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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대의 dieparty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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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학교 친구들과 즐거운 술자리를 가졌다.
이쁜 여자는 없고 추한 남자만 여섯명이 모여서
감자탕과 오돌뼈에 소주 한잔 건네고 있으니
매우 암울하긴 했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런 남자들만의 술자리가 즐겁다.
가..가끔이 아니고 매일이었던가?
-_-;
여자들은 모여서 수다를 떤다지만,
남자는 모여서 그다지 수다를 떨게 없다.
그나마 이런 술자리에선
축구와 군대 이야기, 가끔 정치와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해낼 수 있다고나 할까.
그래도 역시 남자만의 술자리에서 최대 이슈는
여자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_-*
친구1: 어제 나이트에서 효리 닮은 여자랑 한판 했지.
친구2: 시박색히.. 부러운 놈..
친구3: 쳇.. 난 스스로 위로하기에 바빴는데..
한참 자신의 여자 이야기나 그외 연예인 이야기를 하면서
여자라는 주제를 가지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탁' 하고 술판을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남자: 아씨.. 여자 이야기 하는거냐?
소주병을 내리찍으며
갑자기 난데없이 우리한테 목소리를 높히는 사람이 있었다;
우..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남자: 하하.. 보아하니 어린 학생들 같은데.. 내 이야기 하나 해주랴?
첨보는 사람한테 자신의 여자 이야기를 들려줄려고 하는걸 보니,
분명히 어느정도 술에 취한게 틀림없었다.
-_-;
남자: 내가 몇일전에 채팅으로 번개를 했는데 말야... 후후..
나이는 대략 2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그 남자는,
정말 슬픈 사연이 있었는지 소주잔을 계속 비워가며
난생 첨보는 우리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할려는 모양이었다..
- 이하 그 아저씨 이야기 -
너무나 심심해서 잠깐 인터넷 채팅을 하던 남자.
아이디 '꽃미남^^'으로 접속하여
이쁜 여자와의 번개를 위해 작업을 걸려고 준비하던 그 남자!
'즉석 번개하실 꽃미녀 여자분 급구요^^'
..라는 아주 유치빤쓰한 방제로 방을 만들어놓고
여자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누군가 접속했더란다.
아이디는 '손예진보다이쁨' 였다나 뭐랬다나..
남자: 안녕하세요 어디 사시는 누구시죠?
여자: 호호 저는 서울 ㅇㅇ동 사는 ㅇㅇ라고 해요!
남자: 그렇군요. 죄송한데 사진 좀 보여주실래요?
여자: 네^^ 너무 이쁘다고 놀래지 마세요!
약간은 어이없는 그녀의 반응에 짜증이 살짝 밀려왔지만,
받아든 캠사진을 보곤 그런 짜증따위는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남자: 이따 저녁 7시 ㅇㅇ역에서 만나요^^ 술이나 한잔 하죠.
여자: 네^^
너무 이쁜 그녀의 사진에 혹해서
온갖 치장을 다하고 멋있게 꾸며 ㅇㅇ역으로 나간 그 남자.
설레는 마음으로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고 한다.
여자: 실례지만.. 혹시 아까 낮에 그 분?
반가운 마음에 고개를 획 돌린 그 남자!
그러나 이미 독자분들도 예상하셨듯이
그 여자는 아까 낮에 본 사진의 주인공이 아니었다.-_-;
남자: 헉.. 다.. 당신 누구요?
여자: 저요~ '손예진보다이쁨' ^^
남자: 거짓말이죠? 그럼 그 사진은 어떻게 된거죠?
여자: 예의상 이쁜 여자 사진 하나 보내드린거예요! 호호호!
이..이런 무개념한 여자를 봤나!
아까 본 이쁜 사진과는 전혀 딴판인 면상과 함께
스모선수라고 해도 믿을만큼 뚱뚱한 몸매를 자랑하면서
도대체 어쩌자는 거냐?
남자: 역도라도 하셨나요? 근육이...
여자: 호호! 숙녀한테 그런 실례되는 말씀을! 술이나 마시러 가죠^^
남자: 어딜보고 당신이 숙녀인건지..
여자: 뭐라고 했으셈?
남자: 아.. 아니예요..
그렇게 그녀와 그 남자는
같이 술을 마시러 갔다고 한다..
- 다시 술판으로 -
나: 에이.. 뭐 그 정도야..
친구1: 채팅에서 만난거 얼굴 구라치는 이야기는 이미 개중뷁이예요!
친구2: 재미없다~ 뭐 그런거 가지고~
솔직히 채팅을 통해서 번개로 만나는 여자에 대해서
얼굴이 사진에 전혀 못미쳐서 낭패봤다든지,
또는 모른척 하고 도망갔다는 그런 이야기 정도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이야기한지라 재미가 없다는게
우리의 일반적인 의견이었기에 무덤덤하게 듣고 있었다.
'탁!'
우리의 냉담한 반응을 보고 있던 그 남자.
