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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얘야. 그럴 순 없어. 스위티 벨이 기다리고 있는걸. 내 하나뿐인 동생이!
래리티!
눈보라는 어느새 비바람으로 바뀌었다.
멈춰!
빗줄기가 얼굴을 때려왔다. 눈과 바람과 비와 안개. 날씨가 왜 이러는 걸까. 이퀘스트리아, 적어도 포니빌에서라도 비구름 때문에 속을 썩인 적이 있었나. 트와일라잇이 기억을 헤집고 모든 지식을 총동원 해봐도 날씨가 이상해진 것은 과거와 현재를 포함해서 딱 두 번,
웬디고와 디스코드가 나타났을 때 뿐 이었다.
그들이 아닌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정령들이 부활했다면 공주님께서 알려주셨겠지.
하지만 스파이크가 남긴 두루마리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별 일 아닐 거야.
그때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존재는 땅과 하늘처럼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녀의 부재는 트와일라잇 뿐 아니라 어떤 포니라도 상상조차 불가능했다. 조금 더 머리를 굴렸어야 했지만 그저 페가수스들의 행방에만 물음을 던졌다. 단체로 포니역병에 걸려버린 것일까. 아니면 클라우드 데일에 무슨 사고가 생겼을 지도 모른다. 태업은 말이 안 된다. 그들은 언제나 열심히 일했다. 게으름은 페가수스와 거리가 먼 단어잖아.
뭐, 선더레인은 제외하더라도. 트와일라잇 자신이 함께 작업을 해봐서 잘 알았다. 쌩쌩 날아다니며 구름을 몰던 레인보우 대쉬와 그 아찔한 회오리라니!
하지만 지금 하늘은 텅 비었다. 먹구름들만이 비를 뿌리며 무심하게 그녀를 바라본다. 넓은 하늘 어디에서도 날갯짓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우르릉 거리는 천둥소리 뿐.
래리티, 스위티 벨이 어디에 간다고 했어? 확실히 애플블룸을 만나러 간다고 얘기했어?
힘겹게 래리티의 뒤를 따라잡은 트와일라잇이 외쳤다. 오랜만에 달리려니 다리가 비명을 질렀다. 뿔에서 아무런 반응이 오지 않은지도 한참이다. 울어대는 바람과 빗방울이 집중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마법이 써지면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더 빨리 정리 할 텐데.
단숨에 날씨를 돌려놓고 래리티를 진정시킬 텐데.
누구 마음대로.
어느 순간부터일까.
아주 예전부터였던 것 같다, 대쉬의 소닉붐을 봤던 그 찰나였을지도 모른다.
트와일라잇은 믿게 되었다. 그 어떤 문제나 장애에 부딪히더라도 곧 자신의 힘으로 해결 될 것이라고 여겼다. 고생은 하겠지만 결국 모두와 웃으며 공주님께 편지를 쓰게 될 것이라고. 트와일라잇 스파클. 공주님이 가장 믿는 제자인 그녀니까.
건방졌다. 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던가.
래리티는 더 이상 뛰지 못했다. 그녀나 트와일라잇이나 몸으로 행동하는 포니는 아니다. 그녀들은 물에 빠진 오팔마냥 젖어버린 채 터벅터벅 걸었다. 막상 친구가 멈추자 트와일라잇은 옆에서 말없이 걸었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그녀의 입을 무겁게 했다.
나는 말이야, 얘야.
응. 래리티.
스위티벨을 정말 사랑해. 내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잖아? 우리가 자매들의 날을 어떻게 보냈는지 아니?
어..떻게 보냈는데? 래리티?
넌 상상도 못할 거야. 완벽했어. 내 작은 귀염둥이 스위티벨! 그만둬.
트와일라잇은 래리티의 입을 막고 싶었다. 듣고 싶지 않았다.
입 다물어 래리티. 평소에는 꿈에서도 생각 안했던 험한 말이 입 속을 맴돌았다.
나는 스위티 벨에게 화낸 적이 없어. 절대로 집에서 나가라고 하지 않았어. 오 내 귀염둥이 동생. 하나밖에 없는 보석. 절대로 화내지 않았어. 단지 봄맞이 시즌이라 조금 예민했던 거야. 아주 조금. 조금.
래리티. 트와일라잇은 친구의 두 뺨을 부여잡았다. 래리티의 두 눈은 새빨갛게 부어있었다. 그녀가 항상 자랑하던 긴 속눈썹도 어디선가 떨어져 버렸다.
그래, 스위티벨은 모든 것이 신기할 나이지. 내가 만든 신상이 이뻐 보였을 거고 입고 싶었을 거야. 일주일 밤낮을 일해 만든 옷이 찢어졌더라도 난 절대 화내지 않았어. 이퀘스트리아에서 가장 사악한 포니라고 외치지 않았어. 스위티벨이 나의 작업실을 뒤집어 놓았을 때 그녀의 뺨을 때리지 않았어. 스위티벨! 난..난 그녀를 때리지 않았어. 이미 스위티벨과 나는 완벽한 자매가 되었다고! 난 그녀가 사파이어를 함부로 사용했을 적에도 잘 참아냈던 어른이야.
내가 동생을 때렸다는 건 있을 수가 없어. 그렇지 트와일라잇?
트와일라잇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이는 것 외에는 다른 수가 없었다.
모든 건 이 끔찍한 날씨 때문이야. 밤새 창문을 두들긴 바람소리와 천둥소리. 내 정신을 예민하게 했어. 나쁜 녀석들! 너도 알잖니 얘야. 시즌이 다가오면 내가 얼마나 예민해 지는지.
래리티의 얼굴이 비참하게 일그러졌다.
오 날 용서해주겠니? 스위티벨? 그녀가 울며 뛰어나갈 때 갈기를 붙잡았어야 했어. 어디론가 꺼져버리라고 말하는 대신. 타르타로스로 가버리라고 말하는 대신. 조그맣고 여린 내 동생을 그대로 보내다니. 아아. 셀레스티아여.
지금도 스위티벨은 울고 있어. 트와일라잇. 이 비는, 눈보라는 절대로 그치지 않겠지.
스위티벨은 나를 용서해주지 않을 거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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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뵙습니다.
혹시 기다려주신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하고,
처음 읽어주시는 분들은 즐겁게 봐주시면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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