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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니 말이 다 맞아.
내가 이렇게 사는것도 결국 내가 잘못해서 이렇게 된거잖아 나도 다 알아
그것때문에 그렇게도 미안했고 미안했어.
근데 있잖아, 이건 아니지 않니
난 너에게 연락하고 보고드리는 부하가 아니잖니,,
그래, 중요한 날인거 맞아. 하지만 바빴던것도 사실이야. 네 사정을 난 잘몰랐어, 그래, 얘기 안해서 모르긴했지만 몰라서 미안해
그래도, 12시간동안 이 추운날씨에 땀 뻘뻘 흘리고 일해서,, 해뜨기 전에 출근해서 해진후에 퇴근한 사람에게
핸드폰 한번 붙잡을 시간조차 없었던 사람에게, 오늘이 무슨날인지나 아냐고 묻는다면, 알면서도 못한 내가 너무 바보같잖니..
그래.. 인정할건 인정할게. 바빴던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혼자 눈치본다고 못한것도 사실이야.
얘기했잖아.. 옮긴지 얼마 안되서 적응이 필요할거라고,
얘기했잖아, 본가에 들어온게 10년만이야.. 재혼하시고 나서 본의아니게 집이 안구해져서 들어와서, 1시간이 넘는 출근을 마다하며,
그래, 다 내가 잘못했어 인정할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기념일을 챙기는게 나 혼자는 아니잖아.. '내' 기념일이 아니라 '네' 기념일도 아니라
'우리' 기념일이잖아.. 우리 둘 다에게 의미있는 날이잖아
솔직히 네가 얼마나 서운했을지.. 이해는 되지만, 그래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나도 정말 많이 서운해
네가 먼저 얘기해줄수도 있잖아... 네가 한번만이라도, 특별한 날이니까 그까짓 카톡한번, 문자한번, 전화한번, 먼저 해줄수도 있잖아
나한테는 화가나서, 삐져서 아무런 얘기도 안하고 대답고 안하고 수화기너머로는 숨소리만 들리는데
함께하는 게임 채팅창에서 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는걸 보면 내가 얼마나 괴로운줄 아니
출근해서는, 잘 못하는 일에, 다른 사람들 눈치나 보고.. 혼자 적응못해서 전화벨 소리가 울릴때마다 심장이 덜컹덜컹 거리고
집에와선 무거운 분위기에.. 재혼하신 두분 사이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조용히 방에만 처박혀있고
이젠 널 만나러 가는것조차도 편하지가 않다..
난 대체 어디서 안식을 찾아야 하니..?
나 솔직히 너무 많이 힘들어, 붙잡고 엉엉 울고싶을때도 있어
근데 그깟 남자라는자존심에.. 아니, 그동안 못나게 살았던 내 과거때문에, 그렇게 못하겠다.
그래.. 내 업보지, 내가 다 안고가야지, 다 내잘못이니까
그래도 오늘 정말 서운했던게 뭐냐면..
난 그래도, 널 만나러 해뜨기 전에 출근해서 해지고 난 뒤에 퇴근하고
단돈 2만원이 없어서, 친구에게 사정사정해서 빌려서 기름넣어서
제일 막히는시간에 제일 막히는길로, 굽이굽이 돌고 고속도로를 지나서
100km를 지나 널 만나러 갔어.
그래, 오지 말라고했는데 억지로 간 내잘못도 있겠지
근데 '우리'기념일이였잖아.. 난 네가 너무 보고싶었을 뿐인데,
한번 꼭 안아보고싶었는데, 그걸 그리도 매정하게 뿌리쳐야겠니
그래, 나에게 그랬지, 오늘이 무슨날인지나 아냐고, 어떻게 이런날에도 이럴수가 있냐고
나도 그얘기 너한테 그대로 하고싶었어.. 나도 서운했고, 연락이 없던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였냐고
그래도 결국 찾아온건 나지 않느냐고
물론 그렇게 말 안한건 잘했다고 생각은 해.. 집에와서 생각해보니까 이해가 되고 하거든
그렇게 내가 미안하다 미안하다 했는데 굳이 손한번 잡으려는 내 손을 매정히 뿌리치고 그렇게 올라간것도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 연락한번 없다가 오지말라고 했는데도 굳이 찾아왔으니까.
그래도 말이야
내가 너무 지친다. 지쳐. 너무 힘들어.
정말 너무 힘들어,
내가 대체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지른건가 싶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못됬나 싶기도 하고
얼마나 더 반성해야 하는건지, 얼마나 더 힘들어야 하는건지 도저히 모르겠어. 정말 모르겟어
조금 눈붙이고 일어나면 또 똑같은 하루 일이 시작될텐데
오늘의 나는 또 어디서 안식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정말 네가 참 좋은데.. 어쩌면 넌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못된 생각이 조금씩 든다
그런생각 안들게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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