다시 한번 소주병을 탁자로 내리치더니 한마디 한다.
남자: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야!
- 다시 남자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
그 여자를 봤던 그 순간
'역도산' 이란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운동선수 뺨치는 거구같은 체구에
모든 여성들의 자신감을 불어넣어줄듯한 외모의 그 여자를 보고
도망가야겠단 생각마저 들지 않았다고..
남자: 순대 좋아하시나요? 순대에 소주나 한 두어잔 하죠.
여자: 네!
이런 여자한테 뭔가를 사줘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펐다지만,
그래도 예의상 이렇게 만났는데 뭐라도 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남자의 매너가 발동하고
사실 그 남자 스스로가 순대볶음이 워낙 먹고싶었던지라;
'그냥 내 먹는거 옆에 한명 꼽사리 꼈다 생각하지' 라는 생각으로
순대집에 들어갔다고 했다.
남자: 여기 순대 2인분요!
여자: 호호 아저씨 농담도 잘하셔라! 2인분으로 누구 배를 채우실려구요?
남자: 무..무슨 소리신지..
여자: 아줌마! 여기 순대볶음 4인분이랑 소주 두 병이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처먹는 여자는 처음 봤다고 한다;
혼자서 순대볶음 3인분을 거뜬히 먹어치우는 그 여자를 보며
'왜 사냐건 웃지요'를 속으로 외치며
쓰디쓴 술잔만 기울이고 있었다고..
남자: 맛있게 드셨어요? 그럼 이제 슬슬 헤어질까요?
여자: 아니! 술 먹어야죠! 그냥 가시게요?
남자: 그러죠 뭐-_- 술 한잔 합시다..
왜 그렇게 그 여자의 말에 순순히 따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알 수 없는 마력에 이끌려 그 여자와 함께
근처 소주집으로 들어가 술을 마시게 되었다고 했다.
남자: 술 잘 마시나봐요?
여자: 호호! 숙녀분에게 그런 실례되는 말씀을 또 하시다니요! 호호!
남자: 벌써 우리가 비운 소주만 4병이거든요?
여자: 그것밖에 안마셨어요? 호호! 그쪽 술 정말 약하시다! 호호!
이 여자..
먹기도 엄청 많이 먹지만
술도 엄청 잘 마신다;
결국 그 자리에서 둘이서 소주 6병을 비우고
술값만 6만원이 나온걸 그 남자가 혼자 다 계산했다고..
남자: 그럼 가볼까요?!
여자: 어머! 어딜 잡으세요?
둘다 술에 취했기 때문에
집에 가지 않고 근처 여관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해서..*-_-*
남자가 그 여자의 허리를 뒤에서 장난식으로 안아봤다는데..
왜 이 여자 허리를 둘렀는데 남자의 손이 안잡히는거지?
-_-
그만큼 그 여자는 뚱뚱했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금 말하지만 얼굴도 정말 못생겼다고..
남자 자신이 그 여자보다 더 이쁘면 이뻤다고..;;
여튼; 우여곡절 끝에 근처 여관방에 단 둘이 들어왔다고 한다.
원래 번개의 목적이라는게 여자 술 먹여서 뭔가 해볼려고 그러는 거니까;
이제부터가 진짜 제대로된 것!
그렇게 둘이 여관에 들어와서
서로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솔직히 남자도 많이 떨렸다고 한다.
생각해보라. 저런 역도산 같은 여자랑 하룻밤을 보낸다는게 그리 유쾌할까?;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거 뭔가 해볼려고
그 남자. 온갖 폼을 다 잡고 그 여자에게 다가갔는데..
여자의 한마디가 압권이랬단다.
여자: 그냥 잠만자요~ 당신은 제 스타일이 아니예요! 호호!
'당신은 제 스타일이 아니예요..'
이 한마디가 계속 남자의 머릿속을 헤집었다고..
이쁜 여자한테 그런 소리 들으면 기분나쁘진 않았겠지만,
역도산같은 여자한테 그런 소리를 들으니..
갑자기 인생에 대한 회의가 들면서,
담배 한대 빤다고 구라치고 나와버렸다는..
여자 혼자 여관방에 놔두고 도망쳐버렸다는..
슬픈 그 남자의 이야기..
- 다시 술판으로 -
남자는 그 이야기를 다 하고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한지 연신 씩씩거리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남자: 결국 그날 10만원 깨졌다.. 집에 택시타고 오는데 할증붙어서 만원 넘더라..
정말 어이없는 그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우리.
어이없는 이야기라 대꾸할게 마땅찮았지만
이야기를 다 들었으니 뭐라도 대답해줘야 될거 같아서
한마디 해줬는데..
친구1: 에이~ 결국 그런 여자라도 하나 따먹어 보겠다고 돈쓰다가 튕긴거잖아요! 하하!
친구2: 어쩜 그런 역도산 같은 여자라도 한번 해보겠다고.. 참 불쌍하시네요..
친구3: 으하하하!
그날 우리,
그 남자에게서 지옥을 맛보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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