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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만
먼저 서로의 부모에 대한 존중을 주고 받음. 그 상징이 커피.
그리고 예외적인 관대함.
이 두 사람은 다 자기중심적인 성격이야.
삼천포는 살짝 결벽에 가까운 성격에 공유하는걸 싫어하지.
그런데 윤진인 예외야.
계속해서 등장하는 커플티를 생각해봐도 그래.
같은 것을 공유하고 있어.
나정이 주정인 윙크에는 정색해도 윤진이가 하면 좋아 죽어.
손으로 찢어준 김치도 상대가 윤진이면 아무렇지 않게 받아 먹어.
이건 같은 방을 쓰는 해태에게도 조금 허락한 부분이긴 한데ㅋㅋ
(같은 이불을 쓰고 책 복사를 결국은 허락함)
삼천포는 윤진이와 관련된 일에서는 항상 자기가 비난하던 행동을 한다.
자기와의 약속을 어기는게 죽기보다 싫지만 자전거 여행을 포기하고 윤진이 어머니에게 찾아가고
초반에는 테이프를 뒤집어 들어보려고 하더니 좋아하지도 않는 서태지의 콘서트도 같이 가주고
서태지 집에서 물건을 들고 나오는 팬들을 도둑년이라고 욕하더니 자기는 변기를 떼오지.
처음에 항상 삼천포는 윤진이의 행동을 비난해.
삼천포는 자기 안에서 안된다고 결론 내린 행동은 절대로 하지않는 사람이야.
하지만 윤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납득할 수 없는 세계에 발을 담그지 않으면 안돼.
다음날이나 돼서 집에 들어온 걸 보면 자전거 여행을 포기하면서 고민한 것 이상으로 몇번이나 변기를 잡았다 놨다 했겠지.
그래도 결국에는 그걸 윤진이에게 가져다 줘.
윤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윤진이는 자기 얘기를 안해.
술에 취하면 남의 얘기를 떠벌리지만 자기 얘기는 하지 않아.
절친인 나정이에게 연애 사실도 3개월이나 숨겼어.
나정이는 윤진이에게 비밀을 털어놓지만 윤진이는 나정이에게 비밀을 얘기하지 않아.
유일하게 자기 얘기를 꺼내려던 순간 삼천포가 윤진이의 입을 막아버려.
윤진이는 그런 삼천포에게만 자기의 모든걸 다 털어놓는 거야.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내 가족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내 학창시절은 어땠는지.
항상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하려는 윤진이가 삼천포에게만 무언가를 조른다.
같이 콘서트에 가달라고.
서태지 때문에 슬픈 나를 이해해달라고.
나의 가장 행복하고 가장 가슴 아픈 순간들을 함께해달라고.
내 모든 것들 너에게만 털어놓을테니 그 전부를 다 사랑해달라고.
이 두 사람은 단지 서로에게만 예외적인 존재임.
모든 연애하는 커플들이 다 그렇겠지만 이 둘은 캐릭터가 조금 극단적이니까 그 예외성이 커지는 것 같다.
스스로가 가장 중요하던 두 사람이 만나서 각자 유일하게 서로에게만 '자기'를 포기하는 커플이 얘네임ㅋㅋ
가발을 쓰고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한 둘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나누어 가져.
다른 커플들은 두 사람만의 세계를 만들어서 거기에 들어가지만 얘네은 이미 완성되어있는 혼자만의 세계를 깨버리고 두 사람이 되지.
두 사람은 서로에게만 한정된'내가 아닌 나'를 주고 받아.
2. 빙그레기
나정이가 여자가 되어가면서 비어버린 동생의 자리를 빙그레가 채워주고
아버지와는 다른 자기의 말을 들어주는 어른의 모습을 쓰레기가 보여줌.
서로 완벽하지는 않아도 필요한 것들을 대체해주는 정도로 관계가 이어져오는 거야.
그런데 빙그레는 아버지와의 앙금을 풀었고 쓰레기는 프로포즈를 해서 나정이와 진짜 가족이 되려고 함.
