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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망쳤네요
독학재수 했고 나름 1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저보다 더 열심히 사신 분들이 많았나 봅니다.
평소보다 1~2등급 정도가 낮게 나왔어요. 생각도 못 했던 대학을 찾아보고 지원하게 되었네요.
삼수한 형 말에 의하면 아무리 모의고사가 훌륭하게 나왔어도 결국 본인의 실력은 수능으로 판가름 나는거라 했는데 그 말을 받아들이고 살아보려고했어요.
근데 그게 참 힘드네요.
이미 정시를 다 넣어 놓고도 내가 이 대학을 가야 하나.. 여기밖에 안되나.. 내 인생은 겨우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만 들고 미칠 것 같습니다.
그 대학에 가면 희망은 없을 것만 같고 캠퍼스의 로망이고 낭만이고 다 저에겐 해당 되지 않는 말 같네요.
재수 1년 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참 힘겨웠고 악몽같은 세월이라 여겼습니다. 결국 후회되는 건 그 악몽같은 세월, 좀 더 알차게 살걸. 밥 먹을 시간 줄이고 오며가며 하는 시간 줄여 한문제라도 더 맞추게 노력해볼걸 이네요
수능을 망치고 더 역경이 왔다 생각된 것은 제 신앙적인 부분이에요.
모태신앙이고 삶이 평탄한 삶은 아니었기에 제겐 남들보다 신앙심을 기를 기회가 더 많았지요.
하지만 막상 상황이 이렇게 되니 다른 누구보다 신을 원망하게 되네요. 과연 하나님이 계시긴 한걸까. 계시다면 왜 나의 절박한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셨을까. 이만큼 힘들었으면 됬지 왜 끝까지 나에게 시련을 주실까. 과연 하나님이 계실까 하고요.
그 동안 많은 하나님의 실재하심에 대해 깊게 의심해 본 적도 없고 또한 많은 증거를 보여주셨다고 생각했습니다. 경험한다면 그 누구라도 그 실체를 의심하지 않을 만큼.
결국 본인이 힘들어지니 그 많던 신뢰와 확신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네요.
정말 고민입니다.
대학에 가서 잘 적응 할 수는 있을지. 그 대학에 만족하며 살 수 있을지. 인간관계는 맺을 수 있을지.
제발 제게 힘을 주세요. 희망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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