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해서 못 본척 하려고 했는데..
생명의 시작은 이론적으로 말해줄 수 없다는 글들이 눈에 보여서 제가 아는 한에서 몇 자 적어봅니다.
생명의 시작은 자기복제기술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어떤 분자구조 A가 있다고 합시다. 이 분자구조는 특이한 성질이 있는데 주위의 분자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결국엔 자기와 같거나 비슷한 분자구조를 갖는 물질을 만들어냅니다. 자연계에 이런 특성을 가지는 분자구조는 많이 알려져 있으며, 아주 낮은 확률로 우연히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날 수 있습니다.
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일단 이런 분자구조 A가 자연히 발생하면 이 분자 구조는 주위의 물질들을 이용해 자신과 비슷한 물질들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들 중에는 또 불완전한 자기복제 기술을 가진 물질들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최소한 A가 자연발생할 확률보단 높지 않을까요?). 이렇게 탄생한 물질을 B라고 합시다. 그런데 만약 우연히도 B가 A보다 좀더 완전한 자기복제기술을 가졌다면 이제 B가 A를 압도하기 시작하고 B의 수가 많아집니다.
이런식으로 태초의 자기복제물질이 생성되고 점점 더 완벽한 자기복제기술을 가진 분자구조로 진화(??)합니다. 수억년동안 이런 과정을 거쳐 우연히 RNA가 탄생하고 마침내 DNA가 탄생합니다. 그리고 억만년의 시간이 흘러 어느날 보니 최초의 세포구조가 탄생합니다. DNA에서 세포까지의 이론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세포탄생의 순간부터 지구상에 생명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생명체와 바로 그 전의 단계를 구분 짓기는 매우 모호하기 때문에 어디부터가 최초의 생명이냐?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것 같습니다. 단지 이런식으로 생명체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 후로 진화의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추론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과정을 거쳐 DNA가 탄생할 확률이 얼마나 되느냐에대해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부분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우주에 행성은 지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 우주에 걸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은 인간의 지각으로 셀 수도 없을 만큼 차고도 넘칩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와 환경이 다르다 하더라도 그 환경에서 자기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물질이 존재할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지구가 어떤 특혜를 받은 특별한 행성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릴수 있다면 전 우주에 걸쳐 어떤 물질들의 자기복제과정이 수 없이 많이 시도되고 그 중에 다수의 행성에서 성공적으로 만족할만한 자기복제기술을 가진 물질이 탄생할 확률이 거의 1에 가깝다는 것을 계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드레이크 방정식 참조) 그 수많은 행성중에 지구가 속해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정말로 지구가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아무도 모릅니다. 창세기를 신봉하는 사람들만 지구가 유일한 선택받은 행성이다라고 단언할 수 있겠지요...
여기까지가 제가 알고 있는한 가장 그럴듯한 최초 생명의 탄생에 대한 이론의 아주아주아주 간략한 요약이 되겠습니다. 제가 생명과학이나 유전공학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틀린 내용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리차드 도킨슨이 쓴 '눈먼 시계공'을 보면 좀 더 많은 내용을 알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전 읽은지 오래되서 잘 기억이 안나네요..)
그리고 생명체가 왜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 생명체가 어떻게 알고 보호색을 만들었으며 남극의 펭귄은 무엇때문에 날기를 포기했는지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이렇게 생각하면 쉽습니다. 생물의 진화에 있어서 진화는 절대 '의지'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생물도 진화를 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냥 우연히 진행되는 겁니다.
새가 하늘을 날고 싶어서 하늘을 날게 된것도, 치타가 달리기를 좋아해서 그렇게 빠른 속도로 달릴수 있게 된 것도 아닙니다. 어쩌다 보니 0.01초라도 좀 더 긴 채공시간을 가질 수 있는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참 우연스럽게도 시속 0.01km라도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다리를 가진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이런 돌연변이들이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하면 더 많은 수의 개체가 살아남고 이런 과정을 계속 거쳐 정말 우연히도 오늘날의 새나 치타가 나타난것으로 보는것이 진화론의 관점인것 같습니다.
이른바 '자연선택설'이라고 불리는 이론입니다.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변이중에(DNA가 100% 완벽한 자기복제자가 아니기 때문에 복사본은 원본과 미묘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당시의 자연환경에 적합한 형질이 결국에는 생존하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충분히 이치에 맞고 다윈주의 진화이론이 대단히 타당한 이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기적 유전자'와 '눈먼 시계공'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자인 리차드 도킨슨이 이 부분에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 읽더라도 이해하기 쉽도록 참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전 아무리 해도 도킨슨 아저씨처럼 잘 설명할 자신이 없네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전 이쪽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이 글 중 진화론의 이론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론'이며 '사실'이라고 증명된 내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창세기나 지적설계론 보다는 그럴듯하게 보입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전혀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진중권씨가 한 말이 생각이 나네요
"말을 해도 알아듣지를 못하니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논리적인 말을 해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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