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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53813
    작성자 : RarityIsBest
    추천 : 4
    조회수 : 419
    IP : 14.46.***.9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10/07 09:34:42
    http://todayhumor.com/?pony_53813 모바일
    [자작/팬픽]북풍北風, 첫번째 바람.


            북풍北風, 첫번째 바람 …… 2




     끼이익, 탁. 나무로된 문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닫혔다. 셀레스티아는 방을 나가는 팬시팬츠의 뒷모습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다시 눈을 한 번 길게 감았다 뜬 셀레스티아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 그녀의 애재자 - 그리고 그녀의 첫번째,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셀레스티아의 터질것같은 답답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독서에 열중할 뿐 이었다.

     셀레스티아는 이유따윈 모를 분노를 느꼈다. 아니, 그 이유쯤은 안다. 나는 이렇게 괴로워하고 답답해하는데, 저 아이는 저리도 태평히 책이나 읽고있다. 거기서 나오는 불공평함에 대한 분노, 그리고 그 안락함에 대한 질투이다. 곧 셀레스티아는 자괴감을 느끼며 창 밖에서 시선을 돌렸다. 이 무슨 우스운 질투인가. 저 아이가 잘못한 것은 하나 없건만.

     "무엇이 공주란 말인가?"

     셀레스티아는 돌린 시선을 천장으로 던지며, 아무도 없는 허공에 질문을 던졌다.

     "무엇이 나를 여왕으로 만들었는가?"

     고급스럽게 짜여진 체크무늬 천장이 그녀를 압박해오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것도…"

     셀레스티아는 고개를 숙였다. 마른 카페트의 색이 드문드문 진해진다.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거늘…"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셀레스티아는 조용히 숨죽여 흐느꼈다.



     하루를 가장 빠르게, 그리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주저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이라고 답 할 것이다. 태양이 머리 바로 위에서 빛을 쪼이던 때를 조금 지나서 시작한 그녀의 독서는 이제 그 태양이 스모키 마운틴 - 이퀘스트리아의 최서단에 위치한 산 - 의 봉우리를 넘어 갈 무렵에도 계속 될 정도였으니까.

     그렇지만 역시 태양이 모습을 감추기 시작하자, 이곳 저곳에서 밤의 파편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그녀의 옆에서 곤히 자고있던 작은 조수가 가장 먼저 그에 반응했다.

     "헷츄!"

     "꺄악?!"

     가을 바람의 장난때문에 갑자기 터져나온 스파이크의 재채기 소리에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화들짝 놀라 날개를 세차게 퍼득였다. 주위의 단풍잎들도 덩달아 큰 소란을 피운다.

     "으… 트와일라잇, 조금 추워진 것 같지 않아?"

     그제서야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자신의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어라? 내가 생각한 곳에 태양이 없는걸? 시선을 조금 낮춘다. 아, 저 멀리 있군.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지난거지?

     "음. 그러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들어가자, 스파이크."

     바람이 한 번 더 가볍게 불자 스파이크는 몸을 작게 떨면서 트와일라잇 스파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그 모습을 보고 가볍게 웃은 뒤 마법을 부려 책들을 정리해서 일부는 자신의 가방에, 일부는 스파이크의 품에 맡겼다.

     "그쪽 책들은 다 읽은 거야. 정리좀 부탁할게."

     "헤헤, 맡겨만 줘!"

     스파이크는 또 싱글벙글 웃으며 책들을 껴안고 성 안으로 향했다. 그 뒷모습을 보며 트와일라잇도 수 시간만의 첫 발굽을 뗐다. 그녀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단풍잎들이 가을 바람과 손을 잡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빙글 빙글 빙글….



     스파이크에겐 책을 품에 가득 안고 걷다보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이 책더미들을 모두 집어던지고 그 위에 디비져 누워 자는것은 어떨까? …그만 두자. 스파이크는 이런 아무 쓸모없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자네 그러고도 앞이 보이는가?"

