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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53765
    작성자 : 이라부
    추천 : 14
    조회수 : 1663
    IP : 222.107.***.73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3/07/27 19:08:57
    http://todayhumor.com/?panic_53765 모바일
    죽음이 사라진 세계 외 4개 단편 의도, 해설

    들어가기전에

    혹시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란 작품 아시나요?

    우리는 학교에서 소나기에 나오는 보라색의 의미가 죽음이라고 배웠는데,

    정작 황순원 작가님은 '그냥 보라색이 좋아서 썼다'라고 말해 쓴웃음을 자아냈죠.

     

    그런데 저는 보라색을 죽음을 암시하는 복선으로 보는 해석도 맞다고 생각해요.

    물론 '보라색은 문학작품에서 죽음을 암시하는거야'라고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게 훨씬 나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의도한대로만 작품을 읽는 건 너무 재미없는 것 같아요.

     

    각자 상황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해석을 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면

    그게 진정하게 살아숨쉬고 독자와 작가가 같이 만들어가는 작품이 아닐까요?

    사람마다 살아온 인생이 다르고 지금 겪고 있는 상황도 다른데 오히려 똑같이만 해석한다면 그게 더 무섭지 않을까요?

     

    그래서 쓰고 있는 중에는 무얼쓰든 작가의 자유지만 발표 후에 사람마다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는데,

    거기에 대해서 작가가 '아닌데?'라고 하는건 제가 생각하기에는 작품에 있어서 독자의 역할을 너무 간과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황순원 작가님 같은 경우는 작가 본인은 그 의도가 아니었는데 학교에선 마치 그게 진리인 것마냥 가르쳤으니 그런거지만요.)

     

    하지만 제가 사실 소설을 많이 읽어는 봤어도 쓰는 건 처음이고 표현력, 전달력이 부족하다 보니깐

    생기신 의문점들이 많이 있으시더라구요.

    애초에 제 글들은 문학작품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으니 제가 각 단편들에 담은 의도를 알려드릴게요.

     

    글을 재밌게 봤고, 나만의 해석을 가진걸로 충분하다 싶으신 분들은 그냥 안읽으시는게 나을 것 같아요.

     

     

    1편 고백

     

    사실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이러면 재밌겠다 싶어서 쓴 글이에요.

    별로 의미도 없고 상징도 없어서 그냥 보고 조금이라도 '소름이 돋는' 기분을 느끼셨다면

    제가 의도한대로 작품을 즐기셨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길을여는바람, 찡끗~님의 해석은 정말 좋았어요. 의미 없는 글에 숨을 불어넣어주셨네요.)

     

     

    2편 어느날 사람들에게 날개가 생.

     

    가장 의미를 생각하고 공들여 쓴 글이에요.

    날개가 생기는 조건은 죽고 싶다는 마음 혹은 우울증 정도가 되겠네요.

    사실 날개가 달리기 전이나 후나 날개 달린 사람들에게 달라진 점은 없었어요.

    차이가 있다면 죽음에 쉽게 가까워질수 있다는 점(본문에선 자유로 표현했죠)이나 시각적으로 확연히 드러난다라는점.

    자살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살하기전 주변에 어떤 징후를 보낸다고 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그 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할정도로 무관심했거나

    알더라도 회피했기 때문이겠죠.

     

    주인공은 겨우 자신을 위해서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시 살아갈 생각을 가져요.

    그 사람이 좋아하는 여자나 가족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이었는데도 말이에요.

    하지만 결국 그 여자조차도 자신의 즐거움(진심으로 주인공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사람들을 구원하는 존재라고 자위하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

    때문에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주인공은 절망 속에서 떨어져요.

    주인공에게 날개는 다시 생겼을까요? 생기지 않았을까요?

    생겼더라도, 생기지  않았더라도 아마 주인공은 그대로 추락했을거에요.

     

    당신 주변에 죽을 것 같이 힘들어하는 사람은 없나요?

    자신을 위해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위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정도에도 사람은 쉽게 죽지 못해요.

    꼭 마지막 순간에 생각나거든요. '내가 죽으면 그 사람이 정말 슬퍼할텐데'하고 말이에요.

     

     

    3편 나는 미래에서 왔다.

     

    다른 편에 비해서 조금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셨나요?

    솔직히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다른 것들은 자연스럽게 문득 떠오른 수많은 상상 중에 재미있을만한 것만

    추려서 쓴 글인데 반해, 이 글은 처음부터 '글을 써봐야지'하고 쓴 글이에요.

    복선이라고 해봐야 '머리를 망치로 맞은듯한 충격.' 이거 한줄 뿐이고

    '그의 이야기' 중에서 '후훗 사실 타임리프가 아니라 기억조작이었지롱'하고 설명하는 부분은

    쓰면서 너무 유치하게 비추어지지 않을까 걱정 많이했어요.

