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일어난 일임..
나는 원룸텔 (원룸+고시텔)에 거주하고 있는 22 잉여녀임..
주방이랑 세탁기를 공유해쓰는 그런 곳에 있음.
신축건물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처음에는 주방이 깔끔하고 밥통도 비어있던때가 없었음.
그런데 어느날 부터 공용식기가 제대로 안씻겨져 있거나 아예 안씻어놓거나
전기렌지(가스렌지말고)가 켜져있는상태로 후라이펜이 올려져있거나 이럴때가 많았음..
한 날은 맨날 라면이런것만 먹다가 잘챙겨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된장찌개끓이고 쌈야채씻고 나물 무치고 양파랑당근 볶고 이랬는데 그릇에 담을려고 보니깐
이물질이 많은거임.. 거기다가 반찬이랑 국은 다했는데 밥통은 켜져있는 상태로 비어있음..
순간 울컥해서 나는 내방으로 들어와서 A4용지에 글을 씀
전기렌지껏는지 확인하자. 공용식기는 깨끗이 씻어놓자. 밥은 마지막으로 비운사람이 하자.
라고 이쁘게 씀. 저렇게 딱딱하게 말고 '입주민 여러분들께♡' 로 시작해서
이모티콘도 간혹도 넣어주며 편지쓰듯 썼음..
조금변화가 있는 것 같았음..
그 후로 난 새벽에 물통에 물받으러 주방내려가면 무심코 밥솥을 열어 밥을 확인하는 이상한 습관이 생김.
근데 진짜 밥 반공기도 안되게 남겨놓은 걸 볼때가 있음.. 그러면 그냥 속으로 욕하면서
내가 밥 해놈. 어차피 아침에 나도 먹어야하니깐..
그냥 쌀씻어서 물붓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니깐.
일은 여기서 터짐.. 방금 저녁을 먹으려고 밥을 푸러갔는데 오늘따라
여러명의 입주자들이 밥을 먹고 있는거임.. 한 5명정도.. (원래 2명이상 부엌에 있는걸 못봐왔던터라..)
밥통을 여니깐 딱 밥 한공기만 남아있는거임.
순간 또 빡쳤음.
일단 밥퍼놓은거 방에 갖다놓고 밥 해놔야겠다. 라며 주변인물들을 속으로 씹고 있었음.
밥을 다푸고 문을 닫는데 순간 어떤 오크같이 생긴년이(절대 아닌데, 기분탓에 그렇게 보임)
기다렸다는 듯이 '저기 밥 해야하는데요?' 이러는 거임. 주변인들 날 쳐다보기 시작.
나 오늘 새벽에도 또 물푸러가다가 밥솥 확인하고 밥이 한 그릇밖에 없길래 그거 퍼다놓고
밥한가득 해놓고 잔 사람임. 자고 일어나서 밥 확인하니 물이 부족했는지 돌밥이 된 밥을
살린다고 물을 조금 붓고 재가열로 촉촉하게 만들어놓는 그럼 심혈을 기울인 사람임!!
나 상황대처능력이 없는 여자라서 늘, 말을 뱉고 나면 나중에 집에와서 이렇게 말할 걸 하고 속으로
끙끙앓는 여자임..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그 말에 '아.. 아직 한공기 남아있어서요..'라는 말이 지 멋대로 나옴-_-
그 오크년이 그 말에 바로 '원래 한공기 남아있을때 해놓는거에요' 라고 하는 말에
...을 찍으며
아씨.. 일단 밥을 방에 갖다 놓고 밥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방으로 옴.
방으로 가는 그 길에. '이 오크년,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어! 알고있었으면서 자기가 마지막으로 밥 퍼놓고
그런말 한거였어!!!! 아씨 완전 내가 주방에다가 편지 붙혀놓고 밥해놓고 이랬는데 순식간에 무개념녀가 되었네!!'
라며 '주방으로 가서 밥하면서 한소리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다시 주방으로 가서 문을 여는데
이 오크년이 밥솥에서 남은 밥을 퍼내고 있는거임 그리고 다시 돌아온 날 보면서
'됐어요 제가 할게요'라며 시크한척 말 하는데
확 뭐라하고 싶은데 순간 그냥 '네' 하고 나왔음..
난 오늘 밤 또 내가 제대로 못했던 말에 대해 곱씹으며 잠을 못이룰 것 같음...
아... 나 알바가야하는구나... 알바하면 손님들 얼굴이 다 그 오크년으로 보일것 같음..
나 분명 알바가는 길에 끙끙 앓을거임. '아 그 때 이렇게 말할걸 이렇게 말할걸'
하면서 맘속으로 오크년이랑 처음 대적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서 상황극 하고 있을거임..
아 짜증나 ㅠㅠ
근데 이거 어케끝냄??
끝-
p.s. 님 오크는 아닌데 님의 그 말이 님을 오크로 만들었음.
밥을 해야하는 걸 알았으면서 밥푼 사람이 니가 마지막이면서 왜 니가 안한고 나한테 그런 무안을 준거임?
다음에 만나면 잊지 않고 말을 할거임. '아 그 때는 제가 정신이 없어서 말을 제대로 못했는데요.~'라면서..
근데 님들아 이런것도 인실좆 속삭여줘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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