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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금세 다가왔다. 여전히 한 벌뿐인 옷과 누추한 잠바를 입고 약속 장소인 명동 역에 있는 영화관으로 향했다.
저녁 여섯시에 만나기로 하여 날은 이미 저물고 어둠이 흩어져 있었다. 나올 때만 하더라도 아니었지만 하얀 함박눈이 솜털 날리듯이 내렸다.
길도 복잡하고 사람들도 너무 많아 약속 장소를 찾는데 힘이 들어 약간 지각을 했다. 이미 매표소 앞에 하얀 모자를 긴 머리에 눌러 쓰고 검은 코트를 입은 희연이가 있었다.
"역시 일찍 올 때가 없구나. 기억을 잃었어도 여전해. 이런거나 고쳐지지 쳇."
"미안해. 길이 너무 복잡해서."
"됐거든요! 일루와 옷부터 사자."
"응? 옷은 왜?"
"니 선물 사주려고 그런다 왜!! 언능 와."
이번에는 손이 아닌 잠바 한 쪽의 팔 부분을 잡아 팔짱을 낀 것도 아니고 살짝 잡은 것도 아닌 상태로 어쩡쩡하게 걸었다. 그녀는 여기저기 옷가게로 나를 끌고 다니며 잠바를 입혔다.
짙은 파란 잠바를 입히고는 마음에 들었는지 계산을 한 후 그대로 끌고 나왔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길거리에서 검은 목도리를 사서 내 목에 둘둘 말아주었다.
"수민아. 얼굴이 못생겼으면 옷이라도 잡 입구 다녀야지. 그치?"
뜻밖에 선물에 약간 미안하면서도 고마워 미소만 지어주었다. 희연이는 내 팔을 한 번 툭 치더니 배고프다며 맛있는 저녁을 사달라고 했다.
현재 남은 돈이 얼마 어벖어 돈을 아껴야 하였기에 속으로 싼 곳으로 가기를 소망하며 가자고 했다. 다행히도 그녀는 중국집에 들어갔다.
겉에는 허름했지만 내부는 아담하고 분위기도 좋았다. 그녀는 짜장면을 시켰다. 그래서 나도 별 생각 없이 짜장면을 시키려 하자 짬뽕을 시키라며 막았다.
짬뽕은 그리 끌리지 않아 그럼 네가 짬뽕을 시키고 난 짜장면을 먹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화를 냈다. 뜬금없이 화를 내기에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이상했다. 마치 이건……
아. 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눈앞에 물을 집어 들고 입에 넣으려 했지만 그마저도 손에 힘이 풀리면서 컵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주변에 아무 모습이 보이지 않은 채 앞에 한 사람이 보였다.
정현아. 김정현. 너 정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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