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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_53777
    작성자 : 곰식
    추천 : 11
    조회수 : 1756
    IP : 182.218.***.112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5/03/09 17:21:17
    http://todayhumor.com/?military_53777 모바일
    탈북자..


    안녕하세요.



    해군 중사 전역자입니다. 직업군인으로 있으면서 3년6개월 가량 2함대에서 근무했으며



    얼마전에 '드레이크'(닉언죄송합니다.)님이 쓰신 'GP에서 느낀'을 보고 NLL에서 북한군 모습을 봤을때가 생각나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역시나 함정 내 대부분의 정보가 대외비이상의 사항이라 그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작성하겠습니다.



    저의 첫 부임지는 초계함(PCC)이었습니다. 솔직히 초계함에서 생활할 때에는 북한군의 실제 모습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전방이지만 육안으로 거의 볼수없을정도의 거리에서 경비기동을 합니다.



    1년3개월 가량 초계함생활을 하고, 정말 해군(함정)의 최전방이라고 생각되는 2함대 고속정(PKM)에서의 근무가 시작되었습니다.

    제목 없음.jpg

    <img출처-http://cafe.naver.com/navy309/4365>

    사실 고속정에서 생활하면서 살아있는 북한군인을 본 경험은 두번이 전부이며 한번은 목소리를 들었고, 한번은 50야드(약45M)



    정도의 거리에서 대치상황으로 기동하였습니다.



    서해에는 서해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가 있어요. 처음 북한군을 봤을때를 풀어보겠습니다.



    고속정에 부임하여 1년이 다되어 갈때쯤.. 연평도 바지선에 배를 정박하여 당직을 스고 있었습니다.



    한창 꽃게철일때라 불법중국어선과 북한어선으로 긴장감이 극에 달해있었고, 하루에 4~5번씩은 기본으로 긴급출항을 할 때 였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새벽세시쯤이었어요. "빠~~~앙~~"하는 기적소리와 함께 긴급출항 명령이 떨어졌고 승조원 총원이 후다닥 출항을 준비하여



    바로 출항했습니다. 출항과 동시에 실전 전투배치 명령이 떨어졌지요.. 실전전투배치는 실제 전투가 벌어질것같은 상황에서만 붙는 배치입니다.



    다들 긴장한 가운데 상부에서 떨어진 명령은 '미식별 물체가 해류를 따라 NLL근처로 접근중, 육안 식별할것'이었습니다.



    저는 포대안에서 바깥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헤드셋 넘어로 상황을 듣고있었습니다.



    "검은튜브, 사람으로 추정되는 물체하나, 백기 흔들고있음"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말로만 듣던 탈북자구나"하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정장은 상부에 보고하여 지시를 기다렸으며, 해상전진기지(연평도바지)에서 LIB(고무보트)이 나와서 탈북자를 구조하였습니다.



    상황이 종료되었으며 탈북자의 얼굴엔 흰천으로 된 눈가리개가 씌워지고, 양 손은 등뒤로속박되어 연평도바지선으로 인계되었습니다.



    다시 연평도바지선에 정박하여 휴식을 취하려던 찰나, 또 "빠~~~~앙~"하는 기적소리가 울렸고 저희배는 또 출항했습니다.



    상부의 명령은 "탈북자를 인천방어사령부 소속의 고속정으로 인계하라" 였습니다. ㄷㄷㄷㄷㄷㄷ탈북자를 우리배에 태운다고?



    뭐 까라면 까는곳이 군대니깐, 했어요. 흰 천을 뒤집어쓰고 양손이 속박되어 우리배에 오르는 탈북자의 모습을 보고 느낀건 굉장히 왜소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짙은색 상/하의를 입고있었는데 홀딱젖어 물에빠진 생쥐마냥 덜덜 떨고있는 모습이 아직 생각나네요.



    탈북자를 태우고, 탈북자가 가져온 검은색 고무튜브, 나무로된 널빤지, 고무튜브에 달려있던 포대자루(안에는 페트병에 담긴 식수)를 싣고



    인방사 소속의 고속정에게 인계하기위해 출항했습니다. 계급과 이름을 알수없는 해군소속의 수사관도 태우고요..



    탈북자와의 대화는 금지되었고, 저는 총을 관리하는 사람이라 K-1A 한정과 보통탄이 장전된 탄창을 휴대하고 탈북자와 같은 공간에 있게되었습니다.



    저, 수사관, 탈북자 이렇게.. 추운날씨였고, 새벽이었습니다. 수사관과 탈북자의 끊임없는 대화가 이어졌고 저는 총기를 휴대하고 경계하고있었습니다

    .

    옆에있으니 당연히 대화내용이 들렸고,, 대화내용은 이랬습니다.



    "부인과 딸을 두고 탈북을했다, 나는 사실 군인이다, 탈북을 하기위해 보름이 넘는 시간을 해안경비대의 교대시간과 사각지대를 조사하며 준비했다,

    춥다, 돌아갈 생각이없다,"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근데 대화내용이 좀 이상했어요. 뭐라해야되지 얍삽하게 살살 우리해군을 비난하는 말(천안함관련)도했고, 담배한대 피우게 해달라는둥.



    자기가 처한상황이 어떤상황인지 잘 모르는것 같더라고요.



    그래도..짙은 상하의안에 감춰진 그의 군복을 보니 더 긴장하게 되었고, 그렇게 인방사 소속의 고속정과 계류하여 탈북자를 인계했습니다.



    제가 본 탈북자, 아니 북한군의 모습은.. 그랬어요......



    작다, 말랐다, 얍삽하고 치졸하다. 그리고 말투와 행동이 절대 군인으로서는 상상못할 정도에요. 힘이없어요 힘이.



    진짜 그때 저희배 수병중에 제일작은수병보다도 훨씬 작았구요.



    글이 길어졌네요.. 고속정 근무하면서 소름돋고 재밌었던일들 많았는데 종종 보안에 위배되지않는 정도로 써서 올리겠습니다.


    궁금하신거 있으시면 물어봐주세요.. 아는 한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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