     따위의 인사를 귀족 포니들에게 받으며 도서관으로 꾸역꾸역 걸어갔다. 아무렴. 내가 나고 자란 곳이 여기 캔틀롯 성인데, 앞이 안보이는 것 쯤이야 내겐 아무것도 아니지! 근데 도서관이 어디있더라? 아하! 저기로군!

     도서관의 문을 열고 들어간 스파이크는 곧 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여기, 이 책은 저쪽이었으니 나중에 정리하고…

     "오, 공주님의 조수 스파이크로군. 안녕하시오? 또 책을 정리하고 있군?"

     한참을 그렇게 책을 정리하고있으니, 누군가가 스파이크에게 말을 걸어왔다. 뒤를 돌아보니 멋드러진 외알안경을 반짝반짝 빛내며, 팬시팬츠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공주가 되어 캔틀롯 성으로 돌아온 뒤 요 며칠간 그녀에게 귀족으로서의 품위와 같은 상류 사회의 문화에 대해 가르치고 있었다. 또 그와 동시에, 팬시팬츠 또한 적잖은 수의 책과 트와일라잇 스파클보다 많고 또 연륜있는 역사적 지식을 갖고있어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그를 매우 마음에 들어했고 - 어디까지나 선생으로써 -, 때문에 스파이크와 적지않은 안면이 있었다.

     "어, 안녕하세요. 팬시 팬츠씨?"

     스파이크의 어정쩡한 인사를 받으며 팬시팬츠는 여느 때와 같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찾듯 주변을 휭 둘러보았다.

     "트와일라잇 공주님이 안보이시는군? 도서관에 계신 것이 아니었소?"

     "트와일라잇이요? 아마 자기 방에서 독서중일거에요. 전할 말이라도 있나요?"

     "음. 그러면 그녀에게… 아, 아니오. 이 말은 직접 전해야겠군. 아, 그 책은 이쪽이오.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지."

     팬시팬츠는 가뿐히 몸을 돌려 도서관을 나섰다. 스파이크는 잠깐 의아한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곧 아무렴 상관없지, 싶어 신경을 끄고 책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앗! 책이 무너진다! 안돼!



     팬시팬츠는 방에 들어가기 앞서 마법을 이용해 그의 정장을 바로잡았다. 두번 세번, 정장을 탁탁 피고 외알 안경에 광을 내고서야 성이 찼는지 문을 두드리려고 발굽을 들었다.

     똑똑.

     "으흠, 흠."

     팬시팬츠는 인기척을 냄과 동시에 목을 가다듬었다. 이 독서광 공주님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반응이 없단 말이지. 얼마 기다릴 필요도 없이 문이 열렸다.

     "어머, 팬시팬츠씨. 안녕하세요? 마침 물어볼 것이 생겼는데 잘 됐네요."

     "안녕하시오, 스파클양? 그 전에 할 말이…"

     팬시팬츠가 본론을 꺼내가 전에 트와일라잇이 먼저 선수를 쳤다. 어느새 마법으로 들어올린 책 - 현대 유니콘, 페가서스, 어스포니의 관점으로 고찰한 역사적 영웅들. 여전히 가죽 커버의 단조로운 디자인이었다. - 를 코앞에 밀어놓고 빠르게 말을 뱉기 시작했다.

     "음, 보시다시피 이 부분의 내용은 이퀘스트리아의 건국에 관한 내용이고, 그 내용은 하츠 워밍 이브날 의례적으로 연극되곤 하는 이야기이죠. 네. 맞아요. 제가 궁금한건 그 다음이에요."

     "어… 스파클양?"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재빠르게 다른 세 권의 책 - 각각 푸딩헤드, 스마트 쿠키, 그리고 팬시 일병의 일생을 다룬 책 - 을 꺼내 마지막페이지를 펼쳐 바닥에 늘어놓았다.

     "자 봐요. 그들의 이야기는 모두 이퀘스트리아의 건국까지만 쓰여져 있어요. 그 뒤의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죠. 아, 이리와서 앉아요. 이야기가 길어질 테니까."