서로 주고받던 것들도 원래 진짜 원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필요 없어짐.
빙그레는 그동안 자기 마음에 확신이 없었고 겁도 났어.
하지만 무언가를 선택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고 하나씩 선택하기 시작하지.
자기를 자랑스러워 하는 가족이냐 아직 분명하지 않은 꿈이냐.
처음으로 느낀 애틋한 짝사랑이냐 새로운 사랑이냐.
빙그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자기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임.
가족들을 위해서 복학을 선택한 것처럼 주변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사랑을 선택하는 거야.
몇 년이나 같은 집에 살면서 진짜 남매 같아진 나정이나 반응 없는 자기에게 끊임없이 음성을 남기는 귀여운 선배를 도저히 모른척 할 수 가 없어서.
그런데 그게 아주 비극은 아닌 것 같아.
자기에게 중요한 것들이 아주 많이 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을 위해서 조금 덜 중요한걸 포기하는게 말이야.
그렇게 고민할 일이 많다는 것은 빙그레에게 중요한 것이 아주 많다는 뜻이고
무언가나 누군가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할 줄 아는사람이라면 반드시 선택한 길에서 대답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빙그레는 쓰레기에 대한 자기 마음을 정리하기로 마음 먹어.
그리고 이제는 쓰레기와 같은 것을 주고 받기로 해.
이제부터는 밥이 아니라 술을 사달라고 말하지.
그렇게 달라진 관계에 걸맞는 다른 요구를 하고나서 빙그레는 쓰레기가 계속해서 자신에게 진짜 바라던 것을 주는 거야.
형이라는 말.
이제 누군가의 대신이 아니라 진짜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된 거지.
3. 다이빙
빙그레는 대답을 기대할 수 없는 짝사랑중임.
그리고 초반에 다이다이 역시 빙그레에게 대답을 듣지 못함.
두 사람은 닮아있어.
그런데 엠티날 버스 정류장에서 빙그레는 이상할 정도로 다이다이에게 말을 걸어. 어디 가냐고.
보통 때라면 어디가냐고 묻지도 않을테고 교회 간다는게 거짓말이란걸 알아도 그냥 넘어갔을 텐데 염주 얘기까지 해가면서 말이야.
그리고 다이다이는 답도 없는 빙그레에게 계속해서 메세지를 남기지.
이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알고 싶어해. 그리고 알게 되지.
진실게임과 확인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서 방황하던 빙그레는 다이다이를 만나서 이제 상대를 알고 싶어하게 되었지.
그리고 같은 마음의 상대방에게 자기자신에 대해서도 알려줘야만 해.
스터디에 가자는 그녀의 음성메세지에 대답을 하고 그녀 때문에 온거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대답을 해.
그러는 사이에 그녀의 마음을 알게 되고 이제 남은건 자신의 마음에 대한 확신뿐이야.
빙그레는 그녀에게 키스를 하지. 망설임 없이.
그리고 그렇게나 알고 싶던 자신의 감정을 드디어 '확인'하게 돼.
5. 해태(애정이)
해태는 애정이에게 계속해서 선물을 보내.
하지만 애정이가 원하는 것은 한번 더 목소리를 듣는 것, 한번 더 얼굴을 보는 것이지.
그리고 해태는 끊임없이 여자들을 만나.
확실히 애정이를 사랑하고 있지만 그래도 다른 여자들 역시 만나야만 해.
그런 해태에게 애정이는 해태가 보낸 선물들을 그대로 돌려보내지.
해태가 주어서 좋았지만 해태만이 줄 수 있는건 아니었던 것들을.
해태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아.
풍족한 가정환경과 맞물려서 뭐든 닥치는대로 해보고 가져보고 살았을 것임.
성격도 서글서글해서 친구도 많음.
모든 사람들과 다 한번씩은 다 얽히지.
그런데 군대에서 하고 싶은걸 하지 못하고 먹고 싶은걸 먹지 못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
혼자서만 찐빵도 못먹고 면회 오는건 포만 커플뿐임(가족도 오긴 하겠지만...)
