산을 다니면서 길을 안 헤맸던 건 아버지의 리드가 좋았을 뿐이였단 것을
    아무리 산에 길이 안 닦여있다고 해도 등산객이 다니는 길이라고 하는 흔적이 있다는 것을
    등산 다니는 분이라면 아실 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내 눈에 보이는 이것이 그 길이다! 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전진하던 나는 문득 정신을 차리게 되었음 "어라? 여기가 어디지?"라고...
     
    늘 아버지를 따라다니면 길건 짧건 정상에 도착하게 되었으니
    그때도 마찬가지로 길처럼 생긴 곳을 따라가면 정상에 도착할 거라고 생각했었다고 생각함
    그런데 그땐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왔던 길로 되돌아가서 뒷쪽 일행들이랑 합류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고
    높은 곳으로 계속 가다보면 정상이 나오겠지라고 생각했던거였음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도 없었다고 생각함
     
    그렇게 등산로(?)를 벗어나서 나뭇잎들을 밟아가며 그저 위로위로 계속 올라갔음
    얼마나 그렇게 올라갔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될때쯤
    너무 허기가져서 근처 적당한 바위를 보고 거기 걸터앉아 도시락통을 꺼내서 어머니표 김밥을 먹었다고 기억함
    반쯤 먹고나서 가방에 다시 넣고 지금까지 올라온 길을 보며 발장난을 치면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분명히 뭔가를 봤음, 그리고 동시에 그 눈을 통해 나를 봤음
    정확하게는 그때 기억력이 딱딱 끊겨있어서 뭐라 못하겠는데 표현을 하자면 이럼
    밑을 봄 -> 저 멀리 밑 나무들 사이에서 내가 앉아있는 나를 올려보고 있는게 보임
    이상한 거나 신기한 거 보면 그게 뭔지 확인하러 가는 성격인데 그때든 생각이 이랬음
    "아 들키면 죽는다 잡히면 죽는다" 그리고 가장 가파른 쪽이 12시라고 하면 10~11시 사이로
    아무 생각없이 미친듯이 달림 그렇게 위로 올라가니 어느 순간 내리막길이 나오고
    그 앞쪽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던 것까지 기억함 거기 근처 바위에 적당히 앉아서 숨 좀 고르는데
     
    순간 멍-해지고 정신을 차리니 등 뒤쪽의 나무 두그루 사이에 1.5m는 되는 거 같은
    와이어처럼 비치는 흰 거미줄? 엄청 얇고 하얀 실가닥을 겹겹이 이어서 나무 사이에 감아서 걸어둔 모양?
    같은 게 있는거였음 앉을 때에는 전혀 눈치도 못채고 있었기에 얼마나 큰 거미가 집을 지으면 이렇게되나 감탄하면서
    집주인 거미는 없나? 그러고보니 거미줄이고 이정도로 크면 벌레가 한마리쯤은 붙어있을텐데.. 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뛰어왔던 쪽에서 엄청나게 싸-한 느낌을 받고 반사적으로 그걸 온몸으로 뚫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음
    거미줄 같은 가느다란 실이 온 얼굴 머리카락 전신에 다 달라붙는 그느낌
    너무 반사적으로 움직인 거라서 눈속에 들어간 것도 있다고 기억함 그게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있음
     
    그리고 그렇게 계속 뛰다보니 어느 순간 확 밝은 장소로 나왔는데 산에서 사람들이 만남의 광장이라고 불리는
    중간 합류점 같은 넓게 펼쳐진 장소였음 그제서야 다른 등산객들도 눈에 띄고 저멀리에 같이 온 애들을 발견하고
    다가가서 보니까 나쁜놈들이 남은 죽어라 고생하고 뛰어왔는데 자기들끼리 도시락 까먹고 있었음
    아무튼 그걸 떠나서 만나자마자 바로 친했던 애한테 이렇게 질문했던걸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데
    "야 내 머리카락이나 옷에 거미줄 안 묻어있나?" 하면서 몸도 꼬면서 머리도 숙여서 보여줬더니
    "?? 그런 거 없는데?" 라고 해서 내가 꿈이라도 꾸다왔나 착각까지 들었던 기억이 있음
     
    그리고 여자애들이 힘들다고 징징대서 그길로 걔네가 왔던 길로 먼저 가는 거 없이 다 같이 하산함
    마지막으로 산에서 거의 다 내려왔을때에 깨달은 건데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할때에
    내 파란색 등산가방도 안 챙기고 도망쳤던 거임 그리고 거기에 집열쇠가 들어있었다는 것
    덕분에 집에 못들어가서 윗층 형집에서 어머님 오실 때까지 기다리다가 가방 잃어버렸다고 혼났음
     
    이 이후로 몇년간 아버지가 등산가자고 하실 때마다 엄청 싫어했고
    억지로 간 첫날에 앉아서 쉬고있는데 손만한 말벌(독침붕)이 허벅지에 달라붙어서 이쪽으로 서서히 기어오는 경험을 했다던가
    몇년 후에 같은 산에 높은 곳까지 처음 다시 올랐을 때에 비슷한 경험을 했다던가
     
    이야기를 산에서 바꿔서
    자다가 문구멍으로 저승사자 같은 걸 봤다던가
    엘레베이터에서 커다란 머리랑 둘이 갇힌다던가
    사람머리통만한 풍뎅이가 날아가는 걸 봤다던가
    이리저리 죽을뻔 했는데 이상하게 살아남은 거랑
    신점으로 이러한 저러한 얘기도 듣고 작년에 이상하게 그런게 꼬여서 아는 동생이랑 점집에 좀 다닌 거랑
    최근 옆집이 이상하다는 것 정도?
    귀신 같은 걸 본다기보다는 느끼는 정도에 색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고
    가위는 살면서 한번도 눌린적 없는데 최근에 귀신인지 뭔지 새벽에 얻어맞은 경험은 있음
     
    개인적으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귀신이나 영보다는 괴물이랑 연이 많은 것 같음
    슬슬 공부 다시해야 할 것 같으니 여기까지 쓰겠음요
     
    아사기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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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02 09:22:24  114.203.***.115  세나트라  392947
    [2] 2013/08/02 10:24:33  223.33.***.108  오유인뇨자  352218
    [3] 2013/08/02 13:55:13  121.141.***.108  샤이에라홀  447830
    [4] 2013/08/02 14:38:17  222.109.***.204  birdy  161481
    [5] 2013/08/02 16:31:05  117.53.***.123  함정이다  177157
    [6] 2013/08/03 00:10:37  112.165.***.125  펭귀니냠  328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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