     그리고 다시 마법을 부려 좌르륵, 현란하기까지 한 마법 솜씨로 책을 정리하고 방석을 꺼내 바닥에 놓았다.

     "그런데 제 생각은 이래요. 그 연극 내용을 봤을때나, 이 책들의 내용을 봤을때나, 그 세 명의 개국 공신들, 그러니까 클로버와 스마트 쿠키, 그리고 팬시 일병. 이 셋에 비해 그들의 상관들, 그러니까 허리케인 사령관, 푸딩 헤드 총리, 그리고 플래티넘 왕과 공주는 무능했었을 거에요. 비록 그 연극이 구전되어 내려오는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라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그렇기에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멀쩡한 영웅을 내버려두고 다른 이들을 영웅으로 추앙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겠죠."

     "구전되면서, 포니들이 사령관들을 무능의 극단으로, 그리고 세 신하들을 영웅의 극단으로 몰았다고 해서, 실제로 그들이 유능했거나 무능했다고 볼 수 는 없다는건 맞아요. 그렇지만, 세 명의 신하가 사령관들에 비해 더 유능했다는 것은 확실한 것이죠. 단지 거기에 뼈를 세우고 살을 붙이는 작업에서, 그리고 많은 포니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단순화시키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거에요. 이야기가 쉽게 전해지도록."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여기서 한번 말을 멈춰 숨과 생각을 정리했다. 팬시팬츠 역시 그녀가 준비해준 방석에 앉아,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고있었다.

     "음, 어찌되었던, 실질적으로 그 세 신하가 없었다면 이퀘스트리아는 건국될 수 없었겠죠. 그리고 그 세 신하가 중심이되는 이야기를 구전해온 것을 보면, 그 세 신하의 능력이 더 뛰어났고, 또 그 당시 포니들의 마음도 그 세 신하에게 있었다는 뜻이 될테구요. 그렇다면 응당 그들은 이퀘스트리아의 건국 이후, 지금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통치하에 들어서기까지 이퀘스트리아의 가장 중요한 마물(馬物)이었을거란 말이에요. 그렇지만 없어요. 그들의 이야기는 이퀘스트리아의 건국 후에 끝나고 말아요. 어째서일까요? 그 셋은 그 땅을 찾기위해 긴 여행을 떠났고, 또 힘을합쳐 땅을 일구고, 조화를 얻어냈어요. 그 땅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겠죠. 그렇지만 그들은 역사의 한켠으로 사라지고 말아요. 그들이 가꾼 땅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제가 궁금한 것은, 이들의 뒷이야기는 어떻게 된걸까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트와일라잇 스파클의 장황한 이야기가 끝나자, 그제서야 팬시팬츠는 입을 열 수 있었다. 물론 이 장황한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해야겠지.

     "흠흠, 알겠습니다. 음…, 그렇지만 그것에 대한 확답은 저도 못드리겠군요. 단지 조금 말씀드리자면…"

     "우선, 그 세 상관들은 공주님의 생각대로 그리 무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조화를 유지할 방법을 몰랐을 뿐, 그들의 능력은 여타 일반 포니들에 비해 훨씬 뛰어났지요. 이에 관해서는 '역사'동의 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제목이 아마…"

     팬시팬츠는 양복 주머니에서 메모장과 펜을 꺼내 자신이 기억하는 책의 제목을 써내려갔다.

     "…음. 이 책들을 보시면 알 수 있을겁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허리케인 사령관은 용맹함과 전투 능력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그 당시 페가서스의 우두머리였다는 것만 보아도 가장 용맹하고 뛰어난 전사였다는 의미였겠지요."