그리고 아버지 회사가 망......
아마 이 과정에서 해태가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어.
모든걸 다 가질 수는 없다는 걸.
그리고 모든 사람은 다 다르게 대해져야 한다는 걸.
지금은 목숨같은 친구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름조차 기억이 안나는 녀석도 있을 거고
지금은 원수 같지만 20년 동안 꼬박 내 친구 자리를 비우지 않는 녀석도 있을 거라는 걸.
그러니까 딱 하나만 신중하게 골라서 손에 쥐어야 한다는 거.
아무거나 가져선 안되고 아무 사람에게나 내 마음을 줘버리면 안 된다는 거.
만약에 해태가 애정이랑 다시 잘 된다면 그건 이 세상에 아무리 많은 여자들이 있어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는 단 한사람 뿐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일 거야.
순천에서 게임보이도 386컴퓨터도 항상 제일 먼저 손에 넣었던 해태가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는 역시 제일 좋은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그래야만 애정이에게 바라는 걸 줄 수 있을 테니까.
흩어지지 않고 순전히 자신만을 향한 해태의 관심과 애정.
(해태 에피는 아직 안나와서 안쓰려다가 해태의 고통이 너무 긴 것 같아서......)
5. 쓰봉
이 두 사람 관계가 생각보다 중요한 것 같다.
이들이 단 둘이 되는 장면은 공을 주고 받을 때야.
이 두사람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고받고 있어.
이 두 사람 한테서 나정이를 빼면 뭐랑 비슷할 것 같냐?
나정이의 고백 전에 쓰레기는 과도하게 칠봉이에게 관심을 보여.
같이 사는 애들은 이름도 못 외우면서 가끔 밥이나 먹으러 오는 칠봉이 얘기를 동기들에게 들어오기도 하지.
칠봉이 부모님의 이혼에 다들 서울의 삶을 이야기 할때 쓰레기는 유일하게 칠봉이의 마음을 걱정해.
그리고 캐치볼 하는 장면을 보면 평소에는 다른 애들 앞에서 어른처럼 굴던 쓰레기가 칠봉이에겐 그러지 않아.
공 던지는 방법을 묻기도 하고 살살 던지라고 투정도 부려.
칠봉이는 쓰레기에게 태훈이의 죽음 때문에 비어버린 친구의 자리를 채워주는 존재다.
쑥쑥이가 성동일화 가족에게 태훈이의 빈자리에 대한 대답이 되어주었지만 쓰레기에게는 아니야.
쓰레기에게는 여전히 제일 친한 친구이던 태훈이의 자리가 비어있어.
나정이 일로 해태에게는 부모님 핑계만 대던 쓰레기가 태훈이의 이름을 언급한 유일한 장면이 캐치볼씬이기도 했고.
나정이와는 다르게 쓰레기는 칠봉이가 준 공을 무시하지 못해.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지.
칠봉이가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상대도 쓰레기 뿐이다.
눈치 없는 쓰레기도 이미 느끼고 있던 중에 칠봉이는 자기의 마음을 직접 털어놓지.
아무한테도 속내를 털어놓지 않고 묵묵히 행동으로만 보여주는 캐릭터가 말이야.
그리고 승부욕 강한 칠봉이가 자기의 실패와 성공이 동시에 얽힌 공을 쓰레기에게 건네.
나정이에게 준 공은 승리의 상징이었지만 나정이는 대답을 하지 않아.
하지만 쓰레기는 칠봉이가 준 공을 기억하고 꺼내보고 간직해.
실패의 경험도 거기에 쿨하지 못했던 어린 자신의 모습도 그 뒤에 감춰져있던 노력도 그리고 되찾은 승리도 쓰레기는 모두 인정해주고 받아들여준다.
모두들 칠봉이의 승리만을 이야기 하지만 쓰레기는 칠봉이의 패배까지도 아무 말없이 받아들여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과정이야.
승리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패배와 노력이 있어야 해.
칠봉이의 '과정'을 알아주는 것은 드라마에서 마누라랑 쓰레기 밖에 없어.
