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오후 5시 30분에 펼쳐진 스포티비 스베누 스타리그 결승전, 한지원 대 김준호, 김준호 대 한지원의 경기에 갔다왔습니다.
능동 어린이 대공원 숲속의 무대였는데 어린이 대공원을 거의 10년만에 간터라 굉장히 여러가지 눈요깃거리가 많았네요.
(카메라 고장으로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거라 화질이 좋지는 못하니 양해부탁드립니다)
경기 시작전, 2시 반 정도에 한지원 선수가 도착했는데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긴장하셨던 것 같더라구요.
리허설 전, 중계석에 앉아있는 고인규, 이승원 해설입니다. 성캐님은 무대에서 준비중이구요.
성캐님의 입담이 역시 살아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던 리허설 시간이었습니다.
(직관 관중분만 아는) 참고로 스타를 한번도 안 해 봤다는 조연출의 플레이와 표정이 일품이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리허설 시간 쯤 되니 많은 분들이 들어오시더라구요.
제가 1시 즈음에 갔는데 그 때 중계진 분들이랑 스탭분들 하던 말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아.. 이거 오늘 망한거 아닌가... 사람이 너무 안 오는데..."
하지만 1시간 전 정도부터 굉장히 많은 분들이 몰려오셨습니다.
스2 팬 분들 뿐만 아니라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도 많으셨구요. (대부분 아버님이나 아들이 스타 팬인듯 싶었습니다)
성캐님이 리허설 때부터 관중분들이 환호성을 보내주니 "힘을 아껴두세요"하고, 또 굉장히 감사하다고 몇 번이고 말하더라구요.
5시 30분, 경기가 시작됩니다! 정말 엄청난 환호성이었어요.
성캐님 목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말이죠. (저도 환호성 지르고 있었다는 게 함정)
하지만 경기를 인터넷으로 보셨던, 결과만 보셨던간에 초반부는 김준호 선수의 영혼을 담은 멸자 컨트롤과 한지원 선수의 멘탈 붕괴 조짐이 합쳐지며 결승전 치고는 아쉬운 순간들이 연속으로 나왔습니다.
사실 이 때 주변에 계신 많은 분들이 서로 빌드나 이후 예상되는 전개에 대해 토론을 하시면서 보시던데 역시 스2 팬들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이 날 경기에서 팬 분들이 한지원 선수와 김준호 선수를 모두 같이 응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지원 선수 응원하는 자리 쪽에서 굉장히 아쉬워하며 탄식을 내뱉기도 하고 동시에 김준호 선수의 화려한 멸자 컨트롤을 보고 응원의 함성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4세트까지 끝나고 3대 1로 한지원 선수가 뒤져있는 상황. 많은 분들이 쉬는 시간 동안 경기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저그가 어떻게 이기느냐 대체..라던가.
그리고......
아쉬운 마음을 털고 5세트를 준비하는 양 선수.
김준호 선수가 경기 초반에 비해 긴장되면서도 살짝 기분이 좋아보였습니다. 역시 매치포인트라 그런거겠죠.
그렇게 바니연구소에서의 5세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결과는 ...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네이버에서라도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양 선수 모두 엄청난 플레이를 보여주었는데,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게다가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던 날식충 빌드로 이미 이병렬 선수에게 털려버려 라이프가 0(제로)가 되버린 경험이 있던 김준호 선수에게 다시 한 번 악몽을 선사해주며 명경기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6세트에서 패배하면서 결국 결과는 김준호 선수의 첫 1티어 대회 우승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김준호 선수의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gg를 치고나서 김준호 선수가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동안 계속 부스 위에 나오던 한지원 선수의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정말 온갖 고뇌에 빠진 표정으로 장비를 정리하고 씁쓸하게 돌아서서 나가는 그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오늘 경기에 대해서 온갖 말이 많던데, 확실한 것은 김준호 선수가 평소 스타일을 많이 배제하고 훌륭한 컨트롤로 프로토스가 보여 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한지원 선수 역시 몇 차례 아쉬운 장면이 있긴 했지만 5세트를 비롯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GSL에 이어 스타리그에서도 준우승이라니...
2세트, 4세트가 종료되고 가진 휴식 시간때 공허의 유산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틀어주었습니다. 처음 보신 분들이나 이미 보신 분들이나 모두 재밌고 잘 보았고, 공유때는 최종장인만큼 더욱 좋은 게임이 되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프로리그 결승이 남아있는데, 이 때나 내년 리그 결승 때 많이 좀 찾아와주세요. 현장직관이 가장 힘이 됩니다.
오늘 낮에 그렇게 걱정하던 스탭분들도 수천명이 꽉 채운 자리를 보고 많은 힘이 되셨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