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한답시고 선언하고 본격적으로 등산이랑 하는데
살이 안빠지더군요
먹는것도 진짜, 북한산 입구 근처에 널린 분식집, 빵집, 음식집 다 버리고
간단하게 과일이나 미숫가루(설탕첨가x)만 먹었거든요
그런데 살이 안빠지는거에요
매일 아침마다 부푼 기대 안고 몸무게 체크하면 115kg 이라고 뜨고 ㅜㅜ
뭔가 잘못된거 같아서 한의원을 찾아가 얘기를 했습니다.
제 몸무게와 운동얘기를 듣다가
"어릴적부터 쪘나요?"
라고 묻더군요.
대게 100kg 이상은 어릴적부터 쪄온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어릴적 찐경우 지방세포가 25살이 되면 이미 완숙한 상태가 되어서
일반인에 비해서 몇배의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가령, 일반인에 비해 지방세포가 많아, 지방이 빠져나갈 경우,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일반인에 몇배에 달하는 식욕과 공복을 불러온다고 합니다.
또한, 오랫동안 뇌가 익숙해진 상황이라 운동을 할 경우, 운동으로 인한 소모보다 배에 달하는 영양분을 필요로 하기에 더 많이 먹게 된다고 합니다.
제 식단을 얘기했을때, 의사선생님께서 가만히 수첩을 주시고
"먹었던거 천천히 한번 적어보세요."
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조금씩 적었습니다.
칼로리도 적을까 했지만 의사선생님께서 적지 말라고 그냥, 먹은것만 최대한 상세하게 적으라고 하셨습니다.
의외로 충격이더군요
""제가 하루동안 먹었다고 생각한 음식물에 거의 2배에 가까운 음식물을 섭취하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너무나 충격을 받아서 멍하니 있는데, 의사선생님께서는 너무 당황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건 초고도비만 분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대신, 이걸 고치기 위해선 앞으로 귀찮더라도 (절대 칼로리 신경쓰지 말고) 먹은 음식을 적으라고 하셨습니다.
칼로리를 신경쓰고 적으면 나중엔 양념 칼로리까지 신경쓰다 대충 적기때문에 그냥 먹은것만 적으라고 하셨습니다.
아무튼 한의원가면 약이나 대강 처방해줄줄 알았는데, 약은 먹지 말라 하시고 운동하라고 하시는 의사선생님 충고가 진심으로 와닿았습니다.
아, 약을 먹지 말라고 하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약을 먹으면 공복이 해소되는데 그건 약빨인데다 몇kg 빼려고 하는 일반인의 경우지, 초고도비만의 경우는 요요를 거세게 불러온다고 하셨습니다.
대신 다이어트에 좋고, 갑작스런 운동으로 누적되었을 피로를 풀어줄 침을 맞고 의원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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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몸무게 115kg , 변화가 없다
2. 초고도비만은 자신이 생각한것보다 많이 먹는다.
3. 칼로리 생각하지 말고 그냥 먹은것만 적어라.
4. 어릴때부터 찐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 몇배는 노력해야 한다.
5. 약 먹지마라. 요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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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마지막으로 등산이 정말 좋은 운동인지 물어봤을때, 의사선생님께서 여름에 하는 등산만큼 좋은건 없다고 하셨습니다.
피톤치드가 풍부한 여름에 산행은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유산소 뿐만이 아니라 다리근육도 짱짱해진다고 ㄷㄷ
한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