     

    그래도 우연히 떠오른 상상이 아니었다는 점에 애착이가서 써봤어요.

    사실은 실험이 끝난 후에 연구소가 세계의 실질적인 지배집단이 되는 생각도 해봤는데

    그건 진짜로 유치해보여서 포기했어요.


     

    4편 죽음이 사라진 세계

    가장 반응이 뜨거웠고 논란도 많았던 글이네요.

    마치 제가 '생물도 인쇄가 가능할까'라는 첫번째 질문을 던진 생물학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일단 작품 외적인 부분부터 답변드릴게요.


    1.소재의 중복에 관해서

    다행히도 말씀해주신 일곱번째날, 악츄러스, 미라클데이 등등은 본적이 없어요.

    무의식적으로라도 이 작품에서 영향받은건 100% 없다고 맹세할 수 있어요.


    남의 노래에서 영향 받을까봐 아예 노래를 안들으시는 김태원씨.

    이미 비슷한 노래가 있을까봐 모든 노래를 들어보시는 윤종신씨.

     

    정말 존경스러워요. 저작권에 관련해서는 이 자세가 진짜 프로다운 자세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프로도 아니고, 모든 SF소재를 찾아볼정도로 독하게 마음먹거나

    모든 SF소재를 안보고 살 자신이 없어요. 그래도 비슷하다 생각되는 소재는 나름대로 거의 다 걸러내고 있으니

    비슷한 소재가 있더라도 '그래 뭐 고딩이니깐'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세요.

    (사실 가장 좋아하는 소재는 시간여행인데, 제가 영국드라마 닥터후 광팬이라서 영향받을까봐 하나도 못쓰고 있어요.

    얼마나 광팬이냐면요 네이버 아이디가 thetimelord야...

    그런데 토치우드가 성인용 닥터후처럼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비슷한 소재가 있을거라곤 생각 못했네요.)

     

    2.개연성이 떨어져요. 이런 걸로는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요.

    나름대로 변명을 하자면 이 단편은 일종의 프롤로그 혹은 콘티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특히 생물학자가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생물을 창조한다는 건 제가 생각해도 조금

    뜬금없어요. 나중에 만화로 만들게되면 생물학자가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떻게 영향 받아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벌이는지

    자세하게 다뤄볼 생각이에요.

    조금씩 개연성이 떨어지는 다른 부분들도 마찬가지이겠네요.

     

    3.그림 그리시나요?

    실은 그림을 전혀 못그려요.

    어느정도냐면 초상화를 추상화로 만드는 그림실력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이건 글을 만화화 했을때 엄청 큰 문제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일단 어머니가 화가이시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후 배워볼려고 생각 중이에요.

    그림을 전혀 못그리는데도 왜 만화를 고집하냐면 1.글솜씨의 한계 2.만화의 전달력 3.접근성

    등등의 이유가 있어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구요.

    (어렸을 때는 화가의 아들이라는 혼자만의 자격지심 때문에 재밌게 그리려고 하기보단 잘 그리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깐 안그리게 되었거든요.)

     

    4. 고3이신가요? 블로그 운영하시나요? 퍼가도 되나요? 등등

    네 고3 맞아요. 그런데 영어 7모에 영원한 삶이나 인수의 3D프린터에 대해선 정확히 무슨 지문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요.

    영원한 삶에 대한건 초등학교때 영화 아일랜드를 보면서 처음 생각했고 3D프린터는 몇개월전 오유에서 처음보고

    원리를 찾아봤던 기억이 있네요.

     

    캡쳐해주신 블로그는 제가 맞구요. 추월색이란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http://thetimelord.blog.me/ 주소는 이곳인데, 단편은 전부 오유에 먼저 올렸고

    최근엔 운영을 거의 안하고 있기 때문에 볼건 예전에 올린 독후감 정도 밖에 없을거에요.

     

    글들은 마음껏 퍼가셔도 됩니다. 오히려 퍼가주셔서 영광이에요.

    출처로 오유주소나 블로그 주소 남겨주시면 두배로 감사하구요.

    근데, 퍼간곳 주소는 댓글에 남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공간이라 공개하기 꺼려지시면 안그러셔도 돼요.)

    예를 들면 제 블로그로 퍼갔다 치면 http://thetimelord.blog.me/40193507078 이런 식으로요.

    다른 곳에 있는 제 글을 저도 보고 싶어요.

     

    맞춤법에 관해서도 많은 지적이있었는데요... 원래는 맞춤법 검사기에 한번 돌리고 글을 쓰는 습관이 있는데

    이렇게 많이 읽어주실지 몰라서 헷갈리는 표현이 있는데도 그냥 확인도 안하고 써버렸어요.

    글에 몰입하는데 맞춤법 틀리는 것만큼 방해가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변명할 여지도 없는 실수네요.