     "플래티넘 왕과 공주는 각자 다른 능력을 갖고있었죠. 왕은 뛰어난 염동력을, 공주는 '귀중한 물건을 찾는'능력이었습니다. 과장된 이야기이긴 하겠습니다만, 왕의 염동력으로 인해 유니콘들은 따로 성을 새로 지을 필요가 없었다고 합니다. 염동력을 이용해 성을 그대로 끌어왔기 때문이라던가요. 허풍이 가미된 이야기이지만, 그의 능력을 알 수 있죠. 플래티넘 공주는 귀금속 뿐만 아니라, 어떤 포니가 중히 여기는 물건을 찾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지요. 설사 그것이 작은 돌덩어리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푸딩 헤드 총리는, 뛰어난 지식과 지혜, 그리고 기억력을 갖췄다고 하더군요. 아 그래, 그 장면 기억하십니까? 핑키 파이양이 지도에 구멍을 내어서 얼굴에 붙이고 지도를 보던 장면 말입니다. 사실 그건 그때당시 푸딩 헤드 총리가 이미 지도를 모두 머릿속에 넣고 있었기에 그랬다고 하더군요. 또 대지에 관한 일, 즉 농사나 건축, 심지어 보석분야까지, 그의 지식을 넘어서는 포니는 아무도 없었다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주님의 질문 말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확답은 드리지 못합니다. 공주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들은 이퀘스트리아의 건국 이후로 그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말 그대로, 홀연히 사라져버렸지요. 어느 역사의 조각에서도 그들의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가 읽어온 책들과, 역사학에 조예가 깊은 포니들은 말이죠."

     "단지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화를 배우지 못했던 강력한 세 수장들이 조화를 배웠기에, 이제는 비교적으로 무능해진 세 신하가, 세 수장에게 모든걸 넘겨주고, 다시 평범한 포니로 돌아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리라. 고 말입니다."

     팬시팬츠는 말을 맺으며 작게,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끝까지 경청을 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할 대답이 되었는지요?"

     "팬시팬츠, 당신은 언제나 절 놀라게 만들어요. 당신은 제가 만나본 그 어떤 포니중에서 가장 박식한 것 같군요. 이 이야기는 다시 생각해봐야겠어요."

     "과찬의 말씀을. 아, 그리고 제가 여기까지 온 것은, 공주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입니다."

     "아, 그랬나요? 미안해요. 너무 제 얘기만 했군요. 하려던 말씀이 무엇이죠?"

     "공주님. 당황치 말고 들어주십시오."


     팬시팬츠는 진지한 표정을 얼굴에 띄웠다. 이제까지의 인자한 표정의 팬시팬츠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놀라 기가 죽기까지 했다.

     이어지는 팬시팬츠의 말에, 트와일라잇은 이번엔 벙 찐 얼굴이 되었다.


     "반역을, 일으킬겁니다."
















    작가의 말言

    코드 기어스 - 반역의 팬시팬츠!!

    음,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군요.

    글쓸때는 참, 뭐랄까, 여기 작가의말에 되게 쓰고싶은 말이 많았는데
    ...제 머리가 멍청해서그런지 다 까먹었네요.

    북풍 제 2화입니다. 이야, 짧네요. 되게 오랫동안 붙잡고 쓴거같은데. 되게짧아요.
    ...싶어서 용량을봤는데 전화보다 용량은 되려 크군요. 읭?

    쓰다보니 팬시팬츠에게 깐지가 철철나는군요. 깐지깐지.
    이야, 역시 멋쟁이 바지입니다. 멋쟁멋쟁.

    그렇다고 착각은 금물.
    이 소설은 어디까지나 트와일라잇 중심으로 진행될 예!쩡!입니다.
    ...물론 지킬 수 있을지 아닐진 모르겠지만요.

    아침에 올려놓고 몰래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네요... 이번 편만 네번은 고친듯.

    지루한 소설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앞으로 더 재밌어질..라나요?
    잘 읽었다고 한마디만 달아주시면, 이 쩜 칠삼배로 감사드리겠습니다.

    음. 딱히 할말도, 칠 드립도 더는 생각이 안나네요.
    그런데 여기에 더 뭘 쓰려고하다가는,
    아무래도 스포일러를 써버릴 것 같으니 딱 한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래리티 짱짱걸^^7!!
    본문에 래리티는 안나왔지만요.(아마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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