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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ewol_53743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4
    조회수 : 1378
    IP : 180.66.***.128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7/01/17 13:43:28
    http://todayhumor.com/?sewol_53743 모바일
    2학년 4반 박수현, 9반 이한솔 생일입니다.
    세월호 참사 1008일을 맞이하는 1월 17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박수현 학생과 2학년 9반 이한솔 학생의 생일입니다. 

    박수현.jpg

    박수현 학생입니다. 

    수현이는 연년생 누나가 있는 두 남매의 막내입니다. 수현이는 음악을 좋아하고 꿈이 큰 소년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친구들을 모아서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라는 밴드를 조직했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옆반 친구들까지 섭외해서 기타, 보컬, 건반은 물론 포스터와 홍보담당까지 갖춘 밴드로 키웠습니다. 수현이의 꿈은 ADHD가 언젠가 무대 위에서 정식으로 공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ADHD의 창립멤버는 수현이 + 중학교 친구 셋 이렇게 네 명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수현이는 같은 4반 홍순영 학생(포스터와 홍보 담당), 9반 오경미 학생(홍일점, 기타), 5반 김건우 학생(큰건우), 8반 이재욱 학생, 이렇게 네 명을 더 영입해서 총 8명의 어엿한 록그룹으로 만들었습니다. 

    수현이를 잃은 뒤에 아버지는 수현이 유품을 정리하시다가 수첩 속에서 수현이의 "버킷 리스트"를 발견하셨습니다. "버킷 리스트"는 잭 니콜슨 주연의 미국 영화 제목에서 따온 표현으로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을 뜻합니다. 수현이의 "버킷 리스트"에는 혼자서 세계여행 해보기, 자서전 쓰기, 유명 음악인들 싸인받기, 아빠 수제기타 만들어 드리기 등등 25가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ADHD는 수현이를 포함해서 8명의 멤버 중 5명을 세월호 참사로 잃었습니다. 남은 친구 세 명은 수현이가 남긴 "버킷 리스트"를 보고 수현이 소원대로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어진 "열 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공연은 2015년에 단원고 10개 반을 차례로 소개하는 10번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수현이가 생활했던 단원고 2학년 4반 기억교실 전경입니다. 

    4반교실전경.JPG

    수현이의 세 친구들이 ADHD를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열 일곱 살의 버킷리스트"는 서울 독립영화제에 출품되어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열 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상영회에는 개그맨 유병재 님께서 참석하여 격려 발언을 해 주셨습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9반 이한솔 학생입니다.

    이한솔.jpg

    한솔이는 남동생이 하나 있는 두 남매의 맏이입니다. 집에서 한솔이는 엄마하고 동생을 "딱부러지게 챙기는" 믿음직하고 똘똘한 맏딸이었습니다. 아빠는 일찍 결혼해서 얻은 첫 아이인 한솔이를 아주 많이 사랑하셔서 어렸을 때 한솔이의 간식과 옷 담당은 아빠였습니다. 넉넉하지는 못한 살림이었지만 아빠는 한솔이가 하고 싶다는 것, 갖고 싶다는 것은 어떻게든 다 해 주려고 노력하셨습니다.

    한솔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교복을 입는 나이가 되면서 아빠는 한솔이 신발 사주는 것이 낙이었습니다. 뭘 입고 뭘 신으면 한솔이가 예뻐 보일까 상상하면 아빠는 너무 기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빠가 틈틈이 사다 주신 예쁜 신발이 수십 켤레입니다. 한솔이도 아빠가 귀여워해주시는 게 좋아서 아빠 친구들 모임에도 종종 따라갔습니다. 엄마는 한솔이를 보실 때마다 "어떻게 내 속에서 저런 애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감탄하실 정도로 한솔이는 부모님께 귀하고 소중한 딸이었습니다.

    한솔이가 생활했던 9반 교실 앞문에 "한솔아 고맙다"라고 크게 적혀 있습니다.

    9반앞문 (2).jpg

    한솔이는 5월 2일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수학여행을 가기 전에 한솔이는 다리 인대를 다쳐서 기브스를 했는데 돌아왔을 때도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부모님은 한솔이가 다리가 아파서 빨리 탈출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하시면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고 하십니다. 집에 남아 있는 한솔이 오른쪽 신발 한짝을 품에 안고 부모님은 한없이 우셨습니다.

    삼우제를 지내고 나서 한솔이 아버지는 다시 진도로 내려가셨습니다. 계속 남아 있는 가족분들 곁을 지키며 마지막 한 분까지 수습하는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세월호는 아직도 진도 앞바다 44미터 물 속에 있고, 여전히 남은 9분의 미수습자는 언제 돌아오실지 알 수 없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은 세월호 가족분들께 마음을 직접 전하는 가장 간단하고 손쉬운 방법입니다. #1111은 무제한 정상 운영하며 무료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수현이와 한솔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25가지 "버킷리스트"만 남기고 떠나버린 수현이, 다정한 재주꾼이었던 수현이와 집안의 기둥이고 엄마아빠의 보물이었던 한솔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출처 서울독립영화제 "열 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이한솔 아버님 인터뷰
    http://news1.kr/articles/?1668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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