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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네요...
외할머니와 소주 한잔 했어요.
사실 매주 목요일, 외할머니는 10년 넘게 자취하는 못난 손주놈 저녁밥 지어주러 오신답니다.
매주 목요일이면 저는 의례 소주 한병을 사들고 퇴근을 합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암묵적으로...^^ㅋ(가끔은 소주가 중복되서 2병이 될 때도 있죠 ㅋ)
그럼 맛난 저녁밥과 함께 반주상이 펼쳐지는거죠~~~
그런데 오늘은 유난히 저녁시간이 길어졌네요.
매주 할머님과 먹는 밥이지만 오늘따라 옛날 이야기가 길어졌거든요~
간난애기때 외할머니 손에 커서 그런지 외할머니와의 추억도 애틋함도 조금은 남다릅니다.
저녁을 먹으며 대화 중 할머니께서는
"장을 뒤지다 보니 너 업어 키울때 입던 옷이 있길래 입고 왔다" 고 해맑게 웃으시며 말씀하시더라구요.
그 때 추억을 매만지시듯이....
순간 울컥함과 동시에 뭔지 모를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지금 제 나이가 30대 초반이니...25년이 넘은 옷을 옷장에서 발견하시곤 입고 오신거죠.
늘 똑같은 에피소드를 반복하시는 할머니시지만...
이순간 제가 해드릴 수 있는 효도는 열심히 들어드리고 맞장구 쳐드리는거 밖에는 없더라구요...
오늘따라 유난히 외할머니가 더 작아보이셨지만
전 어느때보다 더 크게 할머니 말씀에 맞장구 처드렸답니다.
이순희 할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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