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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ju_53496
    작성자 : 알미
    추천 : 0
    조회수 : 297
    IP : 175.223.***.19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2/26 23:39:35
    http://todayhumor.com/?soju_53496 모바일
    자괴
    옵션
    • 창작글
    이 지독한 자기애라는 것은 항상 자존감 인 줄만 알았는데
    내가 혐호하던 편향된 자존심이라던것을 알았을 때.

    평소에도 지독한 자멸감과 자존감 사이에서 저울질 하며 부서지고 다시 붙기를 반복하던 나지만 그에 비할 수 없는 허탈감이 모든 잡념을 밀어내고 들어찼다.

    남들이 싫어하는 짓은 하지 않겠다.
    남들 눈에는 최소한 사람다운 사람으로서 보이자
    라던 내 유일한 다짐 하나가 어그러진걸 발견한 순간 시작된 자존감의 균열이 매꿔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자존감이 맞기는 한가.

    나는 내가 꺼려 하던 이들만큼 혹은 그 이상만큼 역겨운 인간이었고 내가 스스로 혐호하던 행동을 하고 있었다.
    결국은 처음부터 스스로를 혐호하고 있었다.

    나도 안다.
    항상 내 스스로 부족한걸 알기에 더욱 분발해야했던 내 이성은 내가 바라는 만큼 오르지 못한 자신을 지탄하고 비난할뿐 스스로에 대한 보상이나 단점을 보완할 생각은 없었다.
    때문에 내 단점은 피드백을 반복해 단점은 점점 부풀고 그만큼 반성없는 후회는 늘어나 거대한 쓸모없는 덩어리가 되었을 뿐이다.
    그나마 붙어있던 조그맣고 단단한 자존감이란것이 머리 위 저 끄트머리에서 그나마의 장점들을 계속 자극하며 스스로의 캐릭터를 잃지 않게 했지만 최근 반복된 몇가지 것들에 내 자존감은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고 있다.
    스트레스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도 일말의 자존심일 뿐이다.
    내가 못날 뿐이다. 나도 안다.

    내가 남에게 대하는 모습에서 내가 스스로 느껴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느꼈을 때.
    내가 스스로 절대 하지 않는다 자신하던 것을 내 스스로 하고 있었을때 그것이 한번이 아니라고 느꼈을때.
    나도 모르겠다. 내가 어떤 놈인지 어떤 평가를 받는것이 맞는지.
    항상 자신하던 나는 내가 가장 잘 안다던 논리가 바벨의 탑마냥 무너진 것이다.

    내가 잘해야 할 부분에서 잘 못하고 있고, 고쳐야 할 부분에서는 항상 다리를 절고 있는데
    도대체가 나란 놈이란 밤마다 감성에 젖고 나아지는 것 없이 끊임없는 하양곡선 위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있는 것인가.

    혼자 마시는 술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감성적이었던 밤이 오늘 하루 뿐만도 아니다.
    잘 쓰지도 않는 페이스북에 밤마다 이런 저런 글이나 시 따위를 끄적였다가 남들 보기에 부끄러 올리지도 못하고 지운것도 하나 둘도 아니다.
    그런데도 고작 술몇잔 마셨다고 이따위 글을 올리는건 위로를 받고 싶은 것인지, 비난받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그저 혼자 끄적이고 남들은 관심따윈 가져주지 않았으면 좋겠는 것인지.
    이 전만 해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도무지 모르겠다.
    난 도대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술기운이 깨고나면 쪽팔림에 글을 지울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마지막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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