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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54046
    작성자 : nigs
    추천 : 22
    조회수 : 3118
    IP : 116.32.***.158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3/07/30 05:42:07
    http://todayhumor.com/?panic_54046 모바일
    [괴담][BGM]이계의 문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ZRDfx
     
     
     
    건축 법인지 뭔지 때문에 5층(6층 일지도)이상의 건물에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전에 살던 고속도로 근처의 아파트에도 당연히 엘리베이터 하나가 있었다.
     
    6층에 살던 내가 계단을 사용했던 적이 완벽히 말해도 될 정도로 없었다. (음, 아마 누구나 그렇지.)
     
    집에 들어오는 날이면 날마다 엘리베이터의 신세를 졌다. 계단은 내려가는 것이라면 몰라도 올라가는 것은 꽤나 고통스럽다.

    그러나 고통이 있어도, 지금의 나는 오로지 계단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대학의 강의가 없는 평일 낮, 나는 편의점에서 밥을 사오려고 방을 나섰다.
     
    1층으로 내려가려면 당연히 엘리베이터를 사용한다. 엘리베이터는 맨 위층 8층에 멈추어 있었고,
     
    지금 바로 누군가가 타거나 내리거나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아래층의 버튼을 눌러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열린 엘리베이터의 문 저편에는 중년의 아줌마가 하나 있었다.
     
    가끔 보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마 8층의 거주자 였을것이다.
     
    가볍게 인사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1층의 버튼은 이미 찍혀 있었다.
     
    4층에서 한번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운송기사가 탔다.
     
    3명 모두 사이좋게 목적의 층은 1층이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느닷없이 3층과 2층 사이에서 멈춰 버렸다.
     
    순간 가벼운 압력이 몸을 짓눌러 왔다. 나를 포함한 실내의 3명은 3명 모두 얼굴을 마주 보았다.
     
     
    뭐야!고장일까. 정전 같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안의 불에는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 어떻게…… 된 거에요?"
     
    내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아줌마도 운송기사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시 기다려도 움직이는 기미가 없자, 운송 기사가 가장 먼저 나섰다.
     
     
    그는 내선 버튼을 눌렀지만 응답이 없었다. 탄식하면서 운송기사가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운송기사의 의문은 나의 의문이기도 했다.
     
     
    아마도 숫자로 보면 대단한 시간이 아니었을 것이다. 침묵이 3분도 안 되는 정도였을까.
     
    그래도 막연한 불안감과 초조함을 돋구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왠지 모두 불안하기 시작하던 때,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운전을 재개했다.
     
    아줌마가 짧게 울음소리를 냈다. 나도 갑자기 움직였기 때문에 좀 놀랐다.
     
    그러나 누르고 있는 것은 1층 버튼 뿐이었는데도 엘리베이터는 아래로 향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는 위로 올라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4층을 통과해, 5층, 6층.....
     
    7층에서 멈추고 문이 열렸다.
     
    나는 의아한 듯이 열린 문을 봤다. "정말 뭐야. 도대체 뭐야 이건".
     
    "뭔가 불안정 한 것 같으니까"
     
    아줌마가 엘리베이터를 내리며 말했다.
     
    "뭔가 불안정 한 것 같으니까, 계단으로 내려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또 무엇이 일어날지 모르고"
     
    "그건 그렇군요 "
     
    아줌마와 운송 기사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당연하다. 아주머니의 말이 맞다.
     
    지금은 다행히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상태지만 다음은 통조림 상태로 갇힐지도 모른다.
     
    까딱 잘못하면 동작 불량의 원인으로 다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질색이었다.
     
    나도 이 신용할 수 없는 엘리베이터를 쓸 생각 따위는 없었고, 둘과 같이 내린다고 생각했다.
     
    아니, 기다리자.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엘리베이터의 맞은 편에 보이는 풍경은 확실히 아파트 7층의 풍경이었다.
     
    하지만……몹시 어두웠다. 전기가 하나도 켜져 있지 않았다. 불빛이 없는 것이다.
     
    통로 안쪽이 보이는건지 안보이는건지 할정도로 어두웠다. 
     
    '역시 정전인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되돌아보니, 엘리베이터 안은 부적절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그렇다. 동작에 이상이 있다고는 해도, 엘리베이터는 일단은 가동되고 있었다. 정전인 것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
     
    위화감을 품고, 나는 문득 7층에서 밖의 광경을 눈으로 들여다 보았다.
     
    '이게 뭐야!!'
     
    하늘이 붉었다.
     
    아침노을인가, 저녁노을인가? 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아니다.
     
    태양도 구름도 아무것도 없는 하늘이었다. 왠지 밤의 색깔처럼 강렬한 빨간색이었다.
     
    이번에는 땅을 내려다 보자, 깜깜하다, 아니, 새까맣다.

     
    고속도로 와 빌딩의 윤곽을 나타내는 실루엣. 그것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일체 불이 없었다.
     
    게다가, 평소에는 신물 나게 듣는 고속 도로를 지나는 차의 주행음이 전혀 들리지 않고, 무음이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그곳에 움직이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잘 말할 수 없지만, 살아 있다는 냄새가 눈앞의 풍경에서는 전혀 나지 않았다.
     
    오직 하늘만이 유난히 붉었다. 빨간 색과 검은 색의 세계.
     
    그런 가운데, 한번 뒤돌아보니 역시 엘리베이터만은 여전히 밝게 켜져 있었다.
     
    짧은 시간동안 생각에 잠겨 있으면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는 것은 뻔했다.
     
    '기다릴까? 어쩌지? 내릴까? 아니면 머물러야 할까?'
     
    그렇게 생각하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이번에는 의심스러운 동작도 없이 엘리베이터는 조용하게 1층까지 직행했다.
     
    열린 문 너머는 늘 다니던 1층이었다.

     
    사람이 걷고 차가 달린다. 생활의 소리. 밖은 낮. 익숙한 일상.
     
    안도했다. 이제 괜찮아. 나는 직감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마음을 안정 시킨 후, 나는 그 두 사람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계단 앞에서 두 사람이 내려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기다려도 기다려도 아무도 내려오지 않았다.
     
    15분 정도 지나도 아무도 내려오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오는 정도로 여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은 이상했다.
     
    나는 엄청나게 무서워졌고, 밖으로 나갔다.
     
    왠지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어도 탈 수 없는 체질이 됐다.
     
    지금은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했고, 어디를 가도 계단을 이용하고 있다.
     
    계단이라면 "이어진다." 그러니까 저쪽 세계로 갈 우려는 없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다르다.
     
    저것은 이계로 가는 관문이야.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제는 엘리베이터 따위 절대로 타고 싶지 않다.
     
     
    번역 - 오유 공게 nigs
     
     
    첫 번역입니다. 번역기로 돌리고 수정만 했는데도 무척 어렵군요. 단어들도 안나오는 단어들도 있어서 대충 의역했습니다.
    보실 때 불편함이 있으시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nigs의 꼬릿말입니다
    안도현 시인의 절필을 지지합니다..!!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반쯤 깨진 연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를 끝 닿는데 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 왔던 트럭에 실려 다시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위에
    지금은 인정머리없는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 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 오르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눈에 빨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하니 손을 뻗어 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한 잠 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져도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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