야구에서는 마누라, 사랑에서는 쓰레기.
나정이를 얻지 못했다고 해도 칠봉이는 쓰레기에게 진게 아니야.
왜냐하면 둘은 투수와 포수거든.
칠봉이가 어떤 공을 던져도 쓰레기는 그걸 쳐내는 사람이 아니라 받아주는 사람이지.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내준 매직아이를 알아봐준 유일한 사람은 쓰레기였어.
이길 수는 없지만 진 것도 아닌 상대.
이 둘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관계가 아니라 대등하게 서 있는 관계야.
그러니까 두 사람은 친구지.
내 찌질한 모습도 다 보여줄 수 있고 일부러 어른인척 하지 않아도 되는.
아무도 모르는 자신의 숨은 노력을 말하면서 나 실은 이렇게 힘들었다, 하고 털어놓고
고민만 하느라 머뭇거리고있을 때 등을 떠밀어 주는, 그런 친구.
칠봉이가 공을 던지고 갔으니 돌아왔을 때는 쓰레기가 뭔가를 다시 되돌려주겠지.
아마 가족 관련해서 쓰레기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
부모님 수술이라거나 아니면 의사 부인이라도 소개시켜 주려나...
아니면 쓰레기가 칠봉이를 태훈이의 포지션으로 데려오면서 자연스럽게 성동일화와 칠봉이 사이에 가족애를 심어주는
매개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드는데 이건 그럴듯한 상상이 안된다...
6. 사이다
칠봉이는 마음을 던졌고 나정이는 공을 받았지... 그 공도 어딨는지 모른다. 걍 울자.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준 공은 승리의 상징이야.
1만 시간 이상의 노력 끝에 얻은 아주 귀하고 완벽한 승리.
그런데 나정이는 경기에 늦어서 칠봉이가 경기하는 과정을 하나도 보지 못해.
결과만을 알지.
승리를 얻기 위한 노력했던 칠봉이는 알아주지 않아.
그리고 자기한테 거짓말 한거 아니냐며 칠봉이를 오히려 타박해.
나정이는 징크스란 말의 무게 때문에 경기장으로 달려가지만 그 징크스는 거짓말이었고
나정이가 자기의 시합 모습을 봐주길 바랬던 칠봉이의 진짜 메세지는 전달되지 않았어.
나정이는 칠봉이에게 그 승리의 증거인 공을 받지만 그 공의 의미는 몰라.
항상 나정이는 칠봉이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을 듣지못해.
칠봉이가 내준 매직아이를 나정이는 끝끝내 보지 못했어.
칠봉이는 이제부터 향수라도 뿌려볼까, 하는 나정이 말을 기억했다가 향수를 선물하지.
그 향수를 뿌린 나정이가 바라보고 웃음 짓는건 쓰레기가 두고간 마시멜로와 퇴마록이야.
칠봉이가 기대한 건 센스가 있다는 칭찬이 아니라 나정이를 기쁘게 만들어주는 거였는데.
나정이는 칠봉이의 보고서를 대신 써주고 시험공부를 도와줘.
칠봉이가 그 보답으로 두번의 식사를 제안하는데 두번 다 불발.
나정이가 칠봉이에게 직접 달라고 한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걸 칠봉이는 주지 못함.
나우 1집 테이프.
슬픈건 무시무시한 위험이 닥쳐오고 있을 때 칠봉이는 나정이를 위해 테이프를 사고 있었다는거야.
그리고 짝사랑을 하고 있던 두 사람에게 각각 하나의 기적이 찾아왔지.
칠봉이에겐 생존, 나정이에겐 사랑.
무언가를 던져도 받아든 상대방은 그게 뭔지 몰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하니까 내가 원하는 것이 돌아오지 않아.
칠봉이의 모든 고백에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심지어 두번이나 입을 맞췄는데도.
삐삐는 받은 사람이 전화를 걸지 않으면 메세지가 전달되지 않아.
일방적인 호출만으로는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통신기기임.