     


    대부분 다 개인적인 이야기였구요, 작품 내적인 부분에서 의도에 대해 설명 드릴게요.

     

    이 글은 어떻게 보면 2편인 '어느날 사람들에게 날개가 생겼다'(이하 날개)와 정반대인 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날개'에서 삶으로부터의 자유에 대해 다뤘으니 '죽음이 사라진 세계'(이하 죽사계)에선 죽음으로부터의 자유에 대해 다뤄봤어요.

    그리고 날개가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당신이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글이라면

    죽사계는 그냥 화두만 제시하고 사람들에게 생각할 꺼리를 던지는 글이에요.

    날개는 해답지, 죽사계는 문제지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예전에 네이버 캐스트에서 본 글인데 인간의 몸을 이루는 원자의 98%는 1년 내에 다른 원자로 교체된다고 해요.

    그러니깐 우리몸을 이루는 원자의 구성비만 비슷할 뿐 1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물리적으로 98%가 다른 나에요.

    그렇다면 나라는 존재는 물리적으로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요?

    육체는 껍데기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정신일까요? 그렇다면 1년, 10년 전의 당신의 정신과 지금 당신의 정신은 같은가요?

    사람을 늘 과거의 결정에 대해서 후회하면서 살아요. 그런데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의 정신세계가 동일하다면

    인간은 후회를 해선 안되는 동물 아닌가요?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선 일단은 미뤄두기로 하고 이렇게 생각해봐요.

    만약 과학의 발달로 나와 세포하나, 원자 하나까지도 완벽하게 일치하는 존재(편의상 '더미'라고 부를게요)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나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1년 전의 나'와 더미를 비교하면

    둘 중에 누가 더 지금의 나와 가깝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래도 무언가 찝찝하시나요?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봐요. 당신을 이루는 물질을 모두 분해하여 원자 상태로 돌아갑니다.

    잠시후 몇분전엔 당신이었던 그 원자들을 가지고 위치까지도 동일하게 재조립한다고 치면,

    그것도 당신이 아닌가요? 당신이라면 그렇게 만들어진 당신과 더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아니라면 도대체 당신이란 존재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 걸까요?

     

    결국 인간에게는 물질적인 존재도 아니고 정신적인 존재도 아닌 영혼이 있는 것일까요?

    그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어요.




    5편 평화 속의 종말


    이 글은 개인적으로 상상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글이에요.

    그런데 저만 재미있었는지, 길어서 그런지 반응은 4편보다 덜 했네요.


    일단 기본적인 틀은 오이디푸스 이야기에서 따왔어요.

    생각하는 기계인 페오디어스(Peodius)는 오이디푸스(Oedipus),

    기계로부터 벗어난 인간들의 나라 히델프(Hidelp)는 델포이(Delphi)의 아나그램이에요.

    이오카스테는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이구요.

    인간들은 '기계들이 자신보다 우월해지면 반란을 일으킬거다'라는 것은 예언처럼 믿고 있죠.

    그래서 그게 사실이 되는 것을 막으려고 철저한 기계법을 만들지만 결국 그 기계법이

    인간을 멸망시키고 말아요. 오이디푸스 신화와 상당히 비슷하죠?


    이 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미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우리는 이미 상당히 많은 일들을 기계에게 맡기고 있어요.

    당신은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몇개나 기억하나요?

    전화번호를 외울필요가 있나요?

    기억은 기계가 인간보다 훨씬 더 잘해요. 우리는 이제 굳이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기억할 필요가 없어요.

    그건 비효율적인 일이니깐요.


    그렇다면 기계가 인간보다 사고를 더 잘하게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아마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을 멈추게 되지 않을까요?

    논리적 비약인가요?


    디지털 치매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가 되었어요.

    우리나라 국민의 40%가 디지털 치매를 겪는다고 해요.

    이제 세상은 정보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해졌어요.

    하지만 정보를 찾는 것조차도 기계가 인간보다 잘하게 된다면?

    우린 이미 인간의 많은 '기능'들을 효율성의 원리에 따라 버려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만은 버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과연 현대 문명의 편리함이 좋기만 한걸까?

    인류를 풍요롭게하는 그 문명의 이기가 결국 인간의 도태를 불러오지 않을까?

    그런 메세지를 던져보고 싶었어요.






    저는 만화가나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저 혼자만의 개똥철학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기도 하고,

    더 많은 사람과 토론도 나누어보고 싶어요.

    하지만 일단은 고3이고 저에겐 공부하는게 우선이니 글이나 그림은 나중에 할 생각이에요.


    혹 몇년후가 되더라도 비슷한 분위기의 만화나 장편이 올라온다면,

    아무것도 없던 고딩이가 꿈을 이뤘구나 하고 기특하게 생각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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