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 다른 영화를 하나 더 예매해서 '관 타기'하면 걸릴까요? 보고 싶은 영화인데 청불(청소년 관람불가)이네요."이는 최근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한 네티즌의 글이다. 청소년이 멀티플렉스(여러 개 스크린을 갖춘 상영관)에서 청불 영화를 보는 일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청불 영화는 1000만 관객을 넘볼 만큼 흥행이 이어지고 있어 관련 제도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12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영화관객의 상영관 갈아타기의 준말로 보이는 '관타기'라는 말은 업계 용어로 자리잡았다.
관타기는 관객이 영화가 끝난 후 화장실과 같은 곳에 머물다가 다른 영화를 보는 일이란 뜻도 담고 있다.
이같은 비양심적인 고객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관타기가 청소년의 청불 영화 관람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표 구매부터 영화 관람까지 여러 곳에서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관객이 예매한 영화티켓을 멀티플렉스 무인발권기에서 뽑을 경우 별도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는다.
관타기는 검표직원의 나이 확인 절차를 무색하게 만든다. 비청불 영화티켓을 들고 검표직원을 통과한 뒤 청불 영화 상영관으로 몰래 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멀티플렉스 구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멀티플렉스 입구를 통과하면 십여개가 넘는 영화별 상영관이 있다. 이 곳의 입구에는 직원이 없는 경우도 있고 직원이 있어도 관객의 나이를 확인할 가능성이 낮다. 검표직원에 이어 2차 검표를 실시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멀티플렉스는 지정좌석제로 운영된다. 때문에 관타기는 조조할인 시간처럼 관객이 드문 시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청소년이 청불 영화를 보다가 직원에게 걸려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 퇴관 조치가 전부다보니 이들의 '호기심'이 관타기를 부추기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