일방적인 칠봉이의 사랑은 그게 얼마나 간절한 것이었는지 나정이만 모르고 있다.
칠봉이의 사랑은 받았지만 그게 어떤 사랑인지, 얼마나 절절하고 순수한 것이었는지를 몰라.
칠봉이가 준 모자 안의 사진을 나정이는 도로 집어넣어버려.
나정이는 칠봉이의 마음 속 사랑을 꺼내고 싶지 않아.
칠봉이가 그 안에 남겨둔 메세지를 궁금해 하지 않아.
그냥 있던 자리에 그대로 둬.
그리고 모른척 하지.
7. 나레기
어느날 갑자기 나정이는 오빠가 실은 오빠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돼.
처음으로 쓰레기에게서 자신의 오빠를 지워준 존재야.
둘이 쌍둥이 같지 않냐는 쓰레기의 말에 나정이는 말해.
"개똥 같은 소리 하지 마라."
너는 그냥 너라고. 우리 오빠가 아니라.
쓰레기는 항상 나정이가 제일 원하는 것을 준다.
제일 먼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오빠를 잃은 나정이에게 오빠가 되어줬지.
입으로는 뭐라고 잔소리를 해도 사달라 하면 과자 사다 줌. 그것도 혼자 먹기에는 과하게 많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커튼을 쳐주고 우유를 데워주고 여자친구한테 선물 받은 서태지 테잎을 줌.
엠티 때 삐삐 메세지는 속이 안좋다는 말이었어.
여기로 와달라는 말에 대답은 없었지만 사실은 그 날 나정이가 제일 바라던걸 밤에 돌아와서 주지.
여자친구와의 이별. 그걸로 나정이는 체했던게 내려감.
태훈이 기일은 하루를 통째로 다 씀.
나정이가 걱정하지 않도록 부모님 터미널에 모셔다 드리고 밥도 대신 해놓지.
오빠의 빈자리를 혼자서 채워야 하는 막막하고 버거운 나정이의 짐을 나눠가주는 거야.
그리고 프로포즈(쩡아~ 오빠한테 시집올래?- 이게 만우절이라서 겨우 말 할 수 있었던 쓰레기의 진심 아니었을까...)
말하지 않아도 나정이가 찾아헤매던 그 날 물개인형이 나정이에게 도착함.
나정이 아픈걸 혼자만 알아채고 약도 챙겨줌.
그런 쓰레기의 마음에 나정이는 오빠가 제일 그리워지는 날에도 쓰레기에게 오빠의 모습을 찾으려 하지 않아.
오히려 그 날 처음 고백을 하지.
쓰레기는 오빠가 아니라고 못을 박았던 그 날에 나정이는 말해.
나는 "너"를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쓰레기는 체육 대회에서는 나정이가 신경 쓰고 있던 세또래를 완정히 무시하고
기대하는 표정인 나정이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걸어와서 옷과 시계를 주고 가.
화장품은 비록 파이였지만 기내에서 파는 제일 비싼 화장품이니까 나정이 말 그대로이긴 해ㅋㅋ
그리고 마시멜로와 퇴마록.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나는 너의 모든 말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다정한 증거.
근데 화장품을 사오라고 하는건 나정이가 쓰레기에게 나를 여자로 봐달라는 뜻이야.
그리고 쓰레기는 왕게임에서 칠봉이랑 키스를 하는 나정이를 보고 충격을 받지.
잠든 나정이를 복잡한 표정으로 말없이 계속 지켜봐.
나정이가 쓰레기에게 여자가 된 거야.
해태의 물음에는 윤진이를 택하지만 나정이가 직접 물을 때는 나정이가 바라는 대답이 돌아옴.
"당연히, 우리 나정이지. 오빠한테 니 밖에 더 있나?"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뛰어가다가 다쳤을 때 나정이의 전화를 받고 달려오는 것도 쓰레기야.
마음을 들키고나서 오빠가 조금 어색해진 나정이를 위해 모자를 푹 눌러쓰고서.
