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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5432
    작성자 : 션그룬
    추천 : 3
    조회수 : 565
    IP : 119.195.***.13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6/06/27 19:50:15
    http://todayhumor.com/?love_5432 모바일
    참 허망하네요.
    작년 초 실연의 아픔을 겪고 마음이 한참 아팠었습니다.

    후회도 하고 분노도 하고 자책도 하고 원망도 하며

    억지로 버티고 버티니 결국은 살아는 지더라구요.


    겨우 마음을 추스리고 올해 초 새로운 인연을 만났습니다.

    마지막 인연이 되길 바라며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장거리 연애라 일주일에 한 번 보는 게 고작이라 오래 같이 있을 수 있는 일요일에 만나고 싶었지만

    일요일은 무조건 쉬어야 된다는 그녀의 말에

    일주일 출퇴근만 350km를 넘게 하는 제가 토요일 대학원이 끝나면 또 먼 길을 달려 그녀를 만나러 갔습니다.

    사람많은 곳과 시내를 싫어하던 그녀를 위해 늘 맛집을 검색하고 데이트 코스를 검색했구요. 기념일과 선물도 빠짐없이 챙겼습니다.

    두시간을 달려갔다 고작 세시간 만나고 다시 두시간을 돌아오는 길에는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이내 그래도 내가 남자니까 이정도는 감수해야지하며 견뎠습니다. 졸음운전 때문에 아찔한 상황까지도.

    김칫국이긴 했지만 만약 결혼을 한다면 30년을 살아온 고향을 떠나 그녀가 사는 곳으로 갈 생각도 했으니까요

    그러다 지지난 주 사소한 다툼이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시간을 갖고 다시 얘기하면 잘 풀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다시만났을 때 그녀는 여전히 얼음장 같았고 긴 침묵 끝에 결국 저에게 이별을 고하더군요.

    이유는 작년과 같았습니다.

    자기는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는데 자기 때문에 내가 시간낭비하는 것 같다는 거였죠.

    그녀의 눈빛은 그게 진짜 이유는 아니라는 걸 얘기하고 있었지만 저는 더 캐물을 수 없었습니다.

    왜나면 전 그녀의 마음이 이미 오래전에 떠났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친구들한테 소개시켜주길 꺼렸을 떄 알았어야했는데

    직장사람들이 볼까봐 영화관 가기도 꺼려할 때 알았어야했는데

    끝까지 커플사진 한 장을 같이 찍기 싫어했을 때 알았어야했는데

    카톡 답장이 오늘 시간이 느려짐에 반비례해 내용은 점점 짧아질 떄 알았어야했는데

    먼저 전화한 적은 한 번도 없고 내 전화를 한 번에 받은 적도 없었으며 통화는 5분을 넘기지 못할 때 알았어야 했는데

    저는 왜 그런 증거들을 애써 무시한 채 그저 늘 피곤해하고 같이 하기 싫은 게 많았던 그녀를 이해하려 했을까요.

    단지 나에 대한 마음이 식었을 뿐이었는데..

    이렇게 또 한 번의 연애 같지도 않은 연애가

    차라리 짝사랑이라 해야할 연애가 끝났습니다.


    어제 오늘 참 많은 생각이 드네요.

    맞지 않는 인연을 억지로 이으려다 벌을 받은 것인지

    내가 정말 성격적으로 심각한 결함이 있는 건지

    누나셋의 막내동생이라 여자입장에서 참 꺼려하는 조건인건지


    이 글을 쓰다보니 또 울컥 눈물이 납니다.

    작년과 올해 연거푸 차이고 나니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가슴팍에 손바닥만한 구멍이 난 것 같이 허망하네요.

    이또한 지나가겠지만 시간이 꽤 걸릴 거 같아 더 슬프네요.


    쓰고나니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오유분들은 부디 행복한 연애만 하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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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27 20:14:17  121.146.***.135  스파쿨쿨☆  628942
    [2] 2016/06/28 04:26:37  211.36.***.193  karen16  718394
    [3] 2016/06/28 17:54:38  183.109.***.206  빠나나모유  28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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