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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문득 고게를 둘러보다 이런 비슷한 종류의 글을 보았는데.. 문득 다시 그날이 생각나네요
수능 날이었어요.. 수시는 대기 20번, 30번대라는 기대와는 다른 절망적인 숫자들 뿐이었고
그래도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지고 봤던 수능..
고사장 앞 교문앞에서 기다리시는 엄마의 손을 붙잡고 밥을 먹으러 갈 때까지만 해도 일단은 수능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마냥 즐거웠지만,
집에와 떨리는 마음으로 가채점을 하고, 엉엉 울었어요
정말 펑펑 울었어요
고3내내 보던 모의고사 성적의 딱 반토막 만큼의 점수..
그 누구의 탓도 할 수 없었어요
그냥 내 자신이 못본거고, 긴장탓, 운탓 하기에는 주변의 기대에 터무니도 미치지 못하는 점수가 나왔으니깐요
실수도 실력이라 하잖아요.
그렇게 방문 잠그고 엉엉 울고있는 저에게 아버지가 오시더니 무슨일이냐 물으시더라구요
'점수가 안나왔어.' 한마디에
'내가 너 그럴줄 알았었어.'
한마디 하고 가시더라구요..
그 말이 얼마나 힘이 들던지요.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격려를 아낌없이 해주시던 아버지가, 조금이나마 위로의 말을 바랬던 마음을 짓밟고 딱 그 한마디 하시고 나가시는데
정말 하늘이 캄캄하더라구요. 수능뒤에 성적비관해서 안좋은 길로 빠진 아이들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더라구요.
하루종일 방에 박혀서 어떻게 하면 이 세상을 편히 갈 수 있을까 수십번을 고민했어요
담임선생님의 시선, 주위 친구들의 시선, 주변 사람들의 시선까지.. 기대어린 시선들을 무참히 밟아버렸다는 생각에
나는 실패자 라는 생각뿐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나약해진 마음으로 재수하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다 그렇게 한번은 망할 수 있다는 회유에도
그런 시선들에게서 도피하듯 모 대학의 지방 캠퍼스로 쫓기듯 원서를 넣어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아직도 주변 친구들은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에서 캠퍼스 생활을 누리고 있는데, 나는 그 경쟁에서 한발짝 멀어졌다는 생각에
재수 생각을 하고 실제로도 공부를 하면서도 아버지의 '너 그럴줄 알았어'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재수해서 대학가서의 일년 더 다니는 학비 충당을 부모님께 요구드리기가 참으로 죄송하고 민망스러워
재수보다는 peet쪽을 생각하고 또 공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버지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하셨던 말은 아니었겠지만.. 이게 평생을 가지고 갈 첫 상처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아직도 아버지의 그 한심하다는 표정, 말이 반복해서 들립니다. 환청처럼요.
상처는 지니고 있되 아버지와의 관계가 멀어진건 아니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웃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피눈물이 나는게 이럴때 쓰는 표현인가 봅니다.
항상 학교에 대해, 내 자신에 대해 회의감이 들 때마다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니가 대학에 다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아버지의 말 한마디의 도피처는 아니었는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함이었는지..
순수히 무언가 더 배우기 위한것인지.. 아니면 소위 말하는 스펙을 위한 것인지.
아직도 저는 고민중입니다.
쓰다 보니 말이 길어지고 엉뚱하게 빠진감이 없지않아 있네요..
그래도 타자로나마 풀어 놓으니 속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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