서울 온지 5년째고 다음달에 또 뜨는 달에 감동할 감수성도 없는 쓰레기가 눈 온다는 나정이 말에 자다 일어나서 같이 첫눈을 봐.
고백 듣고나서 나정이가 아무말도 하지 말고 안아달라고 하니까 또 그렇게 하지.
같이 영화를 보고 온 나정이가 자기를 여자로 안보는게 분명하다고 속상해한 다음 쓰레기는 그게 아니었다는걸 보여줘.
사실은 너 때문에 영화의 내용도 심지어는 제목도 머리에 남아있지 않았다고.
아무리 피곤해도 자기를 보러왔을 나정이를 직접 집까지 데려다 줌.
둘째형의 훈제오리를 걷어내고 나정이가 좋아하는 동그랑땡을 올려줘.
나정이가 쓰레기의 첫사랑을 의식하는 순간그 다음 장면에서 쓰레기는 바로 그녀를 쳐내.
뭐가 재밌는지 모르겠는 뮤지컬도 스터디까지 빼먹고 같이 보러가.
그리고 아무 말 말고 안아만 달라고, 제발 자기를 떼어놓겠다는 말만은 하지 말아달라는 나정이에게 성큼성큼 걸어가서 키스를 하지.
믿기지가 않고 서러워서 우는 나정이에게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증거품인 목걸이도 선물해.
나정이가 민정이를 의식하고 그 다음에 쓰레기는 민정이를 끊어내.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쓰레기가 제 곁의 누군가가 나정이에게 작게나마 불안감을 준다는 것을 느끼는 때가 있어.
세또래, 첫사랑 주경이, 그리고 동고동락 하던 동료 민정이 때문에.
아직 친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친절이나, 지나간 추억에 대한 작은 배려나, 같은 어려움을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고 도움을 주고 받던 사람에 대한 감사가, 나정이 옆에 놓이는 순간 쓰레기에겐 너무 하찮은 일이 되는 거야.
비록 꺼꾸리는... 좀 그랬지만 그 장면에서 반지를 기대하던 나정이에게 결국 반지도 건네줌.
그리고 쓰레기에게 나올지 모를 헤어지자는 말을 불안해하는 나정이에게 평생 함께 하자는 약속을 선물해.
나정이가 말한 걸 들어주지 못한게 몇번 있는데 영화인의 밤이랑 순대 떡볶이에 찍어먹은 거랑 집에 들어와서 커피 마시고 가라고 조를 때랑 생일날 같이 있는 거였지.
쓰레기는 그 때마다 나정이에 대한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고백해.
그 순간 나정이와의 사이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사람들이지.
칠봉이랑 둘째형이랑 성동일화랑 나정이 본인.
처음에는 좋아한다고 두번째는 연애할 거라고 세번째는 연애하고 있다고 네번째는 결혼하자고.
나정이와의 관계에 작게나마 위기가 찾아올 때 쓰레기가 그걸 극복하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라이벌을 거둬내고 자기 가족을 치워내고 나정이네 가족을 뛰어넘어서 나정이에게 달려가는 거야.
쓰레기는 한번도 나정이가 던진 마음을 놓쳐본 적이 없어.
그리고 처음에는 나정이가 원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돌려주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무언가를 더 얹어서 주기 시작해.
나정이에 대한 사랑을 계속해서 키워나가고 있는 거지.
단 한번도 그 사랑을 움츠리지 않고 아주 건강하고 올곧게 성장시키고 있어.
쓰레기는 맛도 모르고 멋도 모르는 금수야.
아무거나 잘 먹고 사람들 하고도 두루두루 잘 지내고 딱히 싫어하는 사람도 없어.
특별한 기호라는게 없어.
흰우유를 자주 먹기는 하지만 그게 상했는지 어쨌는지도 잘 모름.
책을 많이 읽지만 장르는 다 다름.
그런 쓰레기가 단 하나 원하는게 있는데 그건 나정이 외에는 아무도 줄 수 없는 거지.
성나정.
이 두 사람은 서로를 서로에게 주고 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