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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마 초등학교 5학년엔가에 지금까지 하고 있는 가게가 문을 열었을 겁니다
그때가 97년도? 그 쯤으로 맞을거에요
광주에 있는 크지 않은 가겐데 부모님이 고생해서 차려 아직까지 운영하고 계십니다
그때가 가게를 다 만들고 내부 설비 장착까지 끝내고 이제 개업만 남긴 상황이었습니다
날을 잡고 사람들에게 개업을 한다고 주변이 많이 알리고 다녔습니다
아마 부모님께서는 굉장히 들뜨셨겠죠
근데 엄마가 날이 제대로 잡혔는지 점쟁이(1편과는 다른 점쟁이)에게 가서 날이 좋냐고 물어봤답니다
점쟁이는 날이 좋지 않다면서 날짜를 바꾸라고 하는데 가게에 긴 무언가가 들어온다고 했답니다
이미 사람들에게는 개업 날짜를 다 뿌리고 다닌 상황이라 난처하긴 해도 개업날짜를 미룰 수가 없어서 그냥 이미 정한 날짜에 개업을 했습니다
개업일은 저도 기억하는데 아주 손님이 많았습니다
굉장히 바빴죠
제 시골에 개업을 해서 그런지 동네 사람들이 참 많이 와주셨습니다
근데 한분이 무슨 포대기? 푸대자루? 에 뭘 담아오면서 선물이라고 주더랍니다
엄마가 뭔지도 모르고 받아서 열어보니 꽤 크게 자란 구렁이가 한마리 있더랍니다
엄마는 대번에 정색을 하면서 구렁이는 영물인데 게다가 개업 당일에 이런거 가져오는거 아니라고 다시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친척 어른이 가져가려고 하니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이 가져가야된다고 하시며 동네사람 아무나 가져라고 하시고는 바쁜 가게일 보러 다시 들어가셨습니다
그날이 지나고 구렁이는 잊혀진듯 했습니다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부지가 다리가 아프다고 하시더니 시간이 더 지나자 다리가 너무 아파 걷지도 못하고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움직이시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그 모양이 흡사 뱀이 기어다니는 모양이랑 그렇게 비슷했다고..
또 엄마는 가게 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주무시면 평소에 꾸지 않던 악몽을 그렇게 꿨다고 하는데 방바닥에서 벌레가 우글우글 솟아나는 그런 기분 더러운 꿈을 계속 꿨다고 합니다
그렇게 흉흉한 분위기 속에 며칠이 지났는데 같이 일하시는 주방 아주머니가 엄마한테 말을 걸더랍니다
"형님 집에 혹시 무슨 일 있소? 며칠동안 꿈에 어떤 할아버지가 나와서 답답하다고 자기좀 풀어달라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엄마는 순간 구렁이 생각이 났답니다
그래서 수소문을 시작하는데 그 구렁이가 하도 여러 사람 손을 거쳐가서 찾는데 좀 애를 먹었답니다
결국 가게 뒷산 감나무 아래 묶어놨다는 제보를 듣고 서둘러 가보니 나무 아래 묶어져 있었고 엄마는 무섭다는 생각도 못하고 서둘러 구렁이를 풀어줬다고 합니다
풀려난 구렁이는 서두르지 않는 느낌으로 스윽 하고 앞으로 기어나가더니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고 다시 엄마를 돌아봐 한참 쳐다보더니 그렇게 산 속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구렁이를 풀어주자 마자 아부지 다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지셨고 주방 아주머니 꿈에 할아버지는 다시 나오지 않으셨고 엄마는 악몽을 꾸지 않게 됐답니다
레알 우리집 실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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