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한국에 출시되는 애플 제품의 가격에 대해 불만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환율 적용하고 부가세 적용하고도 적게는 몇만 원, 많게는 십몇만 원 씩 차이가 나지요. (미국 공홈 가격은 부가세가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미국은 주 마다 부가세가 다르기 때문이죠)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현재 헬조...아니 한국 상황에 대한 부들부들을 시전하면서도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도대체 왜 그런지 풀어 설명해드리겠습다.
예) 에어팟의 미국 가격은 159불인데 한국에서는 22만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1. 먼저 환율 부터 적용해봅시다.
현재 환율은 오늘 기준 1090.50이지만 애플에서 적용하는 환율은 조금 다릅니다. 최근 6개월간 환율의 평균을 내어 적용하지요. 네이X에 찾아보니 5월 24일에 1192.50원 까지도 올라갔었네요. 평균을 찾으려면 하루하루 환율을 다 더해서 나눠야겠지만 귀찮...다기 보다는 환율의 변동이 그다지 아스트랄하지는 않았던 것 같으니 그냥 최고, 최저만 더해서 나눠봅시다.
우리나라에는 애플스토어가 정식으로 들어와있지 않습니다. 애플코리아가 있지만 애플코리아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Authorized Reseller, 즉 공인재판매자, 다른 대리점을 통해서만 애플 제품을 팔고 있지요. 대리점은 말 그대로 애플 제품을 도매가격으로 납품 받아서 "재판매"를 하는 업체들입니다.
또한 일반 유통업체(예를들어 용산던전...)에도 팔고 있습니다. 이들은 도매가로 공급을 받기 때문에 사실 미국 출시 가격에 환율+부가세만 적용해서 팔아도 남아야 합니다. (그래서 거의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인터넷에서 사는 애플 제품이 공홈보다 무려 10~15% 가량 저렴한 이유입니다. 애플코리아가 직접 판매를 한다면 제품의 품위유지를 위해 절대 하지 않을 짓이지요.) 오히려 여러면에서 미국보다 제품 판매 가격이 낮을 수도 있어야하는 환경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애플이 고정된 소비자가를 매겨서 중간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를 하게되면 환율의 변동이 좀 생기더라도 조금 남든 많이 남든 어쨌든 애플은 적당한 마진이 남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대리점이 끼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애플의 도매공급가는 미국달러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리점의 경우 아무리 도매 가격으로 공급받는다 하더라도 환율이 높아지면 그 공급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Authorized Reseller들은 환율 변동을 감안하여 애플과의 협의 하에 추가로 10% 더 얹은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합니다. 약간의 보험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렇게 되면 출시 후 1년 안에 환율이 30%가 오른다 하여도 대리점 이익에 지장이 그리 크진 않을테니까요.
199,648.35 x 110% = 219,613.185 어떻습니까. 얼추 비슷하지요?
다른 예로 논란이 많았던 아이폰SE에도 적용해 보겠습니다.
미국 499달러 한국 72만원 (이때 애플 계산법에 따른 평균 환율은 1,190원 정도였습니다.)
499 x 1.1(부가세) x 1,190(환율) x 1.1(환율보험) = 718,510.1 어떻습니까. 이것도 거의 비슷하지요?
애플의 환율계산법과 중간유통업체의 이익 보호에 따라 적용된 한국 소비자가격이 단순 합리성으로 따져 봤을 때는 타당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뿐입니다. 애플이 한국에 애플스토어를 낸다면 분명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 사람, 한국 기업들도 한국을 떠나는 마당에 외국 기업이라고 더 깊이 발을 들이고 싶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